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홀로 산지 3년하고도 반. 노동절 3일 연휴가 찾아오니 깝깝합니다.

타향에 혼자 사는 사람들은 이런 장기 휴무일이 오히려 힘듭니다.

뭘해야 하나....ㅠ...ㅠ.....여행이라도 가야합니다.

어디로 갈까 ? 중국 티비 광고에 자주 등장하는 양저우(扬州). 끌립니다.

전통이 살아있고 남방 원림(园林)과 수향(水乡)이 어우러진 곳이라 합니다.

그런데.........쩝.....그곳까지 갈 차비가 없습니다.  

그럼 못가나 ? 그래서 할 수 없이 자전거 타고 가면 되겠다고 생각합니다.

저렇게 자전거에 트레일러 달고 짐 잔뜩 싣고 한 1년쯤 중국 대륙을 누벼볼까 합니다.

 그러나 현실은....ㅠ...ㅠ 며칠뒤 출근해야 합니다.

미니벨로와 미니벨로에 적합한 15 리터짜리 소형 패니어두개. 혹시라도 기차나 차량이동할 것을

대비해서 자전거 가방을 챙겨봅니다. 여권,지갑등을 넣을 핸들가방과 물병도 갖추고 나니 이제

떠나는 일만 남았습니다. 혼자사는 넘은 어디 가려면 할게 많습니다. 쓰레기도 버려야하고 설겆이도

해놔야 하고.....결국 아침 10시 반이 넘어서야 집을 나섭니다.

첫 날- 양쯔강을 넘다. 두번의 펑크와 브레이크 고정나사 분실. 멘붕~~~

랄랄라~~ 역시 스타트는 좋습니다.

웨이탕룬뚜(圩塘轮渡). 제가 사는 창저우에서 장강(长江/양쯔강)을 건너기위한 부두입니다.

중국의 남방은 강이 많아 이런 부두가 많습니다. 자전거는 5위안, 사람은 3위안, 자동차는 10위이던가 15위안

이던가 하여간 비싸지 않습니다. 처음으로 배타고 양쯔강을 건너봅니다.

아놔.....나 지금 자전거 여행인데....왜 배를 타고 건너야 하는 거지 ?

양쯔강을 건너도 이런 양쯔강의 지류가 엄청나게 많습니다.

강상무역과 강상수송이 발달한 중국남방에는 강위의 배에서 사는 사람도 많습니다.

제 자전거는 전자동 첨단 시스템이라 정기적으로 연료를 주입시켜 줘야 합니다. 평소 즐겨 주입하는

위씨앙로쓰(鱼香肉丝)와 시홍시지단탕(西红柿鸡蛋汤)을 주입합니다. 

연료주입을 마치고 나오는 데 자전거가 이상합니다. 아무래도 우리동네 연료가 아니어서 인가봅니다.

중국은 짝퉁이 많다던데....이 연료도 짝퉁 ? 하여간 뒷바퀴가 펑크 나있습니다.

다른 여행자들은 제 자전거에 비해 바퀴도 크고 짐이 많아도 펑크도 잘 안나던데.......제 자전거는

여행만 떠났다하면 펑크가 납니다.

아무래도 중국에 2천만명은 살고 있다는 MIB 외계인의 음해가 아닌가 싶습니다 .

아무래도 그 외계인들의 음해가 확실합니다. 새튜브로 갈아끼고 30 여부분을 달렸는데 또 펑크입니다.

날씨는 갑자기 영상 30도에 육박해서 더워지고 온통 땀이 흐르니 튜브교체 너무 짜증이 납니다.  

저를향한 그들의 음해는 더욱 강해집니다. 두번째 펑크수선후 한시간쯤 달렸는 데 브레이크가 이상해

내려서 보니 브레이크 고정나사가 아예 없어졌습니다. 멘붕입니다.

기가차서 넋이 나가있다가  핸들가방을 고정하는 육각나사를 빼서 끼워보니 다행히 맞습니다.

외계인의 음해에 굴하지 않습니다. 두 고정나사가 모양이 다르지만 어쨌거나 브레이크는 정상 작동합니다.

하지만 벌써 날이 저물기 시작하고 더이상 달리기는 조금 어려워집니다.

외계인들의 소굴에 다다랐습니다. 양저우싀까오깡취(扬州市高港区). 외계인들이 즐겨타고 다니는

오토바이를 개조한 삼륜차들이 거리 곳곳을 메웁니다. 사람들은 외계인들의 압력에 어쩔수 없이

짧은 거리를 이동하거나 시장을 보러다닐때 이용합니다.

우리의 고향은 안드로메다....외계인들이 자신들의 고향을 기념하는 조형물도 세워놓았습니다.

그 뿐만이 아닙니다. 프랑스 파리에 있어야할 개선문을 훔쳐다 옮겨놓기까지 했습니다.

그들의 눈을 피해 은신처를 마련합니다.

외계인들의 눈에 잘 띄지않는 리앤쑤오디앤(连锁酒店/체인호텔)의 제일 싼 작은 방으로 피신합니다.

가격은 100위안. 달려온 거리가 61 km. 원래는 양저우(扬州)까지 하루에 달려보려고 했는데(약 100 km).....

역시 계획은 계획일 뿐입니다.

은신처 근처에는 외계인들의 눈을 피해 저같은 한국인 레지스탕스들을 위한 한국요리점이 있습니다.

더운데 고생했으니 연료는 냉면으로 합니다.

한국과는 다소 다른 맛이지만 그래도 불량연료보다는 낫습니다.

내일의 전투를 위해 세가지의 특제연료를 준비합니다.

수소 두개와 산소 한개를 슈퍼 울트라 고농축시킨 광천수 한병, 오렌지 세개, 한개만 투입해도

 5킬로는 더 달릴수 있다는 쵸콜릿 서너개를 준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