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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사 박대리의 페르마타] 17. 자전거여행자가족과의 재회
항저우의 유명한 관광지인 서호.
인공 호수라고 하는데 그 크기가 방대하여 항저우의 상징물 중 하나가 되었다고 한다.
기상예보에 나온 주간 날씨를 감안하여 항저우를 간단히 지나치기로 하고, 숙소에서 아예 체크아웃을 한 후 관광을 했다.
지나가는 아주머니께 부탁해서 Qiantang강을 배경으로 경치 좋은 사진 한 장을 찍었다.
이 사진을 찍기 전에 우린 저 다리를 건넜다.
저런 평화로운 사진을 찍기 위해서는 치뤄야 하는 댓가도 있다.
강을 건너기 위해 다리로 올라가다 보면 그동안 내 자전거가 지구의 중력과 얼마나 싸워왔는지 새삼 느끼게 된다.
(박대리...사진만 찍지 말고 좀 땡겨봐...나 다리 힘 풀렸으..)
자전거를 다 올리고 나면 한동안 경치를 바라보며 감탄을 해주어야 한다.
허파의 경련이 목젖을 흔들어도 절대로 여행자의 품위를 잃어서는 안된다.
숨을 고르는 자세도 여유로워야 하는 자전거 여행자의 숙명을 우린 아직 지키고 있다.
숏다리 삼각대의 한계다.
내 카메라의 타이머 최장시간인 10초를 설정해 놓고 셧터를 누른 후, 여행자의 품위고 뭐고 간에 눈썹이 휘날리도록 뛰어가서 자전거에 올라타 찍힌 가장 가까운 사진이 이 모양이다.
예전 여행기에서, 무거운 정식 삼각대를 가진 여행자들에게 내 삼각대를 자랑한 걸 사과한다.
이 날 라이딩은 35km 정도 밖에 안됐지만 다리 넘느라 다리 풀린 관계로, 경치 좋은 곳에 여가주점이 보이길래 좀 쉬어가기로 했다.
여기 카운터에서도 처음에 189위안을 부르다가 다른 여가주점 영수증을 보여주자 99위안에 방 키를 넘겨주었다.
하루 푹 쉬고 다음날 출발하기 전, 오랜만에 자전거 이곳저곳을 점검하던 중 박대리 자전거의 짐받이 볼트가 풀려 있는 것을 발견했다.
달리면서 수 없이 발생하는 진동 때문에 볼트가 조금씩 풀린 것이다.
처음 자전거를 세팅할 때 난 짐받이 볼트를 너무 꽉 조이지 않았다.
자전거여행자들이 가끔 겪는 난감함이 누적된 피로에 의한 볼트 파손(부러짐)인데, 볼트를 너무 세게 조여 놓으면 볼트 머리와 나사산 경계 부위에 장력이 생겨 수명이 더 짧아질 것 같아서이다.
(제 견해가 정답은 아닙니다. 참고 사항일 뿐입니다.)
여분으로 독일제 짐받이 볼트를 챙겨왔지만 부러진 볼트의 나사산 부위가 프레임 안에 숨어버리면 드릴링으로 제거해야 하므로 여분 볼트가 모든 상황을 해결하지는 못한다.
조금만 더 늦게 발견했으면 안전에 문제가 생겼을지도 모르겠다.
앞으론 좀 더 세심하게 체크해야겠다.
이번에도 역시 볼트를 다 돌린 후 살짝만 더 힘을 줘서 감았다.
가끔 룸 안에 자전거를 못 들여놓게 하는 숙소도 있지만 나머지 대부분의 숙소는 자전거여행자들에게 관대하다.
오전 11시쯤 숙소에서 나왔다.
우리 숙소 근처에서 묵으셨다던 네모난공님 가족이 먼저 출발한다는 카톡을 받고 오늘 만날 수도 있겠구나 싶었는데, 얼마 안 가 정말로 길에서 만났다.
5살인 둘째 아이의 자전거를 연결한 네모난공님 자전거이다.
서로 반가운 인사를 나눈 후 샤오싱까지 같이 라이딩을 하기로 하고 출발 준비를 했다.
이 장면을 보면서 사진을 찍는데 내가 왜 뿌듯한지 모르겠다..
열 살이지만 그래도 남자라고 앞서 나가는 첫째 아이는 은근히 든든하고, 아빠 뒤에 달린 둘째 아이는 너무 귀엽다.
그런데 이 가족....생각보다 잘 달린다.
그래도 평균 연령이 너무 어리다(20대) 보니 오르막길에선 이렇게 끌바도 하신다.
휴식을 할 땐 웬만한 트레일러 길이만큼 긴 행렬이다.
우리만 달릴 땐 사람들이 흘끔거리기만 했는데 네모난공님 가족과 합세하니 쉴 때마다 사람들의 관심이 모인다.
샤오싱 근처에 왔을 때 네모난공님 가족의 하루 평균 이동거리가 오버되어 천천히 오시길래 우리가 먼저 시내에 진입하여 숙소를 잡기로 하고 속도를 냈다.
그러나 우리의 평균 연령이 너무 높아(30대) 방향감각이 떨어지는 걸 감안하지 못했다.
2km쯤 헤맨 우리와 달리 정확하게 시내 중심가에 안착한 네모난공님 가족이 먼저 연락을 전해왔다.
우리도 뒤늦게 시내에 진입하여 숙소를 잡고 마트 과일로 비타민을 보충한 다음 휴식을 취했다.
다음 날 약간의 주변 탐방을 하고 근처 마트에서 장을 본 후, 2km 정도 떨어진 곳에 숙소를 잡으셨다는 네모난공님 부부를 초대했다.
네모난공님이 사오신 중국 요리와 우리가 준비한 음식으로 간단하지만 꿀맛 같은 회식을 하고 또 하루를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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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박사님도 항상 안라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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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잘 보고 있씁니다.
재미있네요
세계여행기
자전거타고 세계일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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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사 박대리의 페르마타] 48. 슬로바키아를 거쳐 헝가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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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사 박대리의 페르마타] 29. 자전거와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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