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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레또님의 세계자전거 여행기 - 파란나라, 태국

by biketour posted Feb 28,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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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http://eletto02.tistory.com/ 작성자 (레또)님의 블로그

 

 

세계 자전거 여행가 '레또'님의 자전거 여행기가 시작 됩니다!

 

 

레또님은 현재까지도 전 세계를 자전거를 타고 다니시며 발퀴자국을 남기시고 계십니다.

저희 자전거와 사람들에 흔쾌히 여행기 공유를 해주셨는데요~

 

-시작(prologue)

-장비목록(prepared)

-중국 자전거 여행 팁

-레또님의 세계 여행나라 중 '베트남~인도네시아' 까지의 여행기를 일부 연재해 드릴 예정입니다.

 

세번째 여행지인 태국의 이야기가 이어집니다!

 

세계 자전거 여행기의 강같은 정보를 알려주실 레또님의 발바퀴 여정~! 함께 달려보아요!

 

레또.png 레또 님의 '[태국] 레또님의 세계자전거 여행기 - 파란나라, 태국 'STA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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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일치기 여행까지 이틀이라는 빈 시간이 주어졌기 때문에 그 기간을 이용해 오랜만에 자전거를 대대적으로 손보기로 했다. 우선 자전거 ‘우노’에 달라 붙어있던 묶은 때를 깨끗이 벗겨 냈다. 메콩강 바람과 함께 날아든 먼지가 얼마나 두껍게 쌓였던지 닦아도 닦아도 묶은 때는 잘 벗겨지지 않았다. 진작 자전거 미모에도 신경써줄걸....주인 잘못 만나 우노가 고생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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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끗이 목욕도 했으니 이번엔 화장을 시켜줘야 할 차례. 10,000km 달리는 동안 바꿔야지 생각만 해왔던 땀으로 쪄들어 고약한 냄새를 풍기는 핸들바 테입과 커다란 물통을 담을 수 있는 물병캐리어를 드디어 교체했다. 더불어 브레이크패드 등 소모성 부품을 추가로 구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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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약속한 시간이 다가왔다. 토요일 새벽 3시, 졸린 눈을 비비고 일어나자 벌써부터 함께 갈 툰 가족들이 집 앞에 와 기다리고 있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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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발에 앞서 모두들 기념사진 찰칵! 나까지 총 10명이 함께하는 짧은 여행이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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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발과 동시에 모두들 28km~30km/h 속도로 내 달리기 시작했다. 설마 이 속도로 목적지까지 가는 건 아니겠지 생각했지만 설마가 사람 잡는다고 사실이었다. 목적지에 도착하면 먹을 아침거리를 사는 동안 툰에게 물어보니 정말로 이 속도를 유지하며 끝까지 간다고 한다. 평소에 레이싱 방식으로 자전거 타기에 단련 돼 있는 이들과 달리 그동안 쭉 여행하며 20km/h 이상 지속적으로 달려 본 적 없는 내게는 고역이 따로 없었다. 목적지까지 60km....앞으로 2시간 이상 이 속도를 유지해야 한다고 생각하니 순간 괜히 따라 왔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그냥 입 꽉 다물고 따라가자 단단히 마음먹고 내 안에 잠들어 있는 질주본능을 깨우기 시작했다.(결국엔 끝까지 잠들어 있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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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발한지 2시간 반이 지나 목적지인 시촌(sichon) 해수욕장에 도착했다. 태양은 아직 수면 아래에 잠들어 있었고 새벽공기로 주변은 아직 쌀쌀했다. 도착한 순간 치열한 전투 끝에 장엄히 전사한 장수처럼 해변에 누워 한동안 일어나질 못했다. 그리고 잠시 잠에 빠져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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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을 차지고 보니 벌써 해가 수면위로 솟아 밝게 대지를 비추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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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로 똘똘 뭉친 대가족....과연 대단했다. 나 말고 체력적으로 힘들어 보이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힘든 운동 뒤에 일출을 바라보며 마시는 커피 한잔은 달콤하고 짜릿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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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 왼쪽이 나를 여기까지 초대해 준 툰이고 오른쪽에서 첫 번째 두 번째는 툰 친동생들, 중간은 사촌들과 조카들이다. 특히 왼쪽에서 네 번째는 ‘슈퍼보이 띤’이라는 별명이 붙은 12살 초등학생 아이였다. 내가 헉헉 거리며 따라오는 동안 전혀 뒤처지지 않고 항상 선두를 지키는 게 과연 말 그대로 슈퍼보이가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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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념사진을 마지막으로 자전거로 왔던 길을 거슬러 올라가기 시작했다. 돌아갈 때는 왔을 때처럼 빠른 스피드로 가지 않는다는 말에 가슴을 쓸어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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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 중간 멋진 풍경이 나오면 사진도 찍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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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원한 빙수도 먹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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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 때는 2시간 반이 걸린 길이 돌아 올 때는 무려 5시간이 넘게 걸렸다. 그만큼 돌아오는 길은 한층 여유롭고 즐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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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도착하니 시계는 오후 3시를 가리켰고 속도계를 살펴보니 무려 143.84km가 찍혀 있었다. 후덜덜 여행 시작 후 가장 짧은 시간에 가장 많은 거리를 달린 것이다. 눈꺼풀은 반쯤 내려와 있었고 땀과 피곤으로 쪄든 몸은 샤워 후 꿈나라로 출발하자고 아우성이었다. 내일 이곳을 떠날 예정이었기에 충분한 휴식을 위해 샤워 후 곧바로 잠자리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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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아침 툰과 아룬이 그냥 보내기 아쉬워 업무시간에 짬을 내 나콘시타마랏 시내까지 마중 나와 줬다. 툰은 나중에 여행 끝나고 한국에 돌아갈 때 꼭 태국에 들려 다시 만나자고 말했다. 이들과 뜨거운 악수를 끝으로 자전거가족과의 행복한 시간을 마무리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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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콘시타마랏을 떠나기 전 시내에 있는 왓프라마하탓(Wat phra mahathat)을 구경했다. 이 사찰은 방콕에 있는 왓포(Wat pho)와 쌍벽을 이룰 정도로 태국에서 가장 크고 오래 된 절로 부처님 사리를 간직하고 있기 때문에 불심으로 가득한 수많은 태국인들이 꼭 방문하는 곳이기도 하다.

 

 

원뿔 형태로 높게 솟은 탑은 체디(chedi)라고 하는 곳으로 그 중심에는 부처님 사리가 간직 되어 있고 탑 가장 끝에는 수백 킬로가 넘는 황금이 장식되어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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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디로 들어가는 입구에는 가루다(인간과 새가 혼합된 신)를 비롯한 힌두교 신들이 버티고 서서 악귀가 들어오는 것을 막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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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디에 들어서자 불심으로 가득한 태국사람, 스님들, 비구니들 누구나 할 거 없이 큰 원뿔주위를 돌며 기도 삼매경에 빠져 있었다.

 

아마 자전거여행 마치고 태국 하면 꼭 떠오르는 것이 세 가지 있다면 불교, 국왕, 인심일 것이다. 태국 어디서고 불교와 관련된 흔적과 국왕 사진, 따뜻한 인심과 웃음은 찾아 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사람들과 함께 체디를 따라 돌며 어떻게 보면 이 세 가지는 각자 따로 있다기 보다 모두 하나이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따뜻한 인심과 웃음은 불교의 덕목인 자비에서 나오고 국왕은 이런 너그러운 마음을 앞장서서 보여주고 항상 국민들의 삶을 보듬어 주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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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콘시타마랏 이후로 1,500km 넘게 달려 온 해안 길과 이별하고 내륙 길로 접어들었다. 앞으로 말레이반도 내륙에 위치한 송클라 호수를 지나 말레이시아 국경을 넘을 예정이다.

이 코스를 고른 이유는 툰이 마르고 닳도록 칭찬한 송크라 호수와 5km가 넘게 이어진 타레노이(thale noi) 습지 도로가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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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안도로를 벗어나 내륙으로 한참을 달리자 타레노이 표지판이 보였다. 전방 12km.....어떤 멋진 습지가 펼쳐져 있을지 기대를 한가득 품고 열심히 페달을 밟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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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레노이 습지에 도착하자 툰의 말대로 끝이 안 보이는 도로가 습지 위를 가로지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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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없이 펼쳐진 습지를 따라 정신없이 도로를 달라다 보니 어느새 습지 한 가운데에 와 있었고 물소들이 주변을 가득 매우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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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도로의 정식 명칭은 5050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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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레노이 습지를 넘자 나타난 코코넛 농장이 나왔다. 그런데 이곳에서 그렇게 기다리고 기다리던 원숭이가 코코넛열매 따는 재미난 구경을 했다. 주인 곁에서 오토바이를 타고 가던 원숭이들은 자주 봤는데 이렇게 현장에서 직접 코코넛 따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은 처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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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숭이 두 마리가 목에 걸린 줄을 통해 주인과 연결되어 있었다. 주인은 줄을 잡아당기며 원숭이들에게 뭔가를 열심히 주문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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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숭이들은 이 나무 저 나무 왔다 갔다 하며 손, 발을 모두 이용해 능수능란하게 열매를 떨어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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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마을을 지나는데 한 무리 동자승들이 길게 줄을 서 공양을 받고 있었다. 길가에는 많은 사람들이 공양드릴 음식과 먹을거리를 가득 쌓아 놓고 동자승 지나가면 공양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동자승들이 부러웠다. 이들을 보며 ‘나도 이들처럼 머리도 짧고 스님복장만 구해 입고 다니면 사람들로부터 공짜음식 얻을 수 있을 않을까’하는 이런 쓸 때 없는 상상도 해 봤다. 뭐 태국말 못한다고 사람들이 이상히 생각하면 ‘마짝티벳(티벳에서 왔어요)‘이라고 답해주면 되지 뭐...ㅎㅎ 아무튼 길가에 쭉 줄을 서 밧(공양그릇)을 들고 지나가는 동자승들 모습은 귀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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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륙으로 살짝 들어왔을 뿐인데 낮 최고 기온이 바닷가보다 2~3도는 높다고 느껴 질 정도로 훨씬 무더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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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바다같이 거대한 송크라 호수....내륙으로 들어오자 확실히 바닷가에서 느낄 수 없는 태국의 다른 속살을 느낄 수 있었다. 열대과일 농장만 그동안 쭉 봐왔는데 내륙은 쌀 경작지도 많이 보였다. 환경에 따라 사람들 살아가는 모습은 그렇게 만들어져 가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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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하루 태국이라는 파란 바다 속에 푹 빠져 아름다운 여행길을 계속하고 있다. 사랑스러운 나라, 태국....지나쳐 온 모든 나라들이 다 각자만의 특징이 있겠지만 이곳 태국은 사람들이 아름다운 그런 나라로 기억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어떻게 하지 말레이지아가 멀지 않았는데 이 나라 정말 떠나기 싫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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