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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사 박대리의 페르마타] 19. 南으로 南으로
숙소에서 오전 9시에 체크아웃을 하고 나오니...비가 내린다..
어제까지 비가 내렸지만 일기예보에서는 오늘 갠다고 했었고, 숙소 조식을 먹을 때(7시쯤)에도 비가 안 오길래 안심하고 짐을 꾸려 나왔는데.. 난감하다.
체크아웃 한 룸에 다시 들어가게 해달라고 할 수도 없고...일단 로비에서 기다리기로 했다.
장비만 보면 아마존을 덤블링으로 통과할 만큼 챙겨왔지만 빗길 사고에 대한 우려 때문에 아직까지 우린 우중 라이딩을 피하고 있다.
오전 11시, 다행히 비가 그쳐서 숙소를 나왔다.
104번 국도를 타기 시작했다.
앞으로 보름쯤 계속 타게 될 도로이다.
오늘 찾아가야 할 특별한 목적지는 없다.
계속 남쪽으로 갈 뿐이다.
달리다가 힘들면 쉬는 곳이 오늘의 목적지다.
샤오싱에서 타기 시작한 104번 국도는 동쪽으로 15km쯤 이어지다가 남쪽으로 90도 꺾인다.
지금 보이는 이정표가 보이면 우회전을 하면 된다.
네모난공님 가족과 보통 인연이 아니다.
전날 출발하셨던 네모난공님 가족은 얼마 못가서 꽤 많은 비를 만났었고, 샤오싱에서 30km 떨어진 곳에서 하루를 보낸 후 출발하셨는데 이 주유소에서 만났다.
신기한 건, 우리는 이 날 출발한 후 2시간 동안 딱 한 번 쉬려고 들어간 곳이 이 주유소였는데 거기에서 만난 것이다.
일단 두 팀의 속도가 다르니 다음 도시인 Shengzhou 에서 만나기로 하고 우리가 앞질러 갔다.
이번 여행에서 첫 번째로 만난, 제대로 된 터널이다.
갓길도 안 보인다.
트럭에 받히지 않으려면 후미등부터 켜야 된다.
박대리에게 받히지 않으려면 내 후미등도 켜야 된다.
태연한 척 하지만....박대리, 긴장했다.
다행히 차가 거의 없어서 이런 사진도 찍을 수 있었다.
반갑지 않은 두 번째 터널도 통과...
셩저우(Shengzou)에 도착하여 저녁 늦게 네모난공님과 접속했지만, 양 팀 모두 피로한 상태라 각자 잡은 숙소에서 바로 휴식을 취하고 다음 날 짐 꾸려서 다시 남쪽으로 출발.
일기예보를 보니 내일 저녁부터 일주일 동안 비가 온단다.
미안하다 셩저우...
많은 역사와 기구한 삶이 곳곳에 숨어 있겠지만 우린 비자기간(5월5일 만료)이 얼마 안 남아서 그냥 지나친다..
비가 계속 온다고 하니 날씨 좋을 때 최대한 이동하려고 목표 도시를 검색했다.
오늘은 70km 지점인 천태(天台)를 지나서 120km 린하이까지 가는 것을 목표로 하고 아침 일찍 나왔다.
불법이겠지만...중국의 국도변에서는 저렇게 석궁을 판다.
권총도 파는 걸 봤는데 모형인지 실제 총기인지는 모르겠다.
도로가 너무 한산해서 박대리의 집중력이 떨어질 것 같다.
이럴 때 MP3를 틀어주면 뒤에서 1분에 한 번씩 굿거리 추임새가 들려 온다.(아읏싸~)
그런데 예상치 못한 산길이 시작됐다.
산 몇 개를 넘고 보니 박대리, 파김치가 됐다.
어떻게든 오늘 남쪽으로 최대한 이동해야 한다.
두 시간 동안 고작 20km 전진했다.
이러다가 120km는 고사하고 오늘 산에서 자게 생겼다.
더군다나 오늘은 계속 맞바람이라 평지에서도 속도가 나질 않는다.
점심때가 지났는데, 이 심심산골 동네엔 식당 하나가 없다.
마을에 들어가서 둘러보니 그냥 자급자족하면서 사는 사람들 같았다.
작은 슈퍼 하나 안 보인다.
그런데 이건 또 뭥미..?
대단하다 한국기업..
중국에 와서 지금까지 모든 오르막길은 쉬지 않고 넘었었는데, 이 날 드디어 끌바를 했다.
27단 기어 중 앞,뒤 모두 1단으로 놓고 올라가니 걷는 속도와 다를 게 없다.
그냥 끌고 올라가는 게 덜 힘들다.
그나저나 네모난공님 가족이 걱정이다.
우리에게 이렇게 힘든 고개라면 그 가족에게 두 배는 힘들 텐데...
한참을 끌고 올라가는데 밑에서 으쌰으쌰 소리가 난다.
이분들... 중국 분들인데 며칠 일정으로 쑤저우에서 난징까지 한 바퀴 돌고 있는 중이시란다.
잠시 인사를 하고 바로 또 올라가시는데... 근력들이 대단하다.
미시령이 이보다 높을까...
결국 이 날의 최고봉에 다다랐다.
다행히 산 정상엔 버스터미널까지 들어선 작지 않은 마을이 있었고, 식당에서 식사를 한 후 숨을 고를 수가 있었다.
중국 귤은 시지 않고 달콤하다.(그리고 좀 밍밍하다)
오렌지처럼 씨가 있는데, 다른 과일에 비해 싼 편이라 즐겨 사 먹는다.
사진에 보이는 한 봉지가 우리돈 천 원.
이 날의 바람 방향이다.
김기사,박대리 오늘 아주 제대로 임자 만났다.
우리를 혼쭐 내주었던 그 산맥을 넘어서 도시에 접어든 후 찍은 그 산봉우리들이다.
네모난공님은 어떤 상황이실까 궁금하다.
(다음 날 우리가 linhai란 도시에 들어와서 소식을 들었는데, 이 날 우리가 귤을 사 먹었던 그 산맥 정상에서 하룻밤 야영하신 후 현재 '천태산국청사'라는 절 근처에서 쉬고 계신다고 한다.)
120km는 이미 포기했고 70km 지점인 티안타이란 도시에 진입하여 숙소를 잡았다.
저녁 메뉴는 영양보충식으로 식사를 하고 단잠을 잤다.
●?Who's 김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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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총을 바닥에 깔아놓고 파는 사람들이 200m마다 있었던 지역이었는데, 워낙 한적한 곳이어서 저희도 지날때 좀 무서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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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가만히 앉아서, 김기사님과 박대리님의 투어를 보고 있자니 조금 미안한 생각이 들어
글씨 한자한자 사진 한장 한장을 꼼꼼히 보고 있습니다.
채력들이 대단하네요 특히, 박대리 ㅎㅎ
네모남공님네 가족들도, 한마디로 말하면, 세상에서 제일 부러운 가족이네요~~ -
ㅎㅎ 안미안해하셔도 됩니다.
세계여행기
자전거타고 세계일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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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바람이 사진만 봐도 대단하네요 깃대가 휘청거릴정도이니
해표김의 정체는 뭘까요?? ㅎㅎ
내일 또 기대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