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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사 박대리의 페르마타] 12 상주에 간 까닭은?

by 김기사 posted Mar 05,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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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가주점은 조식을 2,500원(2인) 정도에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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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식을 먹고 난징을 빠져나갈 루트를 찾아야 한다.

 난징같은 복잡한 도시는 나침반과 지도만으로 빠져나오기가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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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처음으로 GPS를 써보기로 했다.

 가지고 온 기종은 아센850 인데, 사용법이 무척 복잡하다.

 매뉴얼을 여러번 읽어봐도 모르겠다.

 

 이렇게 어려운건.....무조건 박대리 담당이다.

 구글 지도를 열어서 가야 할 경로를 일일이 입력해야 하는데, 지구력 좋은 박대리가 결국 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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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급형 기종이라서 달랑 실선 하나로 표기되지만, 구글지도에 미리 그려 놓은 경로대로 나를 안내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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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어려운 기계를 드디어 효율적으로 사용하게 만들어 준 박대리에게 잠시 '기사 작위'를 주기로 했다.

 (박기사, 당신 때문에 난징을 헤매지 않고 단번에 빠져나왔었음을 인정하겠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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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점심시간에 때마침 나타난 로컬음식점이다.

 철거 직전인듯한 건물인데, 이런 곳에서 식당이 영업을 하고 있다는게 신기할 지경이다.

 그러나 허기진 상태는 우리를 반지원정대로 만들었다.

 

 "저 어두운 굴 안에서 무엇이 나타나든 물러서지 않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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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격은 무척 착하다.(2,000원)

 유창한 손짓으로, 메뉴판 가장 위에 적혀 있는 걸 달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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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헉...곱창 국수..

 누린내의 진수를 맛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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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쪽으로 내려갈수록 날씨가 따뜻해지기 때문에 여름용 운동화를 하나씩 샀다.

 박대리 것만 사려고 했는데, 성룡 따거(형)까지 그려져 있는 이 아다디스 운동화가 단돈 만팔천원.

 내 것까지 충동구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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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정말 좋다.

이렇게 봄이 오는 것 같다.

더군다나 난징에서 쥐롱까지 이어진 국도는 환상적으로 쾌적하다.

새 신발의 굽이 높아서 잠시 안장 높이를 높이고 있는 모습인데, 사진에 이 날의 쾌적함이 다 나오지 못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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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쥐롱'에 도착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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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느 도시건 처음 도착해서 할 일은 골목 탐방.

 그런데 이 동네 골목엔 뭔가 특이한 게(화살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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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지? 하고 다가가 보니.... 변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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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에서 잠시 꺼내놓은 게 아니라, 집 앞 골목에 버젓이 변기를 박아놓았다.

 중국의 배설 문화는 정말 과감하고 솔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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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대리는 쾌적한 공원에서 과자 먹는 걸 좋아한다.

근처 마켓에서 과자와 음료수, 질소 한봉지를 사가지고 호수공원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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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대리 신났다.

 나한테 사진 찍어달라는 요청이 수시로 들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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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 신을 신고 뛰어보자 폴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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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자세히 보니, 여기 별로 쾌적하지 않다.

수량이 적은데다가 각종 오물만 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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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들도 모두 등을 돌리고 있다.

허탈하지만 여행자는 이런 일에 낙심하면 안된다.

 

세상엔 더 슬픈 일들이 많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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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사자가 아니란 걸 알아버린 후 슬픔에 빠진 이 견공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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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는 초원을 지배하는 사자로 자랄 것을 확신했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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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런 굴욕 앞에서도 전혀 쫄지 않고 날 물어버리겠다며 으르렁거리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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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날 이렇게 도망가게 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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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넌 다시 태어나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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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앞뒤가 구분 안되는 이런 털뭉치조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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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래에 이렇게 럭셔리한 견공을 꿈꾸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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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운 없으면 유기견이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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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 세상을 향해 눈을 부라려 봤자... 별로 변하는 건 없다.

 

 

 

 난 이 나라를 여행하면서 가끔 도를 닦는 느낌이 들 때가 있다.

 그리고 중국에 와서 가장 많이 드는 생각 중 하나가...

'그럴 수도 있고, 저럴 수도 있다'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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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 요원도 배치되지 않은 인도를 걷다가, 위에서 떨어진 간판 조각에 깔릴 수도 있을 것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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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전거를 타고 공무원이 그려준 친절한 표시만 따라가다가 가로수를 들이 받을 수도 있을 것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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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단 횡단을 하다가 전력질주하는 차량들에게 갇혀버릴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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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또한 횡단보도를 걷다가도 수시로 역주행하는 오토바이와 맞닥뜨릴 수 있을 것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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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침에 일어나보니 내 오토바이가 뼈대만 남을 수도 있는 곳이 여기 중국이다.

 

 수많은 민족과 다양한 문화, 방대한 국토를 가진 이 나라는 여행하기에 충분히 매력적인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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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컨더지(KFC)에서 조식 메뉴를 먹어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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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침 일찍부터 외식을 하는 중국인들을 위해 6시부터 이 메뉴들을 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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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 대비 비교적 무난한 수준의 식사를 하고 쥐롱을 떠날 채비를 했다.

 

 


 

 

 카메라(소형 삼각대) , 건전지(AA,AAA) , GPS , 노트북 , MP3 , 스피커 , DMB , 멀티콘센트 , 카드리더기 , 핸드폰충전셋(배터리팩) , 예비전조등,후미등 , 전조등배터리충전셋, 무선공유기, 공인인증서USB, 랜선, 텐트 , 텐트수리킷 , 침낭 , 실크내의 , 그라운드시트 , 미니의자 , 미니테이블 , 물백, 물병, 우산, 빨래줄, 빨래집게, 노끈, 슬리퍼, 구급약(밴드), 일회용방석, 매트리스 , 에어베게 , 버너 , 코펠 , 수저셋 , 칼(독일제), 방수더블백, 마스크 , 수건 , 일상복 , 속옷 , 라이딩복, 장갑여분, 양말, 모자, 고글(고글끈) , 썬크림 , 모기약 , 세탁세제 , 비누(리체나) , 칫솔 , 샤워타올 , 면도기 , 물티슈 , 휴지, 텐트실내랜턴, 손톱깍기, 카타딘정수기, 헬멧, 고무장갑, 드라이기, 공구셋 , 펑크패치 , 튜브 , 체인오일 , 패킹고무 , 번호키 , 케이블타이 , 전기테이프 , 가위 , 나침반 , 지도 ,여분브레이크패드, 여분나사, 여분백미러, 펌프2개, 라텍스장갑, 철사, 자물쇠, 여권, 신분증, 여권사진(증명사진), 대사관/영사관 전화번호, 여권복사본, 각종 예방접종, 달러, 신용카드, 씨티은행인출카드, 각종계좌번호, 선물용천원권지폐, 볼펜,  

 

  

 다 읽어보신 분께는 죄송하다.(괜한 고생 하셨다..)

 1년 동안 작성했던 여행준비물 목록인데, 반짇고리를 깜빡 넣지 않은 걸 얘기하려다 보니 저걸 끌어다 붙이게 됐다.

 

 그걸 빼먹다니..

 반짇고리 때문에 귀국할 수도 없고...

 

 정보를 모아보니 상주에 거주하시는 산돌님(자여사 회원)께서 모든 걸 구비하고 계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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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코스는 상주다.

반짇고리 얻으러 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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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돌님 아파트에 도착했다.

  중국에 와서 첫 번째 한국인을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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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히 휴대용 반짇고리가 있다고 하여 바로 탈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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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런데 산돌 따거(나보다 6살 형님이시다)가 그냥 가지 말고 밥이나 먹고 가라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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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푸짐한 훠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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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돌 형님이 얘기한 밥은 한 끼가 아니었다.

 다음날 북엇국까지 포함하여 이틀을 산돌산장에서 먹었다.

 

 질소 한 봉지만 달라고 했는데 푸짐한 감자칩까지 얻은 셈이다.

 

 산돌 따거 씨에씨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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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돌산장에서 만난 또 한 팀의 자전거 여행 가족인 네모난공님(자여사 닉네임) 가족이다.

 우리보다 조금 늦게 중국에 들어오셨는데, 애들까지 데리고 1년간 자전거 세계여행을 결심하신 대단한 분들이다.

 

 사십대 중반의 나이에 모든걸 잠시 멈추고 출발해야만 했던 애틋한 사연을 듣고, 나의 인류애가 또다시 요동쳤다.

 닉네임인 '네모난공'은 주사위를 의미하는 것 같은데, 내 나름대로 해석하자면 반드시 한가지 숫자만을 표시해야만 하는 우리 40대의 숙명과

수학적으로 지면과의 정확한 접점을 표기할 수 없는 공의 자유로움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게 아닌가 싶다. 

 

 이분들이 무사히 완주하여 한국에서 많은 얘기 보따리를 내게 풀어주시기를 기대한다.

 

 내일 이분들은 항저우 쪽으로 출발하고, 우린 쑤저우(소주)로 가서 상해쪽으로 방향을 잡는다.

 아마 항저우쯤에서 다시 한번 조인할 가능성도 있다.

 

 서로의 안전 라이딩이 더욱 간절해지는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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