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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사 박대리의 페르마타] 37. 벨기에,룩셈부르크를 거쳐 프랑스로..

by 김기사 posted Mar 30,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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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시 자전거를 끌고 나섰지만 벨기에의 지형은 산이 너무 많았다.

 평지가 거의 없다고 봐도 될 정도이다.

 끌다가 내리막길 나오면 올라타고.. 다시 내려서 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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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까지 복잡해서 GPS를 켜고 가는데도 잘못 들어서기 일쑤다.

이 사진도 엉뚱한 길로 들어섰다가 눈에 띈 장면인데, 어느 집 주인이 2차 대전 때 나 사용됐었던 오래된 지프차를 모아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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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골동품을 눈앞에서 볼 수 있는 행운도 자전거 여행자만이 누릴 수 있는 보너스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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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 대 정도 됐었는데 모으느라 적지 않은 돈이 들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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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로 행인의 접근을 막아 놓은 전시장 안에는 기관총까지 적재된 소형 장갑차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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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저나 벨기에를 벗어날 생각을 하니 막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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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여행의 마지막 국가인 터키까지 가려면 앞으로 거쳐야 할 나라가 10개가 넘는데..

이러다간 한 달에 두 나라도 힘들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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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처음 유럽에 발을 들여놓을 때, 앞으로의 일정에서 기차나 버스를 타지 않고 오로지 자전거로만 완주하기로 원칙을 세웠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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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 때에는 너무 힘들어서 기차로 점프를 하거나, 룩셈부르크와 프랑스를 포기하고 바로 독일로 방향을 틀까도 고민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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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건 그렇고..

 캠핑장까지 안 보이니 당장 오늘 누울 곳이 걱정이다.

 

 지금 보이는 정원의 집주인에게 근처 캠핑장 위치를 물으니 우리가 진행해야 할 반대 방향으로 10km 지점에 있단다.

 평지라면 갈만하지만 여기까지 오면서 거의 자전거를 끌고 올라오다시피 했는데 다시 거꾸로 갔다가 내일 다시 올라올 생각을 하니 염치없는 부탁까지 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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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세가 70은 넘어 보이는 노부부께서 집을 새로 구입하셨는지 내부 전체를 리모델링 하고 계셨는데 특이한 점은 인부를 쓰지 않고 본인들이 이 집에 출퇴근을 하면서 직접 모든 공사를 한다고 하신다.

 (이후로도 이런 비슷한 상황을 종종 보았다. 복합적인 이유로 그렇게 하겠지만 아마 유럽의 비싼 인건비도 그중 하나가 아닐까 싶다.)

 

 저녁이 가까워 오는 시간이라 무척 바쁘실 텐데도 우리의 캠핑을 허락하시고 식수까지 받아다 주셨다.

 공사 시점이 한창이라 화장실은 전혀 사용을 못하는 상황이고 조금 있으면 본인들이 주무실 다른 집으로 가야 하실 텐데 우리를 믿고 밤새 빈집 정원으로 있어야 하는 공간을 빌려주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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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텐트를 치고 짐 정리를 하고 있는 동안 어디서 구해오셨는지 콜라를 네 캔 이나 갖다 주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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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 날 아침 혹시라도 우리로 인해 정원이 더러워졌는지 재차 확인 후, 어딘가에서 이곳을 향해 오시고 계실 그분들께 마음으로나마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 다시 자전거 위에 올라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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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평지가 나오나 싶다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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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다양한 길들의 연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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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지만 길을 가다가 보이는 소들의 표정을 보면 나도 모르게 입가에 웃음이 번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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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식동물들은 참 귀엽다.

 

가끔은 질투가 나기도 한다.

푸르고 싱싱한 풀들이 사방에 널려 있어서 얘네들이 하루 종일 뜯어먹어도 티가 안날 지경이다.

우린 이렇게 하루 종일 배고프고 고달픈데 얘들은 언제나 진수성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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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힘들지만 결국 처음 결심했던 것처럼 우리 다리 힘만으로 완주를 하기로 했다. 

 이렇게 좋은 환경과 친절한 사람들이 많은 곳에서 잠시 라이딩이 힘들다고 피해 갈 순 없다.

 약해졌었던 나의 모습을 반성한 후 다시 기운을 내서 벨기에 마지막 도시인 Arlon(아흘롱)을 향해 힘찬 패달질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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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국 아흘롱에 도착하고 말았다.

 나중에 검색을 통해 알게 된 사실이지만 벨기에가 뚜르드프랑스(유럽의 유명한 도로 싸이클 대회) 코스로 가끔 포함 된단다.

 하드코스로는 아주 적합한 지형이라는 걸 우리가 직접 체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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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이 천근만근이다.

아흘롱 시내 중심가에 전시된 저 탱크보다 내 몸이 더 무거운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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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서가 보이길래 들어가서 근처 캠핑장 위치를 물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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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곳으로의 자전거여행에서 경찰서나 관공서는 아주 좋은 안내소이다.

해당 지역에 관해서는 충분히 만족할만한 정보를 갖고 있으며 또 근무자들 대부분이 성의껏 알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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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내에서 멀지 않은 곳에 Arlon의 유일한 캠핑장이 있었고 우린 오랜만에 돈을 주고 우리의 공간을 빌려 쓸 수 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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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런데 다시 작은 문제가 생겼다.

 일요일이라 상점들이 거의 문을 열지 않은 것이다.

 비교적 소득수준이 높은 서유럽에서는 일요일에 물건을 구입하기가 매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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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구멍가게 하나도 문을 열지 않았고 식량이 바닥난 우린 허탈해하고 있었는데, 그때 박 찬씨가 챙겨준 컵라면이 생각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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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우린 또 하나의 고비를 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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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지친 하루를 무사히 보내고 다음 날 아침이 되었는데 비가 꽤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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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이라 마트에서 갖가지 음식재료를 사와서 일단 영양 보충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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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안 왔어도 어차피 이 캠핑장에서 하루 더 쉴 생각을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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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닥까지 내려간 체력도 보충하고 각종 전기용품들도 충전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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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유럽이 물가가 비싸다고는 하나 대형슈퍼의 장바구니 물가는 오히려 한국보다 싼 것 같다.

 이 부분은 우리가 좀 더 많은 국가를 체험하고 다양한 물품을 구매해 봐야 정확한 데이터가 나오겠지만, 적어도 육류(소,돼지)와 일부 과일들은 한국보다 확실히 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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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 이상이 튜닝된 이런 바이크는 인건비 비중이 높으니 당연히 비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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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자의 저렴한 인건비는 적은 비용으로도 이렇게 훌륭한 요리를 만들어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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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까지 비가 내렸다.

약간의 돈(하루 12유로)만 내면 먹고 자는 데에 부족할게 없는 이 시설에서 우린 떨어진 체력을 계속 끌어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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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로 여러 캠핑장을 이용해 봤는데 이 캠핑장이 가격 대비 괜찮은 곳이었다.

나중에 아흘롱을 거쳐갈 자전거여행자는 참고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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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박 4일간의 꿀맛 같은 휴식으로 우린 다시 체력을 되찾았고 룩셈부르크와의 국경을 향해 힘차게 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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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기에를 벗어나는 길은 다행히 완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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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멀리 작은 산등성이들도 오랜만에 본다.

이제 큰 산들의 향연은 끝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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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에서 작기로는 손꼽힐만한 룩셈부르크에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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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유럽의 신호등은 머리 위에 위치하지 않고 주로 차도 옆에 세워져 있는데 룩셈부르크 신호등은 색깔만 다른게 아니라 부호까지 들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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룩셈부르크는 작지만 선진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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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 또한 비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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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렇게 작은 음식들도 가격이 만만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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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집 바깥에 있는 테이블도 테이블 사용료를 내야 사용할 수 있다.

그래서 자전거여행자들에겐 이런 분수대 앞 벤치가 더 어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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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기에에서 아침을 먹고 도착한 룩셈부르크가 워낙 작은 나라이다보니 하루 세끼를 각각 다른 나라에서 먹게 됐다.

콜라값도 아까워서 빅맥 하나씩만 먹고 이제 저녁식사를 하러 프랑스로 출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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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번호판에서 프랑스 표시가 자주 눈에 띄는 걸 보니 프랑스가 가까워졌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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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 동네로 가는 표지판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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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리번거리며 라이딩을 했지만 결국 확실한 국경을 찾지 못했다.

아마 이 사진이 국경을 표시하는 경계선이 아닐까 추측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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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티옹빌(Thionville)의 어느 작은 마을로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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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동네는 며칠 전 박대리가 이메일을 보낸 웜샤워 호스트의 집이 있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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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역시 주소와 구글 지도만으로 이 호스트의 집에 잘 도착했다.

 

내가 평소 갖고 있던 프랑스인들에 대한 이미지를 다시 원점으로 돌려놓은 이 가족의 스토리에 대해서는 다음 여행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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