출처 :http://eletto02.tistory.com/ 작성자 (레또)님의 블로그

   

 

세계 자전거 여행가 '레또'님의 자전거 여행기가 시작 됩니다!

 

 

레또님은 현재까지도 전 세계를 자전거를 타고 다니시며 발퀴자국을 남기시고 계십니다.

저희 자전거와 사람들에 흔쾌히 여행기 공유를 해주셨는데요~

 

-시작(prologue)

-장비목록(prepared)

-중국 자전거 여행 팁

-레또님의 세계 여행나라 중 '베트남~인도네시아' 까지의 여행기를 일부 연재해 드릴 예정입니다.

 

 

두번째 여행지인 캄보디아의 이야기가 이어집니다!

 

세계 자전거 여행기의 강같은 정보를 알려주실 레또님의 발바퀴 여정~! 함께 달려보아요!

 

 

 

레또 님의 '[캄보디아] 레또님의 세계자전거 여행기 - 길 위에 펼쳐진 진짜세상' START!!

 

 

 

 

 

캄보디아 체류가능기간도 넉넉히 남아 프놈펜에 조금 더 머물고 싶었지만 빠드로가 곧 라오스로 여행을 떠나기 때문에 5일 간 짧지만 길었던 도시생활을 정리할 수밖에 없었다. 프놈펜과 작별인사 후 동남아 최고의 하이라이트, 앙코르왓을 향해 본격적으로 페달을 돌리기 시작했다.

 

 

 

날씨도 새로운 출발을 반기는 거 마냥 맑은 하늘과 뜨거운 햇살로 맞아줬다. 에고...근데 너무 뜨거워...3월로 넘어오며 기온은 하루가 다르게 올라가고 흘리는 땀방울도 부쩍 많아졌다. 그만큼 수분섭취와 영양분 보충도 자주 해줘야 했기 때문에 길에서 쉬어가는 시간도 길어지기 시작했다.

 

 

 

쉬는 시간에는 역시 과일이 최고!

2500리엘(한화 800원) 정도면 시원한 사탕수수쥬스에 달콤한 망고 한 접시 먹을 수 있으니, 맛있는 열대과일과 아름다운 물가....이보 다 더 좋을 순 없다. ^^

 

 

 

공양드리는 모습, 농사짓는 사람들, 웃으며 인사하는 아이들, 집 짓는 사람들까지....프놈펜에서 씨엠립으로 향하는 길 위에는 캄보디아 사람들의 일상적인 삶과 문화가 고스란히 펼쳐져 있었다.

 

 

 

자전거 위에서 구경하는 세상은 거짓말을 안한다. 책이나 미디어를 통해 접하는 세상과 두 다리로 직접 땀방울을 흘리며 만나는 세계는 달랐다. 현지인들과 만남을 통해 새로운 문화를 직접 경험하고, 두 눈으로 생생한 삶과 현실을 구경하며 지식이 깨달음과 값진 추억으로 변하는 이 순간 순간들이 너무나 귀중하고 소중하다. 나는 지금 이 순간에도 자전거 위에서 흘리는 땀방울만큼이나 값진 진짜세상을 만나고 있다는 사실이 행복하다.

 

 

 

동남아 음식하면 빠질 수 없는 게 각종 곤충튀김이다. 우연히 시장을 지나다가 곤충튀김을 파는 노점상을 발견했고 이곳까지 왔으니 그냥 지나치기 아쉬워 한번 먹어보기로 했다. 자세히 살펴보니 번데기, 메뚜기같이 우리나라에서 먹을 수 있는 곤충뿐만 아니라 딱정벌레, 개구리, 뱀 심지어 거미튀김까지 있었다.

 

 

 

 

거미나 뱀은 좀 그렇고 번데기나 메뚜기는 한국에서 먹어 봤기 때문에 패스! 그래서 오늘의 메뉴로는 제일 만만한 딱정벌레를 정했다. 한주먹에 2000리엘, 약 550원으로 살짝 맛만 보기에는 부담스러운 양을 쥐어줬다. 시식결과...아작아작 씹히고 끝 맛이 약간 텁텁한 게 커다란 메뚜기 튀김을 먹는 것 같았는데.....결론적으로 맛은 대략 안드로메다였다.

 

 

 

하노이에서 타이어를 교체한 후 어느덧 주행거리 4000km를 넘어 5000km에 가까워지며 반갑지 않은 손님이 찾아왔다. 펑크가 다시 시작된 것이다. 이젠 펑크 떼우는데도 도사가 다 돼 30분 만에 후딱 손보고 출발준비를 완료했다. 작업이 진행되는 동안 거들어주웠던 동네 아저씨들과 꼬마들과 함께 기념사진 찍고 다시 고고싱!

 

 

 

캄보디아를 가로지는 동안 평일, 주말, 낮, 밤을 가리지 않고 수많은 결혼식이 열리고 있었다. 신나는 음악, 넘치는 음식, 화려하게 차려입는 캄보디아 사람들로 가득한 결혼식에 직접 들어가 함께 즐겨보고 싶었지만 그동안 기회가 닿질 않았다. 그러던 중 길 위에서 만난 쏙페악이라는 친구 덕분에 드디어 결혼식에 가 볼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결혼식장 입구부터 신랑, 신부와 가족들이 하객을 맞이하고 있었다. 줄 중간에 서 있는 두 친구가 오늘 주인공들로 20대 초반의 젊은 신랑, 신부였다. 쏙페악은 신랑, 신부와 직접적 인 친분관계가 있는 것이 아니라 신랑 아버지의 직장동료로 초대된 것이었다.

 

 

 

식장 안에는 발 디딜 틈 없이 하객들로 꽉 차 있었고 옆에 사람 이야기가 제대로 안 들릴 정도로 음악이 크게 울려 퍼지고 있었다.

 

 

쏙페악 직장동료들과 함께 자리에 앉자 음식이 코스별로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볶음, 탕, 샐러드까지 다종다양한 음식뿐만 아니라 앙코르맥주로 상 한가득 차려졌고 그동안 여행하며 빠진 체중을 한꺼번에 회복시킬 정도로 쏙페악 직장동료들과 신나게 먹고 마셨다.

 

 

사진 속 맨 오른쪽이 쏙페악, 왼쪽 3번째 분이 신랑 아버지

하지만 세상에 공짜는 없는 법, 커다란 dslr 사진기를 가지고 있다는 이유로 결혼식 찍사로 변해 신랑 아버지를 따라 여기저기 불려 다니며 정신없이 사진을 찍어대기 시작했다. 더불어 가는 곳마다 한국에서 왔다는 이유만으로 건네는 술 잔 받으랴 정신없었다.

 

결혼식 분위기가 무르익고 하객들도 어느 정도 빠져 나가자 본격적인 댄싱타임이 시작됐다. 둥그런 원을 그리고 인도풍 캄보디아 뽕짝에 맞춰 모두가 춤을 추기 시작했다. 적당히 취기도 올랐겠다. 나도 이들과 함께 몸치의 극치를 보여주며 음악에 맞춰 즐겁게(?) 춤을 췄다.

 

 

결혼식이 막을 내린 후 쏙베악이 오늘은 늦었으니 자기 집에서 자구 내일 아침 일찍 출발하라는 제안을 했다. 쏙베악 집은 결혼식장에서 15km 정도 떨어진 곳에 위치하고 있었다. 이곳 주위에는 쏙베악 가족뿐만 아니라 가까운 친척들이 함께 모여 살고 있었는데 한국에서 자전거 타고 온 내가 신기했는지 주위에 몰려들어 쏟아내는 질문에 답하느라 바빴다.

 

 

그리고 이들과 함께 본격적인 2차가 시작되었다. 결혼식에서 배가 터질듯이 먹고 마셨는데 막상 맛있는 음식이 앞에 놓여 있으니 위가 한 개 더 생긴 거 마냥 닭볶음에서 생선튀김까지 먹고 또 먹었다.

 

 

 

 

 

 

저녁식사 중 조금 과장해서 공룡만한 거대한 도마뱀이 천장에 붙어 있는 모습을 발견했다. 그동안 천장에 붙은 도마뱀(gecko)은 자주 봤지만 이렇게 크고 화려한 도마뱀은 처음이었다. 도마뱀 사진을 찍는 내게 쏙페악 아버지 왈 “왜 도마뱀 사진을 찍어” 캄보디아 사람들에게는 도마뱀과 함께 사는 게 일상이기 때문에 사진 찍는 게 이상해 보였나 보다.

 

아무튼 열대지방으로 내려올수록 도마뱀 천국으로 변하고 있다. 식당에서 화장실까지 심지어 논두렁 한가운데 친 텐트 위에까지 지붕만 있는 곳이라면 타고 오르는 이 귀여운 동물 덕분에 가끔씩 새벽에 깜짝 놀라 잠에서 깨기도 한다.

 

 

소중한 경험뿐만 아니라 일주일치 체력을 듬뿍 쌓을 수 있게 이끌어 주었던 쏙베악....영어도 잘 하고 핸섬한 동갑내기 친구 쏙베악과의 우연한 인연은 캄보디아 여행에서 얻은 가장 값진 선물이었다.

 

 

 

 

전날 먹은 단백질 덩어리들이 응집력을 발휘한 덕분인지 페달 돌리는 데로 앞으로 술술 잘도 나갔다. 그리고 드디어 크메르제국의 수도이자 세계 최대의 종교 건축물, 앙코르왓이 존재하는 시엡립주에 발을 디뎠다. 이번 메콩강 지역 최고 하이라이트, 앙코르왓을 영접하게 될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것이다.

 

 

 

크메르제국은 12세기경 가장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을 때 앙코르왓을 세웠을 뿐만 아니라 도로와 저수지와 같은 인프라 건설에도 힘을 쏟았다. 씨엡립과 한층 가까워지며 이 당시 건설되었던 옛 길 흔적을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었다.

 

 

 

 

길 위에 남겨진 고대문명의 흔적 중 가장 독보적인 것은 자야바만 12세가 남긴 거대한 다리였다. 튼튼하게 지어져 아직도 건제한 다리가 그 당시 강력했던 크메르제국의 힘을 반증하고 있었다.

 

 

 

드디어 씨엠립 도착! 관광도시답게 거리를 따라 숙박업소들이 줄지어 있었고 도시 중심으로 갈수록 현지인보다 외국인이 더 많이 눈에 띄었다.
 

 

 

이곳 씨엠립에서도 프놈펜에서와 마찬가지로 웜샤워를 통해 미리 연락해 두었던 세하라는 친구 집에 머물 수 있었다.

 

 

 

세하는 현재 작은 자전거투어 회사를 직접 운영하고 있는 사장님이었다. 이런 세하 덕택에 이곳을 숙소삼아 3일간 앙코르왓 투어를 시작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