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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http://blog.naver.com/fifa444444 작성자 (해리스)님의 블로그
네이버 블로거 '해리스' 님께서 여행하시고 작성하신 미국 자전거여행 후기 입니다.
여행 준비 전 준비물과 미국 자전거 여행에 관한 다양한 내용이 있는 후기 입니다.
미국 자전거 여행기를 생각하시는 분들은 해리스 님의 후기를 참조해 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해리스 님께서 여행하신 미국 자전거 여행 후기는
자전거와 사람들 세계여행기에 매주 하나씩 보여 드리게 될 겁니다.]
해리스 님의 미국 자전거 여행 후기 2일차 START!!
민박집에서 눈을 부시시하게 뜨고나니 아침 8시.
'뭐 그냥 천천히 정리하고 나가지 뭐' 라고 생각하고 , 느긋하게 씻고 밥먹은뒤 짐정리를 마쳤습니다.
다 마치고 나오니 10:44 ㅡ.ㅡ;
첫날부터 너무 느리게 행동하는거 아닌가 생각했습니다. 앞으로 이렇게 늦게 출발하는 일은 없도록 다짐하며 페달을 밟습니다.
출발하기전에 한 컷. 헬멧도 삐뚫어졌고...
출발하기전에 대충 넷북으로 캠핑장을 검색해봤습니다. 제가 가려는길쪽에 캠핑장이 있어서 그 곳을 오늘의 목적지로 정했는데 구글맵에서 길찾기로 하니 엄청 복잡하게 나옵니다. 제 스스로 길치는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여기서 까딱하다간 삽질을 해댈 것 같아 GPS를 수시로 보기로 맘먹고 출발합니다. 출발부터 느낌이 불안합니다 ..
어제 한인민박 사장님이 알려준 마트를 가려고 하는데 알려준 방향쪽에 잘 안보여서 몇바퀴 삥 돌다가 그냥 포기하고 가는길에 있겠지 하면서 민박집 있던 동네를 빠져나왔습니다.
공동묘지가 학교 근처에 있어서 좀 의아했습니다.
만약에 NBA 정규시즌에 제가 자전거 여행을 왔다면 여기서 농구경기를 봤을지도 모릅니다.
근데 때는 플레이오프시즌이라 경기가 없어서 포기하고 밖에서 외관이나마 봤습니다.
날씨가 생각보다 덥습니다. 햇빛이 강렬해서 더 그렇게 느낀건지도 모르겠지만 선글라스를 준비 안해온게 살짝 후회가 됬습니다.
강은 시궁창 물인것 같고... 그냥 다리에서 잠깐 쉬었습니다.
배에서 점심먹으라는 신호가 옵니다. 그래서 가는길에 패스트푸드점에 들렸습니다.
무난해보이는거 골랐는데 맛있습니다. 음료수가 셀프 리필인게 맘에 들었습니다. (나중에 보니깐 음료 셀프 리필하는데가 엄청 많더라구요. 우리나라에도 이런 문화가 정착되어야 하는데 말이죠 ㅋ)
첫번째 고비를 점심먹고 가는길에 마주쳤습니다. 길이 3갈래였는데 제가 가야 되는길이 좀 감이 안잡혔습니다. 주위에 지나가는 사람도 없어서 물어볼 사람도 없었고 지나가는 차 세우기에는 힘들었습니다. 그래서 지도를 한참 본 뒤에 가야할 길을 정하고 3개 길을 다 가본뒤에 GPS로 제가 가야되는길이 어딘지 확인하고 가느라 시간을 많이 먹었습니다. 무식하면 몸이 고생한다더니 그 말이 맞다는걸 느낍니다 ㅋ
가는길에 물은 떨어지고 또 온도가 높아서 그런지 물통속의 물이 아주 따뜻해집니다 ㅡ.ㅡ
그래서 지나가는 길에 주택가에서 물 뿌리는 할머니에게 양해를 구하고 물을 좀 얻을 수 있냐고 여쭤봤는데 할머니께서 얼음도 같이 줄까? 하셔서 고맙다고 말씀드리고 얼음물을 받았습니다 ^^
물을 사기 위해 큰 대형마트에 들렀습니다. 정말 커서 어지간한건 다있더라구요.
그래서 직원한테 캠핑용 프로판 가스도 있냐고 물어봤는데 친절하게 안내해줍니다. 근데 가스를 보니깐 제가 한국에서 가져온 버너와 맞을지에 대해 의구심이 갑니다... 그 가스를 보고 있자니 어짜피 다른 마트에 가도 이런 가스를 팔텐데 하는 생각이 들어서 그냥 버너 상관없이 샀습니다. 가스를 사자마자 제가 한국에서 가져온 버너와 맞는지 끼워봤는데 버너에 들어있었던 어댑터를 사용해도 도무지 맞질 않습니다. 순간 조금 짜증이 났지만, 마트에서 버너도 팔던게 기억이 나서 다시 마트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간단하게 가스에 끼워서 쓸 수 있는 버너였는데 가격은 9달러. 어차피 제가 가져온 버너에 맞는 가스를 사기는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버너도 사버렸습니다 ㅡ.ㅡ;
해서는 안되지만 오줌이 너무 마려운데 화장실 찾기 어려울땐 자전거를 세워두고 풀속 깊숙히 들어가서 해결을 봤습니다^^
아직은 도시? 내부인지라 큰 업힐이나 다운힐은 나오지 않지만 가끔 이렇게 다운힐이 쭉 나오면 엄청 시원합니다.
해가 슬금슬금 져가고 배가 고파옵니다. 목적지는 아직 더 한참 남았는데 말이죠..
그전에 가스와 버너를 샀지만 따로 뭔가 지금 해먹기에는 시간이 부족합니다. 그래서 일단 멕시코 음식같은걸 파는 곳에 들어가서 타코를 먹었습니다. 음식점에 자전거를 주차하려는데 직원이 직접 나와 주차를 도와줘서 기분좋게 타코도 먹고 나왔습니다 ^^
미국의 학교 운동장 풍경입니다. 저녁인데 가족끼리 나와서 시간을 보내는 모습입니다.
잠자리를 구해야할 시간인데 아직도 목적지에 자전거를 끌고 갑니다. '오늘 내가 도착할 수는 있을까?' , '오늘 도착 못하면 어디서 자야되지?', '자전거는 또 왜이렇게 안나가..' 별에별 생각이 다드면서 초조해지니 급하게 페달을 밟게 됩니다. 근데 자전거가 이상하리라만큼 잘 나가지 않습니다.
자전거가 무겁긴해도 평지에서 속도를 유지하는건 그렇게 어렵지 않았는데 뭔가 이상합니다... 그래서 봤더니 브레이크 패드와 휠의 림부분이 자꾸 닿는듯하여 그거를 교정하는데 시간을 조금 소비했습니다.
저를 지체하게 만든 브레이크 패드.
이제 시간은 거의 8시. 땅꺼미가 스물스물 져갑니다. 핸드폰에 담긴 지도와 현재 제 위치를 파악해보니 오늘 목적지였던 캠핑장에 가는것은 무리로 보입니다. 낙담하고 전봇대에 몸을 기댄채 어떻게 해야되는지 생각을 해봤는데 일반 도로 옆 공터에 텐트를 치는건 너무 위험해보여서 가정집에 양해를 구하고 텐트를 칠 수 있나 알아보기로 맘먹었습니다.
그리고 좀 더 자전거를 끌고 가다가 한 집이 나와서 노크 했습니다.
조금 무뚝뚝해보이는 아저씨가 나옵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한국에서 온 자전거 여행자 인데요. 제가 오늘 Eastern Shore RV Park 를 가려고 했는데 늦어서 못갈 것 같아요. 실례지만 차고 앞에 텐트 하루만 쳐도 될까요? "
"그건 안될 것 같은데.. 친구나 가족한테 연락해봐"
"제가 여기에 친구나 가족이 없어서요.. 텐트만 하루 치는데 안될까요?"
"미안하지만 안될 것 같아"
처음 뵌 아저씨는 저를 상당히 경계하는 태도였고, 왜 여기를 방문했냐는듯한 표정이었습니다.
그래서 건너집에 가서 벨을 눌렀는데 아무도 나오지 않습니다. 잠을 잘 곳을 못찾으니 답답합니다. 일단 이 마을을 벗어나기로 하고 다음 마을에 가서 알아보기로 결정했습니다. 다음 마을에 도착해서 어느 집의 벨을 무작정; 눌렀습니다.
아주머니가 나오시는데 같이 나온 개가 저를 반깁니다.
"자전거 여행자인데요. 제가 오늘 캠핑장에 못갈 것 같은데 혹시 실례가 되지 않는다면 앞마당에서 텐트치고 하룻밤 잘 수 있을까요?" 아주머니의 첫인상이 좋으셔서 기대감을 가지고 물어봤습니다 ㅎ
"응. 되지. 잠깐만 남편한테 물어볼께." 잠시후 남편분도 나오셔서 저한테 물어봅니다.
"오늘 Eastern Shore RV Park 를 간다고? 거기 여기서 멀지 않은데.. 아마 이길로 쭉 가면 나올꺼야."
"제가 볼 때 지금 좀 늦은 것 같아요. 그래서 일단 하룻밤 보내고 그길을 지나야할 것 같아요."
아주머니는 내 말을 알아들으신건지 기꺼이 자기 앞마당에서 자도 된다고 말씀해주신다. 근데 앞마당 앞에는 도로가 있으니 조용한 뒷마당에서 자는게 어떠냐고 물어보신다. 그래서 당연히 그래도 되냐고 여쭤보니 물론이라고 말하셔서 바로 자전거를 끌고 뒷마당으로 이동했습니다.
"물이나 뭣 좀 먹을래? 피넛버터와 잼을 바른 샌드위치는 어때? 괜찮아? 사과도 줄께"
생각외로 친절하게 대해주셔서 너무 고마웠습니다. 처음 보는 사람한테 자리 내어주고 음식주는게 쉽지가 않은데 저한테 잘해줘서 놀랐습니다. 텐트를 치고 있으니 아주머니께서 음식을 갖고 나오십니다.
"뒷마당을 잠그지 않았는데 남편한테 차 이동시키고 정리하라 할께"
"네, 감사합니다. 잘 먹을께요"
저한테 챙겨주신 음식을 게눈감추듯 먹어치우고 바로 잠에 들었습니다. 길때문에 고생한 탓인지 피로가 쌓여서 바로 잠들었습니다.
할아버지의 차고. 여기 옆에서 잠을 잤습니다.
아침에 눈을 뜨고 기지개를 펴는데 할아버지께서 나오십니다.
"잠은 잘 잤어? 좀 씻을래? "
"아, 그래도 될까요?"
"응 들어와"
"감사합니다."
집에 들어가보니 아주머니께서 화장실을 안내해주고 아침을 먹지 않겠느냐고 물어보신다. 그래서 처음에 사양하려다가 받는게 예의인 것 같아서 먹는다고 하니 씻고 나오면 준비해놓겠다고 말씀해주셨다.
이름이 '캘리'인 개. 왜 이름이 캘리인가 했더니 캘리포니아에의 캘리를 따왔다고 하신다 ^^
계란, 샌드위치, 커피, 요거트를 대접해주셔서 정말 감사했습니다. (아주머니 부부는 채식주의자였습니다)
"남편이랑 1달전에 밴쿠버, 중국에 놀러갔다 왔어. 근데 1달뒤에 동양인과 말할줄은 몰랐네. 중국은 조금 신기했어. 먹는게 나랑 맞지 않았지만.. 한국은 못가봤어 아, 인천공항에는 가봤어 ^^"
아주머니는 지금 현재 남편분과 처음부터 결혼한 사이는 아닌 것 같았다. 아주머니 자식 따로 할아버지 자식 따로 이야기하시는걸보니 아닌듯 해보였지만 행복해보이셨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내 여행 계획을 들으시더니 정말 응원한다며 기도를 해주셨다. 지도에 대한 언급도 잠깐 했는데 캘리포니아 주 지도를 내어오신다. 감사히 받고 이메일주소를 교환했습니다.
Richard & Lee Ann
떠나려는데 아주머니께서 물과 사과 샌드위치를 챙겨주신다. 쑥스러운 포옹을 나누고 바로 떠나려니 아쉽지만 자전거를 챙기고 집문을 나섰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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