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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 한국 제품의 위상은 놀랍다.
지금까지 2,900km 를 달리는 동안 한국 기업들의 간판과 제품들은 대부분 좋은 자리에서 볼 수 있었다.
자동차,휴대폰,가전,의류 등등...
한국 제품들은 이제 중국에서 '비싼 값을 하는' 좋은 물건들이다.
중국의 대형 마트들 중에서도 고급 제품들을 판다는 일본식 할인마트(JUSCO)에서까지 한국산 제품들은 귀한 대접을 받는다.
정말 고무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광저우로 가는 107번 국도는 순탄치 않았다.
쉬고도 싶었지만 한 달 전부터 광저우에서 우리를 기다리는 교민이 두 분이나 있었기 때문에 쉴 수가 없다.
광저우에 도착하여 사전에 미리 연락이 닿았었던 자여사(naver 카페 '자전거로 여행하는 사람들') 회원이신 '발브레끼'님 아파트에 짐을 풀었다.
(발브레끼님에 대해선 나중에..)
모든 시설을 편하게 이용하라며 본인의 집을 완전히 오픈해주신 발브레끼님과의 반가운 첫 만남도 간단히 하고 지하철을 이용해 약속 장소로 나갔다.
한 달 전부터 광저우에 오면 꼭 만나자고 하셨던 이 분..
네이버에서의 이 분 닉네임은 '레너드'인데, 우리 여행기 첫 편부터 응원을 해주신 분이다.
광저우에서 삽겹살과 백주를 대접하겠다며 내 블로그에 열심히 댓글을 올려주셨었다.
만나자마자 환한 얼굴로 우리를 반겨주시고 근처 한인식당에서 푸짐한 한식을 사 주셨다.
이런저런 얘기를 하는 동안 우리의 여행을 순수하게 응원하시는 그 마음이 고스란히 전해져 왔다.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 레너드님과 헤어진 후 다시 발브레끼님 집으로 돌아왔다.
자라도 귀엽지만 어디선가 잡은 자라 두 마리를 기어코 돈으로 바꾸고 말겠다는 소박한 상인의 투지도 귀엽다.
그리고 그 옆으로는 또 많은 전기자전거들이 지나가고 있었다.
땅의아들님은 인근의 유명한 요리점으로 우릴 데리고 가서 그 집의 인기 메뉴들을 사 주셨다.
맨 왼쪽에 계신 분이 땅의아들님, 그 옆에 계신 분이 사모님이시다.
자전거여행이란 축복받은 행사임에 분명하다.
싯스테이에도 짐받이 볼트 구멍이 뚫려 있어서 여행용으로는 손색이 없다.
여행을 무척 좋아하고 많은 여행 스토리를 갖고 계신 땅의아들님과 많은 얘기를 나누었지만 서로 못다 한 얘기가 더 많아 이틀 후 다시 재방문을 하였다.
한참 여행 이야기를 하고 내 머리를 보시더니 이발하러 가자신다.
덕분에 박대리까지 중국 미용실 체험을 하게 됐다.
안 그래도 유럽 가기 전에 이발하려고 했는데 어떻게 그런 내 마음을 아셨는지..
이발을 하고 다시 집에 와서는 요리를 해 먹자고 하신다.
사모님의 음식 솜씨가 홍길동보다 더 신출귀몰하다.
순식간에 이 음식들을 만들어 내셨다.
우리가 택시로 안전하게 귀가했는지 전화까지 주셔서 확인하시고는 오늘 하루를 마무리 하셨다.
이 사진은 발브레끼님의 친구분이 발브레끼님을 찾아오셨다가 아파트 근처 요리집으로 우리까지 초대해서 같이 먹은 음식 사진이다.
우리가 이렇게 대접받아도 되는지 정리조차 제대로 안되고 있는 것 같은데, 여행자라는 이유 하나로 참 많이 얻어먹고 다닌다.
맨 오른쪽 끝에 계신 분이 발브레끼님, 가운데 앉으신 분이 발브레끼님 친구분, 사이에 계신 분은 거래처 바이어이시다.
광저우에서 발브레끼님을 제일 먼저 만났는데도 왜 내가 이 여행기의 마지막 부분에 이 분 얘기를 하려고 하냐면, 이 분에게 우리가 지금 받고 있는 이 고마움이 너무 크기 때문이다.
벌써 이 분의 아파트에서 일주일째 묵고 있는데, 너무도 편하게 지내고 있다.
아예 이 아파트를 우리 마음대로 사용하고 있다.
유럽행 싼 비행기표를 구하다 보니 5월 4일 날 출국하게 되었는데, 보름이나 남은 탑승 날짜까지 물가가 비싼 대도시 광저우 일반숙소에서 지낸다면 일단 그 비용이 만만찮다.
더군다나 5월 초까지 세계적인 박람회가 광저우에서 열리고 있기 때문에 요즘 광저우 숙소 구하기는 몇 배 더 어려운 상황이고 숙박비도 평상시보다 두 배 가까이 올라 있다고 한다.
때마침 자여사 게시판을 통해 발브레끼님이 광저우를 지나는 자전거여행자들에게 숙소를 제공하겠다고 제안을 하셨고, 우리가 그 첫 번째 게스트가 되었다.
이 분은 웜샤워(자전거여행자들의 숙소 제공 사이트) 계정도 운영하신다.
주말도 없이 거의 매일 아침 일찍 출근하셔서 자정 가까이까지 근무하시는 발브레끼님은 우리에게 아예 집 열쇠를 따로 주고 얼마든지 맘 편히 지내라고 하신다.
덕분에 요즘 충분히 쉬면서 산책도 다니고, 자전거 여행자 답지 않은 휴식을 취하고 있다.
우린 날마다 이렇게 다 갖춰진 숙소에서 펑펑 놀고 있는데도 발브레끼님은 오히려 본인의 바쁜 일상 때문에 우리를 못 챙겨준다고 미안해 하신다.
우리가 방안에 놓고 먹을 수 있도록 생수까지 사다 놓으시면서 참 말도 안되는 미안함을 갖고 계시다.
자전거 타는 사람들은 참 착한 사람들이 많다.
여행 좋아하는 사람들 역시 선한 사람이 많다.
우린 자전거를 타면서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들과 만나고 있으니 매일매일 흐뭇한 이야기가 이어지는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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