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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자전거 국토종주 머릿글 - 공항의 이별|작성자 시실리
금순이를 배웅하기 위해 인천공항 가는길,
아침 비가 촐촐히 내렸다
공항 들어가기 조금 전 길목,
맥 도날드.
모닝커피와 맥 세트 하나씩
이 햄버거를 먹고나면
한달이 지나야 금순이랑 밥을 함께 먹을 수 있다
공항에서 출국 수속을 마치고
손을 흔들며 다짐한다
"어여 잘 다녀 와. 프랑스 젊은 남자 만나서 튀지말고"
금순이는 대답 안했다. -,.-
금순이를 보내고
손주들에게 공항 투어를 시키기 위해 한바퀴
저 앞에 큰아들과 며느리의 모습
금순이가 타고 간 비행기는 아니지만
금순이가 탄 비행기처럼
한번 이별의 감정이입하고
돌아서 오는 라운지에 쪽지들이
성황당에 달린 헝겊처럼
주렁주렁 매달려 있다
오호, 나같은 사람들이 쓴 것들이로군
"튀지 말고 돌아 오라"
사랑해.
기다릴께.
다시만날 때까지
금순이는 안 올지도 몰러
한국의 고궁을 영상화한 모형
밑바닥의 조명을 밟으면
발자욱을 따라 오며 불이 켜진다
거의 3등신의 대갈장군 손자가
신기한 시선으로 내려다 보고
조금 머리가 작아 보이는 4등신의 누나는
동생을 향해 뭐라 설명해 준다
그제서야 조명의 이치를 이해한 3등신.
신나게 뛰어 다닌다
"공항 온 김에 을숙도에서 일박하시죠"
못 이기는 척 하룻밤 팬션에서 자기로 하고
근처 해변가 산책
자전거 국토종주 하루 전의 밤.
큰아들과 며느리에게는 별일 아닌 척하며
엎치락 뒷치락 종주걱정에 잠을 설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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