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12월 25일.

크리스마스의 해가 떴다.

이미 동이 트기도 전에 포트 오거스타(Port Augusta)를 거쳐왔다.

푹 자버린 탓에 독일 자전거 아저씨와 인사도 못나누고 작별해버렸다.

애들레이드는 예정 그대로 아침 7시 반에 도착했다.

엄청난 거리를 달려오면서도 도착시간은 칼 같이 지키는구나.


애들레이드 역으로 들어오며 만난 The Ghan(더 간).

더 간은 애들레이드에서 출발하여 호주 최북단의 다윈(Darwin)으로 가는 호주 종단 열차이다.

차종은 인디안 퍼시픽과 같아보였다.

애들레이드 역에 도착하여 자전거를 내리고 패니어를 결합하였다.

옆에 탔던 우리나라 분께서 YHA 유스호스텔이 시설이 제일 괜찮다며 추천하신 바 있었고

칼굴리 스테이션에서 만난 Wynand 도 YHA로 간다기에 구글맵스로 YHA 위치를 잡고 바로 출발했다.

역에서 버스나 택시를 기다리는 많은 사람들이 나를 신기한 듯 쳐다본다.

항상 사람이 별로 없는 곳만 다니다가 이런 주목을 받으니 기분이 좀 묘하다.

YHA 에서 우리나라 동포분과 Wynand, Miriam 을 모두 만날 수 있었다.

체크아웃 시간 전이라(10시 체크아웃) 일단 방만 잡아놓고 기다리게 되었다.

처음엔 35$/day 였던 요금을 체크아웃 뒤로 비는 더 싼 방이 없냐고 물으니 2불 더 싼 4인실로 바꿔준다.(6불 거슬러 받음) 

나는 YHA 멤버쉽 카드가 없어서 가격이 좀 비싸게 느껴진다.

짐과 자전거를 두고 주위도 둘러볼 겸 밖으로 나왔는데 반가운 여행자를 만났다.

Brompton!

이 브롬튼의 주인은 영국 할아버지 Tony.

60은 훨씬 넘어 보이는 분이었는데 호주까지 자전거를 가지고 날아와 여행을 하고 있었다.

나와같이 퍼스에서 출발하여 인디안퍼시픽을 타고 애들레이드에 왔지만, 그는 퍼스에서부터 기차를 탔다고 한다.

내가 그레잇 이스턴 하이웨이를 자전거로 달렸다고 하니 브롬튼은 바퀴가 작고(16인치) 기어도 6단이란다.

더군다나 자기에겐 젊은이들의 파워가 없다며 웃는다. ㅎㅎ..

말씨가 젠틀하고 영어가 부족한 나를 배려하여 알아듣기 쉬운 영어를 해주어서 대화하기가 편했다.

나에게 영어를 어디서 배웠냐고 물으며 내 영어가 괜찮다고 칭찬을 해 주었다.

(진심인지는 모르겠으나 고마웠다...)

타이어는 역시 슈발베 마라톤. 그립은 에르곤. 안장은 브룩스.

핸들바 앞뒤로 가방과 물통을 걸고, 리어에는 시트포스트를 이용하여 가방을 걸고, 그 아래엔 브롬튼을 넣는 큰 가방이 있다.

뒷바퀴 부분에 브롬튼 전용 펌프가 자리하고 있었는데, 아주 멋진 공간활용에 감탄했다.

내 자전거는 접어도 크게 '작아진다'는 생각이 안드는데 브롬튼은 정말 깜찍해진다.

롤러가 있어 끌고다닐 수도 있다. 텐트를 결속한 리어 패니어 한쪽과 크기가 비슷했다 -_-;;..

오늘은 크리스마스. 특별한 날이라 호스텔에서도 자그마한 행사가 있었다.

애들레이드 근교의 글레넬그 비치(Glenelg beach)에 놀러가서 점심을 제공하고, 비치발리볼, 수영 등 같이 어울려 놀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주는 것이다. 10불에 누릴 수 있는 서비스치고는 화려한 것이다. (밥만해도 10불 넘는다.)

냉큼 신청하고  애들레이드 시티를 돌아보았다.

전세계 어디에나 있는 차이나 타운

한국어 과외 전단지

우리나라에도 나름 인기인 고정기어 자전거.

(우리나라에선 너무 비싼 것 같다. 단순한걸 매력으로 타는 자전거가 기백만원씩 하는지. 프로급 하드웨어인가?)

설리(Surly) 마크는 스티커 같기도...

지상철 Tram.

여기는 Victoria Square

Victoria 여왕의 동상.

빅토리아 스퀘어는 애들레이드 시티 가운데에 있고,

그 중심가는 King Willam Rd 이다. 킹 윌리엄 로드가 빅토리아 스퀘어를 가로지르고 있으며,

그것을 기준으로 좌우 스트릿 이름이 다르다.(왕을 가로지르는건 불경이니까..)

12시 쯤 되어 호스텔 인원들은 트램을 이용하여 글레넬그 비치로 출발했다.

트램 티켓은 차량 안에서 살 수 있다. 편도가 4불대, 1day ticket이 9불 정도 했던 것 같다.

크리스마스라고 사진도 찍고...

내 왼쪽 앞이 Miriam, 오른쪽으로 한사람건너 벙거지 쓴 사람이 Wynand, 그 앞의 친구가 Lukas.

AW-100s의 방수성능 덕분에 그냥 물안에 갖고가서 놀 수 있었다.

Oh! what about your camera!!

->No worries, it's waterproof.

대만친구들과.

Ivy, ???, 그리고 Siang

옥빛의 깨끗한 바다이지만 물이 차가워서 길게 놀긴 힘들었다.

비치발리볼도 했는데 다들 워낙에 못하니까 흐름이 자꾸 끊어져서 그리 재미는 없었다.

시티로 돌아간다.

독일친구 Miriam과 Lukas, 남아공 Wynand 와 저녁에 맥주한잔씩 하러 다시 만났는데

미리암은 피곤하다고 쉰단다.

루카스, 베이난드와 함께 루카스가 묵는 Shakespear's Backpackers 에서 맥주를 마셨다.

한병에 5불대. 펍에서보단 싸지만 부담되는 가격이다.

맥주를 마시고 시티를 돌아다니며 많은 얘기를 했다.


호스텔에 돌아와서 바닷물에 빠뜨린 카메라의 소금기를 뺐다.

반나절 민물에 담궈놓으면 될듯.

오늘은 크리스마스라서 모든 수퍼마켓이 문을 닫았다. 내일 오전에는 장을 봐서 맛난 걸 해먹어야겠다.

그리고 내일은 26일, 박싱데이(Boxing Day)라 하여 호주 최대의 세일 시즌이다.

애들레이드의 번화가 런들 몰(Rundle mall) 에 가서 물건 구경도 해볼 생각.

-지출 : 방값(99불) + 맥주(5.95불) + 터키음식 Yiro(10.9불) + 스낵(4불) = 120.75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