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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사 박대리의 페르마타] 2. 첫 날의 야영

by 김기사 posted Feb 25,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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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은 지금 춘절(한국의 구정 설) 기간이다.

 중국의 최대 명절이라 10여 일의 기간 동안 수억 명이 고향으로 이동을 하고, 음식점이나 숙소의 상당수가 문을 닫는다.

 (왜 하필 우린 이런 때에 중국에 들어왔을까...)

 



2편1.JPG


 한참을 달리고 난 후 이른 저녁을 먹기 위해 상가들 사이를 돌아다녔지만 문을 연 음식점을 찾지 못했고, 어느 허르스름한 음식점 하나를 간신히 찾아 들어갔다.




2편2.JPG


 뭘 어떻게 주문해야 할지를 몰라서 버벅거리자 주인이 대충 재료를 골라 담는다.

 그리 비싸보이지 않았는데 얼마냐고 물으니 80위안(한화 15,000원)을 부른다.

 이번 여행에서 정한 원칙 중 하나가 '현지에서 지나친 가격 흥정을 하지 않는다' 이고, 한 번쯤 바가지를 써보는 것도 괜찮겠다 싶어서 주문을 했으나..

 가격은 둘째 치고...너무 짜고 맛없다.

 특히 오른쪽 미니족발은 거의 옛날 장조림 수준. 

 



2편3.JPG


 식당에서 나온 다음에 문제가 생겼다.

 한국의 공간에 내 관념이 고정되어 있었는지 난 대륙의 넓이를 너무 만만하게 생각했고, 해가 서서히 지고 있는데도 곧 숙소가 나올 것이라 생각해서 계속 패달을 밟다가 고속도로같은 한적한 도로 위에 갇혀버린 것이다.

 

 한참을 달렸으나 건물들은 별로 안 보이고, 그나마 가끔 나타난 빈관도 영업을 하지 않았다.

 날이 어두워지기 시작했다.

 중국에서의 첫 날이 만만치 않을 것이란 예상은 했었지만 막상 닥치고 보니 어떤 판단을 내려야 할지를 모르겠다.

 ​일단은 그냥 달리기로 했다.

 전조등과 후미등을 켜고 1시간쯤을 더 달렸을까..

 저 멀리서 불빛들이 모여 있는게 보였다.

 그 작은 마을에 들어섰지만 이미 길거리에 인적은 보이지 않는다.

 다행히 그 마을에서 유일해 보이는 구멍가게에 불이 켜져 있길래 문을 두드리고 숙소 위치를 물어보았는데, 앞으로 10km를 더 가야 빈관이 있단다.

 ​그러나 영업을 할지 안할지도 모르는 그 빈관을 찾아서 다시 야간 라이딩을 할 수는 없는 일이었다.

 이 마을에서 오늘 하루를 보내는게 가장 안전할것 같았다.​

 구멍가게 근처 어느 민가에 부탁을 해서 대문 앞에 텐트를 치고 자기로 했다.

 

 첫날의 야영..

 밤부터 눈보라가 몰아치고 영하 10도 밑으로 떨어진 날씨에 체감 온도는 더 낮았다.

 겨울라이딩복을 두 개 겹쳐 입고 깔깔이에 패딩잠바까지 입은 채로 침낭 안에 들어갔지만 난 추워서 거의 잠을 못 잤다.

 워낙 아무데서나 잘 자고 잘 먹는 박대리도, 나만큼은 아니었지만 밤새 반 이상을 뜬 눈으로 보냈다.

 




2편4.JPG


  어쨌든 날이 밝았다.

 ​전날 우리에게 텐트 칠 곳을 안내해 준 동네 슈퍼에서 사온 미지근한 사발면으로 아침을 해결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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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렸다 그쳤다를 반복하는 눈보라 속에서 다시 라이딩을 시작했다.

잠을 제대로 못잤지만 난 비교적 컨디션이 괜찮아서 페달질에 별 무리가 느껴지진 않았다.

 



2편6.JPG


 그러나 박대리는 점점 방전된 밧데리가 되어가고 있었다.

 




2편7.JPG


 차로 하나가 자전거도로이지만 갓길이라 눈이 쌓여 딱딱해져 있었고, 일부 구간은 얼음까지 깔려 있어서 걸어갈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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