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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사 박대리의 페르마타] 67. 태국의 모습들

by 김기사 posted Apr 29,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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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오스 국경을 넘어서 태국 북동쪽 국경도시인 '붕칸'에 짐을 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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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오스에서 메콩강 하나를 넘으면 문명화 된 태국이 반갑다.

 먼저 몸 안에 부족했던 콜레스테롤 비율을 높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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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칸 시내를 둘러보다가 경쾌한 음악 소리가 들려서 살펴보니 어느 고등학교에서 축제가 열렸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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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말을 기념하는 축제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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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드의 악기 소리에 열광하는 학생들의 모습에서 한국의 학교들보다 더 개방적인 느낌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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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국에 처음 입국해서 파타야까지의 구간을 달릴 때와는 달리 다행스럽게도 다른 지역 도로들의 주행 환경은 좋았다.

 평지에 갓길도 거의 보장되어 있고 통행량도 많지 않아 중국 서해안 쪽의 도로를 달리는 느낌이다.

 오히려 중국보다 더 쾌적한 점은 운전자들의 운전 매너가 월등히 좋다는 것이다.

 클락션 소리도 거의 없고 급하게 운전하는 사람도 보기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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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부분 작은 마을에도 저렴한 리조트(방갈로형)들이 자리 잡고 있기 때문에 숙박의 걱정도 별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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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오스를 달릴 때 우린 사실 이런 태국의 편리함을 그리워했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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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남아시아의 소박함과 중국의 편리함이 적절하게 섞여 있는 태국의 겨울 자전거 여행은, 과연 아시아 최상의 코스로 여길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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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 하나 아쉬운 게 있다면 낮기온이 30도를 넘는 폭염인데도 불구하고 망고가 제철이 아니라서 달지가 않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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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울 망고는 깍두기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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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0도 정도는 돼야 망고의 당도가 올라가는 나라이니 이런 날씨에서 물소들이 추워하는 건 당연한 것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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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대과일의 풍부한 향만 포기한다면 겨울의 태국 여행은 한마디로 숭구리당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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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국의 모습들에서 빼놓을 수 없는 광경인데, 어딜 가나 국왕의 사진들이 세워져 있다.

 영국식의 입헌군주제(국왕이 군림은 하나 통치는 하지 않는)를 택하고 있는 태국에서 국왕은 대부분의 국민들에게 존경을 받는다.

 쿠데타가 자주 일어나는 나라이지만 정권을 잡은 세력의 수장이 무릎을 꿇고 국왕 앞에 나아가 재가(裁可)를 얻어야만 국민의 지지를 얻을 정도로, 태국에서 국왕의 존재는 '국가의 자부심'이라 할 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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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고 쿠데타나, 51%를 인정하지 않는 49%의 열정 같은 것들을 젊은이들의 몫으로 넘긴 우리네 어머니들의 표정은 순박하고 소박하기 그지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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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나 열정만 앞세우다가는 저렇게  자동화된 시스템에 의지하게 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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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갑자기 바쁜 일이 생긴 건지 원래 계획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한적한 국도변에서 시외버스로 갈아타는 자전거여행자의 모습은 이색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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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뭐 우린 급할게 없다.

 저게 하마든 물소든 천천히 가는 우리를 뒤쫓진 못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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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적당히 달려서 도착한 마을에 관광버스가 보이는걸 보니 적당한 숙박업소와 우리가 즐길만한 재래시장이 있는 게 틀림없다.

 오늘은 여기서 묵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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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룡이라 불릴 만큼 거대한 2층 버스인데 주로 장거리 노선에 배정된다.

 주술적인 이유도 있는 것 같은 차량의 요란한 치장은, 동남아시아에서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이 차는 돈 좀 들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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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루 15,000원 정도면 화장실 딸린 이런 독채를 빌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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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 멀리 세븐일레븐 편의점이 보인다.
 태국에서 세븐일레븐이 있다는 것은 그 마을에서 먹을 것에 대한 걱정을 하지 말라는 국왕의 메세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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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금 전까지 오토바이 엔진오일을 교체한 흔적이 뚜렷한 이 장면도 이 마을 사람들이 다양한 경제활동을 하고 있다는 얘기를 해 주고 있다.

 (태국 사람들은 자전거보다 주로 오토바이를 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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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실 한국의 지방 소도시 정도밖에 안되는 이런 모습으로 '풍족함'을 강조하는 이유는, 라오스나 캄보디아보다 형편이 좋은 태국임에도 불구하고 가끔은 숙박업소나 먹거리가 부족한 작은 마을들을 만날 때가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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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히 사진에 표시된 '이싼 지방'이라 불리는 곳은 태국의 광활한 북동부 지역을 일컫는 말인데, 태국에선 경제수준이 좀 떨어지는 편이다.

 산업화의 모습을 쉽게 접할 수 있는 남부 지역에 비해 전통적으로 농업에 의존해 살아왔던 조상의 생활 모습에서 별로 벗어나질 못했기 때문에 물가는 싸지만 편의시설이 충분하지 못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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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남아시아 나라들은 비닐봉지를 참 많이 사용한다.
 국수,샐러드,과일,커피...심지어는 방금 숯불에 구운 바베큐 고기들까지 비닐에 담아 준다.
 스티로폼팩에 지글거리는 고기를 담아서 주기도 하는데, 뜨거운 기름에 비닐이나 스티로폼팩 안쪽이 녹아내린 흔적을 보면 우리네 상식으론 꺼려지는 모습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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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도 그런 난감함을 피해 나갈 수 있는 이런 다양한 선택의 환경은 장기 여행자에겐 은근히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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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고 이쪽 나라 사람들은 매운걸 참 잘 먹는다.

 식당에서 고기덮밥을 시켜 먹다가 미처 골라내지 못한 저 붉은색 고추 조각을 씹으면 10초만에 내 머리의 땀구멍 갯수가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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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운 것까지 잘 먹는 박대리는 태국에서도 별로 외국인 같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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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렸을 때부터 신기한 생물 두 가지가 있었는데, 하나는 7년 동안 유충으로 지내다가 성충이 되고 보름 만에 죽는 매미였고, 또 하나는 매일 알을 낳는 닭이었다.
 30년 동안 궁금했던 닭의 산란 비밀을 태국에서 보게 될 줄은 몰랐다.
 (알이 하루 만에 뚝딱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동시에 여러 개가 서서히 자라는 것이었다) 
 이젠 여름만 되면 우리집 베란다 방충망에 붙어서 중국 트럭들의 클락션 소리보다 더 큰 굉음을 내는 매미가 왜 보름 만에 죽는지만 알아낸다면 난 세상을 거의 다 알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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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하나가 남았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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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대리의 식욕은 어디까지가 한계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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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해보니 아직 내가 모르는 세상의 비밀은 많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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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 복권들을 사는 사람들이 당첨금으로 꾸는 꿈이 다 다르듯이 이 세상은 다양함의 집합체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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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순 폴리에스테르와 쿨맥스 섬유의 기능 차이를 2% 미만으로 보는 나에게, 저 오렌지색 티셔츠가 100바트(3,200원) 밖에 안 한다는 건 정말 불가사의한 비밀이다.
 저런 초자연적인 현상은 구매를 해줌으로써 현실로 받아들이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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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발사가 마스크를 쓰는 이유까지 알아내기 위해 저 의자에 앉는 것은 좀 오버인 것 같아 참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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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은 좀 많이 달리는 날이다.
 '나콘파놈'까지 가는 도중에 거치는 마을들이 세븐일레븐 하나 없을 정도로 작은 곳들이기 때문에, 다양한 선택의 세상 속으로 들어가려면 무리해서라도 저 '놈'한테 가야 한다.
 아침 일찍 나와서 25km를 달려 찍은 사진이니 오늘 엉덩이 세포 몇십만 개는 죽게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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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랜만에 만난 자전거여행자들이다.
 자전거 이용자를 잘 볼 수 없는 태국에서 마주치는 행렬이라 더 반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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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싼 지역의 국경을 따라 이어져 있는 212번 국도는 한적함 그 자체이다.
 도로변 어느 시골집 앞 정자에 앉아 쉬고 있는데 멀리서 주인아주머니가 시원한 탄산 주스를 두 개 갖고 나오더니 수줍게 건네주고 바로 들어가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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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 집 닭이 내일부터는 알을 두 개씩 낳기를 기원해 드렸다.

 그리고 내년 여름에 매미들이 이 집에 오지 않게 해달라는 기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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