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라오스의 수도인 비엔티엔, 카르스트(석회암) 지형으로 유명한 방비엥,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루앙프라방, 이 세 곳은 라오스를 대표하는 지역이자, 검색되는 라오스 관광 정보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관광지이다.

짧은 시간을 여행사 프로그램대로 움직여서일까..
이번에 비엔티엔과 방비엥을 4박 5일간 배낭여행으로 돌아 본 내 소감 역시 '너무나 익숙한 관광지' 에서 벗어나질 못했다.
방비엥은 비엔티엔과 마찬가지로 이미 대부분의 모습이 관광업으로 뒤덮여 있는 인공 도시가 되어버린 느낌이다.

'라오스의 미소'는 배낭여행을 마치고 다시 시작될 자전거여행에서 찾아보기로 했다.

방비엥 시내는 작은 마을이라서 반나절이면 도보로 구석구석을 돌아 볼 수 있다.
단 석회암 동굴들이나 '블루라군'같은 투어코스는 시내에서 5km~10km 의 거리이므로 오토바이나 자전거를 렌트해서 다녀오는 것이 일반적이다.

시내에는 음식점(서양식 펍)들이 가장 많은데, 미식을 기대하기엔 부족하고 기분을 내는 정도에 눈높이를 맞춰야 만족할 수 있다.

방비엥 하면 자연경관을 가장 으뜸으로 꼽는다.
그다음으론 여행사에서 마련해 놓은 각종 일일투어가 있다.

오토바이를 못 타는 사람들은 '버기카'라고 불리는 이런 걸 타고 돌아다닐 수가 있다.

도착한 첫날은 일단 숙소에서 쉬었고, 다음 날 아침 풍경을 감상하는 것으로 방비엥 관광을 시작했다.

방비엥의 절경은 '카르스트 지형'이라고 해서, 석회암 지대가 오랜 세월 동안 침식작용에 의해 기묘한 형태로 다듬어져 생긴 것이다.

숙소 앞에는 방비엥의 명물 중 하나인 바게트 샌드위치 노점상들이 이른 아침부터 영업을 하고 있었다.

2만킵(3천원) 정도면 둘이서 나눠 먹을 정도의 크기로 아침을 해결한다.

하루 렌탈비 만원을 내고 스쿠터를 빌려서 블루라군을 찾아갔다.

블루라군에 도착해서 입장료(1,400원)를 내고 다리를 건너면 TV 여행 프로에 가끔 등장하는 광경을 볼 수 있다.

보기보다 수심(약 5m)이 깊어서 다이빙을 하기에 적합하다.

역시 서양인들은 수영을 잘한다.

그리고 잘하는 사람이 있으면 못하는 사람도 있는게 세상의 이치다.

그러나 우린 못해도 너무 못했다.

그래도 눈치 안 보고 재밌게 놀다 왔다.

블루라군 인근 경관도 역시 뛰어나다.

다음 날은 '정글 플라이'라고 하는 반나절 투어를 했다.

봉고차를 타고 30분 동안 비포장길을 달리는데 초등학교가 보인다.

한국 금융회사에서 지어준 학교란다.
아직까지 산업화된 사회 기반시설을 자립하기 어려운 형편의 라오스에는 이렇게 선진국들의 손길이 곳곳에 있다.

정글투어 장소에 도착하면 역시 관광객을 상대로 하는 상인들이 보인다.

가이드가 개인 안전 장비 착용을 도와주고..

사진을 찍어 주는 등 정성껏 서비스를 해 준다.

그러나 여기서도 상인들의 표정은 너무 굳어 있다.

비둘기,참새,메추리,박쥐...

물고기, 곤충...
그리고....그 다음은 뭐지..?

그건 그렇고 얘들은 왜 이렇게 모여서 자고 있는 걸까..?

궁금했지만 청설모들이 잠을 깰까봐 조용히 지나쳤다.

10분 정도 가이드를 따라 올라가면..

줄타기 연습장이 나온다.
박대리가 쓰고 있는 게 헬멧인지 무릎 보호대인지에 대한 궁금증을 잠시 접고 나면 막대기가 보이는데, 이건 브레이크다.
줄 타고 내려갈 때 도착지점의 나무와 격렬한 포옹을 하고 싶지 않다면 이 막대기를 놓쳐서는 안된다.

요즘은 비수기라서 우리를 포함해 총 네 명의 관광객이 이 정글 투어에 참가했다.
사진은 대만에서 온 인상 좋은 모녀 관광객이다.

역시 배짱 좋은 박대리 표정이 대만의 긴장감을 갈라놓는다.

난 사실 이런 걸 별로 즐기지 않는데, 박대리는 이런 걸 하면 확실히 본전을 뽑는다.

박대리에겐 1인당 3만원인 투어 가격이 아깝지 않다.

도착지에서는 또 한 명의 안전요원이 안전한 도착을 도와준다.
외줄 건너기와 이런 줄타기 코스가 10여 개 된다.

모든 코스가 끝나면 마지막 서비스로 헬기레펠 훈련같은 수직 강하 체험을 하게 해주는데, 남자들은 미리 사타구니의 벨트 위치를 잘 조정해 놓아야 한다.

안그러면 아까 그 청설모들처럼 깊은 잠에 빠지는 수가 있다.

방비엥에서의 마지막 투어를 마치고 시내로 돌아왔다.
하나에 1,500원 정도 하는 코코넛을 사 먹는 일은 우리에겐 빼놓을 수 없는 하루 일과가 되었다.
박대리도 코코넛을 좋아해서인지 코코넛 없이 뛸 때보다 점프 높이가 높아졌다.

속살을 파먹기 위해 아예 숟가락도 하나 샀다.

이로써 모든 방비엥 일정을 마쳤다.
내일은 비엔티엔에 가서 맡겨놓은 자전거와 짐을 찾은 후, 네모난공님 가족이 기다리고 있는 태국 농카이로 다시 넘어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