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운힐 입문기 - 왜 그 위험한 것을?
슈퍼맨' 호르몬
아드레날린은 인간이 위험상황에 봉착했을 때 일시적인 ‘슈퍼맨’ 상태로 만들어준다.
분비된 아드레날린은 동공확대, 근육긴장, 혈당증가, 심박수를 증가시켜
폭발적인 에너지로 맞서 싸우게 해주는 ‘용기’의 호르몬.
동시에 통증을 완화하는 강력한 진통호르몬 엔도르핀이 증가하여
고통을 느끼는 임계점도 상승하게 된다.
또한 ‘성취중독’ 호르몬이라고 불리기도 하며
그 위기 상황을 극복했을때 쾌감이 강렬하여 번지점프나 롤러코스터, 공포체험 등을
자발적으로 돈을 지불하고 위험을 감수한다.
라이딩 끝나고 슈퍼맨복을 벗으면,
위험상황이 해제되면서 급격히 피로해지고 졸음이 오며
다친 부위에 통증이 서서히 증가된다.
급격한 체내 에너지 소모로 체력지수 저하와
면역력 하락이 일시적으로 발생하여 지속적인 발생빈도는 몸에 독이 된다.
북미에서는 익스트림 스포츠에 몰두하는 이들을 아드레날린 정키라고 부른다.
안녕하세요, 우면산 로컬 라이더 입니다.
지난번 "다운힐 입문기 - 올마유저의 솔직한 느낌"
이어 2편을 적었습니다. (글에는 존대말 생략하겠습니다.)
<나의 MTB 라이프싸이클>
1주에 몇시간 동호인과 라이딩이 끝나고,
자전거를 운동이나 이동수단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는
일상으로 돌아가게 된다.
"그렇게 산에서 빠르게 달리면 위험하지 않아요?"
"점프나 높은데서 막 뛰어내리는거... 위험할텐데..."
라고들 주위에서 물어본다.
나의 대답은;
"위험하지 않으면 재미가 없어요"
올마로 나름 점프나 드랍을 하면
연배가 있는 올마타는 선배들은
"그러다 한방에 훅 간다, 조심햐~"
라이더마다 성향이 다르다.
연륜이 길어 상처와 아픈기억은 많지만 라이딩 자체를 즐기는
MTB "마라톤형" 라이더가 많다.
반면 다운힐러는 다분히 "모험형"
본인도 xc로 시작했고, 트레일, 올마까지 오면서
모험을 즐기는 모험형이란걸 알게되었다.
좀 대담하게 들이대는 라이더 중에
"기분파-모험형"으로 파크 라이딩 중
큰 낙차 사고로
잔차 끝내 접는 경우도 봤다.
모 다운클럽은
야산에 기물을 만들어 시작했다가
도전적인 성격에 점점 드랍대가 높아지더니
경쟁적으로 들이대다가
급기야 회원 과반수가 병원에 입원.
클럽 해체되었다는 전설도 있다.
클럽 연합 라이딩 뒷풀이에서
분위기가 고조되면
팔,다리를 걷어서 다친 상처의 훈장 이야기가 나온다.
수술자국에 철심 이야기가 나오면,
조용히 있다가 쓰윽 스마트폰을 꺼내
다중 골절 x-ray 사진을 보여주는 라이더가 꼭 있다.
그리고 마지막은 항상,
"예전에 진짜 잘타던 000 라고 있었지..."
라는 말이 나오며 안전하게 오래타는게 최고
라는 결론으로 끝이 난다.
다행히 현재 '나의 라이프 싸이클'에는
큰 사고가 기록되어 있지 않다.
<무슨 '재미'가 중헌디?>
아마추어 라이더는
"자기가 재미있게 타면 그게 정답!"
이라고 한다.
아름다운 산들을 많이 다니며 여행을 좋아하시는 라이더.
미션 업힐 구간을 하나씩 클리어 하는 재미를 좋아하는 라이더.
시원한 산바람의 싱글 다운은 빡신 업힐이 있기에 더 즐겁다고 하는 라이더.
혹은 라이딩도 좋지만 마음 맞는사람들과 같이 있기에 더 재미있다고 이야기 한다.
나는 타잔파크에서 프리차로 점프를 처음 해보고
짬뽕맞아 다운힐까지 입문하게 된 케이스.
휘슬러파크에서 풀스피드로 다운하다가
뱅크를 부드럽게 때론 과격한 커티로,
점프대를 보다 높이 멀리, 그리고 멋진 모토윕으로
자유롭게 자전거를 내 몸의 일부처럼 다루며
날고 싶은 본능!
내가 추구하는 '재미' 이다.
"오호~이거사면 좀 더 '재미' 있겠다"
나의 카드가 지름신의 하이패스 진입 순간이다.
'그것'이 있으면 안전하고 더 재미있을것
이라는 자기최면에 걸린다.
<위험한 '재미'>
인간은 다른 동물과 달리
'안전이 보장된 위험'을 즐기는 동물이다.
(내분비학적으로는 아드레날린과 엔도르핀 호르몬의 효과)
문제는 그 '안전한 위험"이 실제로 안전이 보장된 스포츠인가?
불안감이 있을때 인간은 본능적으로 주위 선험자를 참고한다.
둘러보면 다들 잘 타시고 있고 즐겁게 타고있다.
(다치신 분들은 잔차 접거나 병원에 있으니....-_-)
그래도 나이 생각하면 불안하다.
이때 인간은 도구를 써서 안전을 확보하려는 수순을 밟는다.
(이미 꽂힌거라 포기할 생각은 절대 안함... -_-)
다들 수두룩 하게 가지고 있는 보호대.
팔-다리 보호대, 풀페이스는 기본적으로 서너개씩 있다.
더불어
1. 상체 보호대
일단 전신갑주형 저가 제품 하나 사본다.
얼마못가서 벗어버리고, 간편한 가슴등 보호대로 바꾼다.
여전히 불편하다.
그러다 소프트쉘이 편해 보여서 지른다.
왠지 불안하고 덥다.
결국...
2. 골반 하체 보호대
올마때는 허벅지나 골반까지 다쳐보진 않았으나
고속에서 낙차하여 몇바퀴 구르면
안다치는데가 있겠는가?
그러나 착용감이 가장 불편해서 오래 못간다.
(그래도 요건 좀 편해 보인다... 이래서 현재 2개 보유중 -_-)
(최근에보니 쓸만한 소프트쉘 버전이 나왔다...음....-_-*)
3. 넥브레이스
목뼈를 다쳐서 하반신 불구 됐다는 사고사례를 풍문으로 듣게된다.
그리고 선배들이 권장하고
풀페에 깔맞춤하면 사실 좀 멋져보인다.
한방에 훅 간다는 진리앞에 안지를수 없다.
다른건 몰라도 생명과 직결되는 요놈은 좋은거 사야해.
하지만,
목도 없는 장롱에 거치되는 대표적인 보호대!
4. 손목보호대
넥브레이스는 목을 지키고 쇄골을 내준다.
인간은 본능적으로 앞으로 넘어지는 순간
손목과 팔을 내주고 머리나 몸통을 보호하는 생체회로가 작동된다.
보드탈때 가지고 있던 손목보호대도 해보고,
바이크용도 해보고, 손목보호기능 장갑도 해보고.
제대로 잡아주는 느낌이 약해서 볼링 아대까지 시도해 본다.
손목을 단단하게 잡아줄수록
순가락은 순대가 되어간다.
결국 불편해서 안쓴다.
넘어질때 고개는 숙여 가슴으로 말아넣고
손은 주먹으로 짚고
라고 마음속으로 다짐을해도
실제 앞굴 상황에서는 모든걸 잊고 항상 하던데로.......-_-
5. 삿뽀대
여기까지 도달한 라이더는
부적절한 과도 웨잇백으로
쌍방울이 뒷바퀴에 빨려 들어가
지옥문이 열리는 것을 맛본 경험들이 있다.
(생각만해도...아흑~)
문제는 라이더를 위한 디자인이 아니라
업힐 3분뒤부터 거기에 쥐가 내린다.
그리고 원사이즈다.
본인은 작은게 필요한데.....(왜 눈물이...ㅜ_ㅜ)
다치고 나면 꼭 하나씩 사게 되는 보호대.
그리고 슬슬 귀찮아서 벗고 라이딩하면
딱 그날 그곳이 다친다. (희안하죠~)
파크에서 라이딩을 하게 되면
다음과 같은 순간에 아드레날린 펌핑 후 성취의 희열을 느낄수 있다.
- 안되던 스킬이 아주 조금이지만 되는 느낌이 들때!
- 저 정도 드랍은 이제 충분히 하면 되는데...
생각만 하다가 용기내서 시도~
성공했을때!
- 베이직 점프는 이제 익숙하고 비거리를 보면
저 기본 갭점프 충분히 뛰면 될텐데...
생각만 하다가 용기내어 점프~
성공했을때!
새로운 도전을 극복하고
조금씩 배우고 성장하는 그 맛에 타게 된다.
- 회사에서 밀린 일들에 치여 있을때!
- 지루하게 반복되는 일들이 지겨워질때!
시원한 산바람과 산길을 가르며 돌길도 마다않고 우당탕탕
시원하게 질주하는 그 맛에 타게 된다.
이런 맛을 느끼기 위해
위험하지만 그래서 더 재미있는 점프대와 다운길을
좀 더 '안전한 도구'로 즐기게 해주는 것이 다운차라고 생각하게 된다.
(사실은 라이딩이 더 격해지니 더 위험한 나락으로 들어가는 거지만. 0_0)
이제 가족을 생각해야하고,
넘어져 까지면 젊을때는 이틀이면 아물고 나았으나
이젠 1주일이 지나도 낫지 않는 나이임을
한달에 한두번은 꼭 경험하게 된다.
(그것을 느낄땐 참 슬프다)
이런 멋진 스포츠를 왜 젊었을때 몰랐을까 아쉽기만 하다.
그래서 더욱
조금씩 한단계씩 진지하게 라이딩을 하며 레벨업을 시도하게 된다.
무턱대고 들이대는 무식한 라이딩은 권해서도 안되고 해서도 안된다.
내가 그렇게 해서 (운좋게) 배웠다고, 후배들에게 강요해서도 안된다.
"한방에 훅 간다"
단 한번 삐긋에 1년을 날리면 정말 억울하니까.
(다행히 요즘엔 스킬을 가르쳐 주는 사설 또는 비영리 클럽들이 생겨난거 같습니다)
모든 라이더분들이
라이프사이클 선수파-모험형처럼
오래동안 즐기며 탈수 있기를 바랍니다!
참고)
앞선글. '다운힐 입문기 - 올마유저의 솔직한 느낌'
에서도 적었지만 다운차라서 더 안전하다 라기보다
다운차에대한 저의 느낌이라고 봐주시면 되겠습니다.
사실 실력만 된다면, 왠만한 국내 파크에서는 올마가 더 재미있을듯 합니다.
MTB 라이프 사이클 도표 4개는
제가 만든것입니다. 하는일이 공돌이 연구직종이다보니
뭐든지 표나 그래프로 만들어야 직성이 풀립니다. ^^;
라이딩 중 소소하게 넘어지며 스크레치 상처가 많은데
제 라이딩 가방엔 항상 습윤밴드 '듀오덤 울트라씬'
10cm x 10cm 짜리 2장을 항상 넣어두고 다닙니다.
1년에 10장은 기본 사용하는 편.
(참고로 인터넷에서 박스 구매 가능하고 가성비 최고. 강추합니다.)
부상 부위중 안아픈데가 어디 있겠습니까 만은
갈비쪽 부상이 가장 지독하더군요.
아침에 몸을 일으킬때 부터 허걱~
웃지도 못하고, 재채기 나올때는 죽을 맛입니다.
병원 가봐야 기브스도 못하고 방법이 없더군요.
아내에게 처음으로 성공한 갭점프 영상을 찍어서 보여주면
언제나 그렇듯 돌아오는 반응은 "왜 이런짓을 하는지...참..."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