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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사 박대리의 페르마타] 53. 베오그라드 관광

by 김기사 posted Apr 15,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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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일에서 만났던 볼프만 다음으로 우리에게 색다른 경험을 안겨주었던 호스트의 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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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오그라드에서 만난 호스트 '마틴'은 동갑내기 여자친구와 동거를 하고 있는 22살의 대학생이다.

 우리를 반갑게 맞이하자마자 친구와의 스타크래프트 게임을 마저 해야 한다며 다시 모니터에 열중이다.

 역시 자유분방한 청춘 냄새가 물씬 풍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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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틴이 게임에 열중하고 있는 사이 우린 이 원룸 짜리 좁은 아파트에서 마틴과 여자친구, 그리고 토끼와 고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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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멧개까지 어떻게 같이 잘 것인가를 걱정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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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군다나 이름이 '칸'이라는 이놈은 덩치가 멧돼지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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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집에 있는 동안 우리의 면역력이 수직 상승 하리란 예감도 쓰나미처럼 몰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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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틴은 성향은 우리가 깜짝 놀랄 정도로 볼프만과 비슷했다.

 말도 빠르고 뭔가에 몰두하는 스타일까지..

 조금 후에 언급을 하겠지만 이 친구와의 만남 또한 우리에게 큰 의미가 있었고 남은 일정에도 많은 도움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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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무튼 대도시에서 숙박료 걱정 없이 2박 3일을 지낼 공간이 확보된 것만으로도 우린 감사하다.

 마틴이 계속 바쁜 것 같아서 저녁도 먹을 겸 밖으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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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까지의 유럽은 어딜 가나 한국과의 다른 모습을 신기해할 정도로 이국적이었는데..

 베오그라드는 서울과 흡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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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자들은 차를 험하게 몰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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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행자들도 신호를 지키지 않는 사람들이 종종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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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체인점 햄버거의 가격은 외국에 비해 한국이 싼 편에 속한다.

 중국도 오히려 한국보다 비싼 것 같았고, 룩셈부르크같은 선진국은 당연히 비쌌으며(빅맥세트가 만원 정도), 세트 할인이나 런치 할인이 아예 없는 나라들도 많았다.

 여긴 사진에 보이는 햄버거와 감자칩, 음료수로 구성된 세트가 6천원 정도이니 한국보다 별로 비싼 건 아니지만 세르비아 물가를 기준으로 보면 비싼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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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도 많이들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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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녁에 들어와서 마틴과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가 우리가 앞으로 공략해야 할 루트에 대한 대화로 이어졌다.

 터키까지 가는 가장 빠른 길 중에서 큰 산을 피해 가는 루트를 원한다는 내 얘기를 듣자마자 거침없이 컴퓨터를 두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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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틴이 우리에게 알려 준 이 사이트(https://ridewithgps.com)의 장점은 선택한 루트의 고도를 그래프로 확인할 수가 있고, 우리에게 특히 절실했던 GPS 파일을 아주 쉽게 만들어 준다는 점이었다.

 마틴은 능숙한 솜씨로 내가 원하던 루트를 순식간에 찾아낸 후, 그 1,000km에 가까운 터키까지의 로그를 단 몇 분만에 GPS 파일로 변환해 주었다.

 다른 사이트에도 이 기능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지금까지 구글 지도를 띄워놓고 일일이 손으로 로그를 만들었던 방법으로 이 작업을 했었다면 10시간도 더 걸렸을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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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까지 계륵 취급받았던 이 저가형 GPS 가 보물이 됐다.

 우린 이 날 마틴이 입력해 준 GPS 파일을 이 기계에 입력 시킨 후 이스탄불까지 아주 요긴하게 써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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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의 우려와는 다르게 다행히 한 방에서 사람 넷,동물 둘, 멧개지 하나가 안 섞이고 잘 잤다.

 다음 날, 역시 마틴이 알려 준 관광지 위주로 베오그라드 투어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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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먼저 유심칩 하나를 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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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응급용으로만 쓸 거라 가장 싼 걸 달라고 했더니 3천원 짜리를 준다.

 통화 가용량도 아주 적었고 데이터도 20(?)MB 인가..밖에 사용할 수 없는 심카드였지만 우리처럼 며칠만 사용할 사람들에겐 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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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첫 번째 코스로 우리가 좋아하는 로컬 시장에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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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시장은 조금 후에 등장할 '성 사바 교회' 근처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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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렬한 태양의 산물들이 좌판에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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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십 년 전에 의류 수거함에 버렸던 가죽점퍼와 비슷한 게 걸려 있다.

 러시아를 거쳐 여기까지 왔을지도 모를 일이다.

 삼단 논법에 의해 내 패션 감각은 10년을 앞서간다는 결론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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흠...이건 서울의 20년 전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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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르비아는 블루베리가 싸다.

 3,000원어치 사서 실컷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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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장 구경은 언제나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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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금 더 걸어 내려가면 '성 사바 교회' 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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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세한 유래가 궁금하신 분들은 검색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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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직 짓고 있는 중인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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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럽 답지 않게 베오그라드는 별로 체계적이지 않다.

 이 넓은 교차로에도 신호등이 없다.(물론 있는 곳도 있다)

 그냥 알아서 길 건너고 알아서 운전들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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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럽인들에게도 우리가 하루에 걷는 거리는 꽤 장거리인가보다.

 보통 우리가 예정 관광 코스를 얘기하면 현지인들도 트램이나 버스 노선을 먼저 알려 주는데, 우린 그냥 걷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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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길거리에서 파는 그림 가격은 괜찮은 것 같다.

 대략 2만원에서 10만원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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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럽인들의 특징 중 하나는 아이스크림을 무척 좋아한다는 점이다.

 특히 세르비아는 유별나다.

 냉장고가 길거리에 100m마다 하나씩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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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내 중심지를 서서히 벗어나 다뉴브강이 한눈에 보이는 '칼레메그단 요새' 쪽으로 올라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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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칼레메그단 요새를 가려면 베오그라드의 명동이라 불리는 '크네즈 마하일로 거리'를 지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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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명동과 홍대를 믹스해 놓은 것 같은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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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에도 아직 올드 LP판을 모으는 사람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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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마 베오그라드 구시가지에서 가장 번화한 곳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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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광지의 중심이기도 해서인지 지갑을 열게 하는 기념품들도 많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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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칼레메그단 입구까지 다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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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키릴 형제가 만들었다는 키릴 문자는 동양인에겐 불친절한 암호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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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타이머까지 세워놓고 두는 걸 보니 길이라도 물었다간 키릴 육두문자를 뒤집어쓰게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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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럴 땐 우리가 알아서 찾아다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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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칼레메그단 요새는 1,500여 년 전 로마시대 때 지어진 건축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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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새 끝에서 다뉴브강을 보고 서 있는 이 '승리 기념탑'은 원래 시내에 세워졌었는데 남성 심볼이 너무 노골적이라 교육에 안 좋다는 여론 때문에 이쪽으로 옮겨 놓았다고 한다.

 그냥 팬티만 만들어 입히면 될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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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뉴브강 건너편은 신시가지다.

 유럽의 고도(古都)들은 대체로 유적지들이 있는 구시가지와 신시가지로 나누어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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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 박물관' 으로 올라가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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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대포 왼쪽 문으로 들어가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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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런 광경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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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통 이런 박물관은 손을 대지 못하게 바리케이드가 세워져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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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긴 그런 게 없어서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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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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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렇게 귀여운 장갑차는 나중에 넓은 집을 샀을 때 정원 장식용으로 쓰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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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건 잔디 깎는 기계로 개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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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건 우편함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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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럽은 후진국으로 갈수록 도심 와이파이 환경이 좋은것 같다.

 아이스크림 노점도 와이파이존을 만들어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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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칼레메그단 요새를 나와서 다시 시내 쪽으로 걸어가다 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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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앙 박물관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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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앙박물관 근처에 레스토랑이 밀집된 거리가 있는데, 마틴이 그 거리에 베오그라드 최고의 레스토랑이 있다고 해서 그곳을 찾아가 점심을 먹기로 했다.

 동유럽의 영어는 여간 낯선게 아니다.

 행인에게 종이를 보여줘가며 겨우 찾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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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자가 세 개 걸려 있다고 해서 '쓰리헷'이라는 뜻을 가진 이름의 식당이라고 하는데..

 찾기도 힘들었지만 결과적으로 배드 초이스였다.

 마틴과 우리의 취향이 좀 다른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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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혹시 이 여행기를 보고 여기를 가려고 했던 분은, 이 가게로 들어가지 말고 앞뒤로 쭉 늘어서 있는 다른 가게로 가실 것을 권한다.

 각 식당마다 입구에 걸려 있는 메뉴판에 사진과 가격이 잘 나와 있으니 그걸 찬찬히 보고 좀 저렴하면서 깔끔한 곳에 들어가 먹는 게 낫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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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기가 유명한 식당은 맞는 것 같은데 일단 그 유명세 때문인지 가격이 너무 비쌌다.

 우린 비교적 저렴한 메뉴를 골랐는데도 계산서에 6만원 정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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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넷에서 미리 본 베오그라드 식당의 물가와 비교하면 무척 비싼 가격이지만 모처럼 분위기도 낼 겸 맛있게 먹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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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은 그냥 평범한 수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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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 그래도 자전거 여행자에겐 작지 않은 지출을 하고 있는데 어르신들이 자꾸 오셔서 '인건비'를 주제로 한바탕 연주를 하신다.

 못 들은척 하느라 혼났다.

(호응을 해주면 팁을 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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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시들이 조금씩 보이는걸 보니 동유럽에 오긴 왔나보다.

 물건들을 자세히 보면 '저런 게 과연 팔릴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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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까 길거리에 놓고 팔던 물건들의 상태를 봐서는 이렇게 쓰레기통에서 주운 물건들이 대부분인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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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틴은 우리에게 베오그라드에서만 느낄 수 있는 이색적인 감상과 추억을 만들어 주었다.

 마틴과 그의 여자친구 덕분에 베오그라드 관광을 잘 마치고 다음 날 아쉬운 인사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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