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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사 박대리의 페르마타] 45. 디지털의 편리함

by 김기사 posted Apr 07,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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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뉘른베르크에서 만난 호스트는 요나이다.

 체격과는 다르게 쑥스러움을 많이 타는 성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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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나는 15평 정도 되는 복층 구조의 아파트에 혼자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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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로그램 관련 일을 하는 요나는 우리에게 위층 침실을 내어주고 자신은 쇼파에서 자겠단다.

 도착 날짜를 미룬 것도 미안한데 우리 때문에 쇼파에서 자게 할 순 없어서 우리가 쇼파에서 자겠다고 했더니, 자신은 아래층에서 밤늦게까지 작업을 해야 한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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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나의 자전거가 좀 특이했다.

 리컴번트(반쯤 누워서 타는 자전거)인데 프레임이 수제 카본이다.

 투박한 걸로 봐서 작은 공방에서 만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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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아파트의 지하실엔 각 세대 수만큼 작은 창고들이 있고, 한 쪽엔 동전을 넣어 사용하는 공동 세탁실이 있다.

 아파트라고는 하지만 5층짜리 빌라에 가까운 규모라 아마 이런 방식이 가능한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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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웜샤워사이트에 입력된 요나의 등록 정보중 기본 제공 항목엔 'Food'가 없다.

 우린 사실 한편으론 이런 집이 편하다.

 음식까지 신경 써야 하는 호스트의 수고가 줄어들면 우리의 부담도 그만큼 줄어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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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갖고 있던 소시지와 야채로 반찬을 만들고 한국식으로 밥을 해서 요나와 같이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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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디선가 고양이 소리가 나는 것 같은데 보이질 않는다.

 

 오랜만에 푸는 애독자 퀴즈 => 사진에서 고양이는 어디 있을까요? (정답은 마지막 사진으로 올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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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도 한국인 자전거 여행자가 왔었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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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나가 밤늦게까지 일을 한다는 얘길 들었기 때문에 여행이야기는 짧게 마무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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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날 아침, 요나가 혹시 우리의 아침식사 때문에 신경을 쓸까 봐 일어나자마자 일찍 짐을 챙겨서 내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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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린 한국에서 출발하기 전, 외국인 친구를 사귀게 되면 선물로 뭘 줘야 할까 고민하다가 천원짜리 신권 50장을 준비했었다.

 인사동에서 파는 중국산 기념품은 별로 의미가 없을 것 같고, 부피와 무게의 부담이 적으면서 한국에서만 구할 수 있는 걸 찾다 보니 지폐로 정한 것이다.

 신권은 일반 은행에선 구하기 힘들어서 한국은행까지 찾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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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에선 길에서 만난 여행자에게 주었고, 유럽에선 주로 웜샤워 호스트에게 선물했다.

 웜샤워 호스트들에게 이 지폐를 줄 때에는, 내가 나름대로 정리한 의미를 설명해줬다.

 "이 지폐의 단위인 '천'은, 동양에선 하늘을 의미하고 복을 기원할 때 쓰는(천수를 누리시길.. 등) 단어와 같은 음을 갖고 있기 때문에 당신에게 행운을 기원하는 의미로 드립니다"

 

 영어로 번역하면 이렇다.---> this money, lucky money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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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럽 사람들은 천원권 지폐를 보면 대부분 모델에 대해 물어본다.

 내가 한국의 'classical scholar(고전학자)' 라고 말하면 약간 의아해한다.

 하긴 다른 나라들은 대부분 대통령급을 모델로 사용하니 이상할만도 하다. 

 덕분에 퇴계 이황 선생의 위상이 유럽에서 조금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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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나가 여러 나라들의 화폐를 수집하고 있길래 천원 지폐와 함께 내 지갑 속에 남아있던 중국,홍콩,마카오 화폐까지 주었는데, 다행히 동양의 화폐는 거의 갖고 있지 않아서 더 보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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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을 빠져나와서 강물 수위가 많이 낮아졌기를 기대하며 마인 강줄기를 찾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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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인강은 도나우강과 이어져 있는데 그 형태로 봐서 연결구간은 아마 인공 운하인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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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직선으로 뻗은 강길을 달리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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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의 아주머니들은 이렇게 마실을 다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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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제 길에서 만났던 할머니 라이더를 다시 만났다.

 우리와 같은 방향으로 진행하다가 만났다면 코스가 같아서 만났겠거니 하겠는데, 저 난간을 사이에 두고 서로 엇갈려 지나가다가 만난 것이었다.

 저 길은 강변길과 만나는 지점도 드문 길이라 더 신기했다.

 서로가 반가워서 한바탕 웃고 헤어지면서도 할머니는 유머를 잊지 않는다.

 

 " 내일 또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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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캠핑장을 찾아다니는 방법 중 중요한 것은, 숙소(와이파이가 되는 장소)에서 출발하기 전에 미리 스마트폰의 구글 지도를 활성화시켜 놓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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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활성화가 적합한 단어인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이 '활성화'에 대해서 설명하자면..

 

 와이파이가 되는 장소에서 구글 지도를 띄워 놓고 나의 현재 위치부터 목적지까지의 화면을 이동시키면 그 '화면' 들이 스마트폰에 '입력' 되는데, 그렇게 한번 입력된 지도 화면은 와이파이가 안되는 지역에서도 볼 수 있다.

 그리고 스마트폰엔 GPS 장치가 내장되어 있어서 내 위치가 표시되기 때문에, 내가 지금까지 얼마큼 이동했고 목적지까진 얼마나 남았는지가 파악된다.

 단, 스마트폰 전원을 끄게 되면 입력된 지도가 사라질 수 있다.

 입력을 할 때, 길이 복잡한 구간 화면에서는 확대를 해가며 화면을 넘기는 요령도 필요하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나중에 지도를 확대했을때 흐려서 구분이 되지 않는다.

 

 이 방법은 우리가 유럽여행을 마칠 때까지 아주 유용하게 사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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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캠핑장도 그 스마트폰 기능이 없었다면 찾지 못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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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를 저렴하게 숙박시켜준 캠핑장에게 고마운 마음을 남기고 다시 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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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나우강으로 이어지는 마인 강변의 경치도 '쾌적함' 의 진수를 보여주기에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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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만 상당구간이 비포장도로라서 짐을 많이 실은 자전거엔 트러블이 생기곤 한다.

 지금은 날카로운 이물질에 찔린 펑크가 아니라, 타이어의 약간씩 갈라진 틈으로 들어간 모래가 잦은 덜컹거림으로 인해 튜브와의 마찰이 생기면서 펑크가 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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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뾰족한 돌들이 많은 길은 우회해가면서 문을 닫은 캠핑장 몇 개를 지나치고 나서야 겨우 영업을 하는 캠핑장을 찾아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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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에서 가져온  튜브형 고추장이 중국에선 개봉도 못하고 중력을 가중시켰지만, 유럽에선 필요할 때마다 우리의 느끼함을 달래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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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행 도중 같은 날 구입해서 같은 거리를 달리며 마모된 운동화 깔창인데, 박대리 깔창이 더 닳았다.

 짐도 내가 10kg 이상 더 싣고 달렸는데 어찌 된 일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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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대리는 물리적으로 해석이 불가한 여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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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행히 홍수 피해를 입지 않은 캠핑장을 잘 찾아서 편하게 하룻밤을 또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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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 날 다시 경쾌한 페달질로 마인강을 따라 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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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씩 대형 유람선이 지나갈 때면 엽서의 한 장면이 만들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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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겐스부르크란 도시에 도착했다.

 강변에 위치한 캠핑장들은 범람했던 물이 빠지긴 했지만 아직 복구가 되질 않아서 도심 한가운데 있는 캠핑장으로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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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캠핑장은 도심에 있어서인지 비싸다.

 시설이 좋긴 하지만 하루 이용료로 20유로(삼만원)가 넘는 캠핑장은 처음이다.

 와이파이 사용료도 시간당 3천원 정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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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도 싱싱한 생고기를 살 수 있는 대형마켓이 가까이 있고, 편의시설이 인접해 있으니 비싼 이용료가 아깝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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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을 연 캠핑장이 많지 않으니 다른 자전거 여행자들에게도 선택의 여지가 별로 없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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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많은 자전거 여행자와 같이 숙박한 캠핑장은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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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고 유럽에서는 처음으로 같은 동양인 여행자를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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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키'란 이름의 일본인인데, 유키상도 우릴 보고는 무척 반가워한다.

 저녁엔 와인을 같이 마시며 이런저런 얘기를 했다.

 하루에 얼마나 이동하냐고 물어보니 매일 100km 씩 간단다.

 우린 평균 70km 씩 겨우 가는데... 놀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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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아침 일어나니 유키상이 벌써 짐을 챙겨 출발했다.

우리도 짐을 챙겨서 캠핑장을 나온 후 도나우강줄기로 진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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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 캠핑장은 55km쯤 떨어진 '스트라우빙'이란 도시 근처 캠핑장인데, 그 인근에 다른 캠핑장이 없어서 역시 선택의 여지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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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곳이 침수로 인해 문을 닫았다면 어쩔 수 없이 비싼 숙박업소에 들어가야 하니, 마음속으로 높은 지대에 있어주기를 기대하며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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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행히 문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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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런데 여기서부터는 캠핑장이 한산하다.

 홍수 피해에서 복구된 지가 얼마 안 됐거나 가까스로 침수가 되지 않았다는 증거일 것이다.

 외국인인 우리와 달리 유럽인들은 아마 캠핑장 이용을 일찌감치 포기하고 숙박업소로 갔거나, 내륙 루트로 변경하지 않았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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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수 때문에 모기가 많아졌다.

 저 뒤에 보이는 나무 근처로 가면 단 5초 만에 수십 마리의 모기와 피를 나눈 형제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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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런데 여기서도 또 재회가 이루어졌다.

 우리가 샤워를 끝내고 저녁식사까지 마친 시간에 유키상이 지친 표정으로 캠핑장에 들어왔다.

 우리보다 먼저 출발했었고, 하루 100km 씩 간다기에 당연히 다음 도시쯤 가 있겠지 했는데...의외다.

 아마 나이에 맞게 오로지 아날로그(종이 지도와 나침반)만으로 길을 찾아다니다 보니 우회 루트에서 길을 헤맨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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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나저나 일요일인 이 날, 우린 가지고 있던 식량으로 충분한 식사를 했는데 취사도구 없이 오로지 식당만 이용하는 유키상이 저녁을 해결하지 못해 난감하다.

 이 캠핑장에 들어올 때 보니 레스토랑 문이 굳게 닫혀 있었고 근처엔 식당도 안 보였다.

 다행히 우리에게 비상식량으로 사두었던 라면이 남아 있어서 끓여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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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척 고마워하는 유키상에게 스마트폰 활용법과 웜샤워 사이트도 알려 주었다.

 그런 방법이 있었는지 몰랐다며 놀라워한다.

 자전거 여행자들은 언제 어디서 만나든 이렇게 서로에게 좋은 협력자이자 친구가 된다.

 그리고 디지털의 편리함은 이런 아날로그적인 관계를 더욱더 돈독하게 해주는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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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남부 쪽으로 갈수록 본격적인 홍수 피해의 흔적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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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답을 맞추신 분께는 마일리지 1,000 점을 드립니다. 백만점이 되시면.... 독일 라면을 드리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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