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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날, 본격적인 샤오싱 관광을 한다.
지금 보이는 공원은, 샤오싱 중심부에 위치한 씨티프라자라고 하는 곳인데 샤오싱 관광지가 몰려 있는 해방로(解放路)에 있다.
이 여행기에서 위치를 설명할 때 나는 주로 도로 이름을 많이 사용 한다.
패키지나 배낭여행이 아니고 내가 자전거로 직접 찾아다니다 보니 버스 노선이나 이정표(지명)를 사용하기보다 내가 길을 찾을 때 필요한 도로명을 기준으로 설명하게 된다.
중국의 도시들은 시내 도로 이름으로 몇 가지 공통된 단어를 사용한다.
먼저 공산주의 국가답게 '인민', '해방' 같은 상징적 단어 뒤에 로(路) 자를 붙이기도 하고, 중국의 대도시인 북경, 난징 같은 도시 이름을 도로 이름으로 사용하기도 하며, 그 지역의 유명한 인사 이름 뒤에 가(街) 자를 붙여서 거리 이름을 만들기도 한다.
그래서 중국의 큰 도시들은 대부분 해방로나 난징로를 하나씩 갖고 있다.
샤오싱 역시 인민로, 해방로라는 도로가 있는데 내가 이 여행기에서 소개할 관광지는 해방로 근처에 모여 있다.
오늘 소개할 관광지는 크게 세 군데이다.
하나는 중국 현대문학의 아버지라 일컬어지는 노신(루쉰)의 거주지였던 '노신고거' 일대이고, 두 번째는 샤오싱에서 대표적인 서민 골목 '창교직가'(仓桥直街), 세 번째는 소산가(샤오샨지에)로부터 시작해서 '왕희지 기념관' 일대의 공원까지 이어지는 수향 마을이다.
먼저 네모난공님 가족과 같이 만나기로 한 노신고리로 향했다.
샤오싱은 이미 잘 만들어진 관광지와 함께, 현지인들이 고도(古都)의 모습을 간직한 채 살아가는 전통 모습들이 섞여 있다.
다국적 음식점들이 들어선 중심가에서도 개천에서는 이렇게 빨래들을 한다.
노신의 생가로 들어가는 관광지는 해방로와 노신로가 교차하는 사거리부터 시작된다.
입구에 노신의 동상이 보인다.
노신로를 따라 끝까지 가면, 많은 샤오싱 관광객들 블로그에서 확인되는 이런 사진을 얻을 수 있다.
역시 길 찾기의 달인이신 네모난공님이 먼저 와 계신다.
어느 블로거가 칭찬했던 '주가초두부'란 음식점인데, 샤오싱에 가면 초두부를 꼭 먹어봐야 한다는 얘기를 들은 터라 들어가 보기로 했다.
관광지답게 일반 식당보다 약간 비싸다.
저 뒤편으로 샤오싱의 특산물인 소흥주도 전시해놓고 팔고 있다.
점심은 이미 먹은 터라 두 접시만 사서 맛만 보았다.
맛집 탐방에 있어서는 상당히 과감한 박대리가 먼저 맛을 본다.
흠.....안*찐빵이 유명해지고 나서 그 상표를 붙인 찐빵을 택배로 받아먹게 된 후, 몇 시간을 차를 몰고 찾아갈 정도의 맛이 사라진 경우라고 해야 할까..?
우린 2천년까진 아니더라도 한 2백년쯤 빨지 않은 버선을 입에 물어볼 심산으로 들어갔는데, 엘리자베스 여왕조차 초장에 찍어 먹을 정도로 순한 맛이다.
그 블로거가 칭찬한 또 하나의 맛집인 아포면관.
모두 별다른 이견 없이 그냥 지나쳤다.
(우린 그 블로거를 탓하지 않는다. 여행 소감은 당사자의 주관일 뿐... 보는 사람에겐 참고사항일 뿐이다.)
다음 코스인 창교직가.
종로의 피맛골처럼 해방로와 평행하게 이어진 뒷골목인데 지역주민들은 이곳을 더 중국 답다고 추천하기도 한다.
노신로 서쪽으로 진입하자마자 우측에 간판이 보인다.
관광객들을 위한 안내판도 설치되어 있다.
말 그대로 서민 골목이다.
그런데 저 물에서 세탁을 하면 깨끗할까...?
생각해보니 여기서는 나만 그렇게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깨끗하고 덜 깨끗하고는 절대적인 기준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상대적인 느낌일 것이다.
시간이 느리게 가는 골목.
이발하는 시간도 느리게 가는 것 같다.
(이발사는 이발하다 말고 어디에 갔을까...?)
어디선가 취두부 냄새가 난다.
우린 다시 도전해 보기로 했다..
박대리의 표정이 비장하다.
창교직가 관광을 마치고 나오니 공원 광장에서 연 날리는 사람들이 모여 있다.
네모난공님 아이들이 좋아서 눈을 떼지를 못한다.
은유(둘째)같이 귀여운 아이를 보면 누구라도 거부할 수가 없다.
주인에겐 비싼 물건이겠지만 기꺼이 만져보라고 연을 내민다.
마지막 코스인 소산가로 진입하는 골목에 보이는 동상이다.
소개하는 내용이 열 줄을 넘으면 대부분 훌륭한 분이다.
소산가는 해방로와 생리로가 교차하는 사거리로부터 시작된다.
역시 안내판이 설치되어 있다.
뒤로 보이는 대형 건물들과 지역 서민들의 삶이 뒤섞여 있다.
뜨거운 국물과 고기 고명이 들어가 있다는 만두도 유명하다고 했지만, 취두부에서 실망한 우리는 그냥 통과.
골목 곳곳이 고풍스럽다.
소산가를 들어가서 동쪽으로 가다 보면 끝에 도달하기 전에 왼쪽으로 이런 골목이 보이는데, 이곳으로 진입해야 이곳의 명물인 제선교(題扇橋)와 묵지(墨池)를 볼 수가 있다.
본격적인 수향 마을의 모습들이 보인다.
제선교까지는 그리 멀지 않다.
여기선 반드시 인증사진을 찍어줘야 한다.
샤오싱의 상징물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누구 아시는 분 해석 좀..
여행자의 쉼터도 잘 꾸며 놓았다.
몇 년 전, 중국에 배낭여행을 왔을 땐 공중 화장실에서 일 보는 종류에 따라 돈을 1,2원씩 냈던 기억이 있는데 이젠 거의 바뀐 것 같다.
무료인데다가 관리도 잘 되어 있다.
공방의 장인도 곳곳에서 볼 수 있다.
집집마다 골동품 전시장이다.
벼루 같은 모양이라 묵지인지...연못 색깔이 검은색이라 묵지인지...
소산가, 제선교, 집산가를 지나면 왕희지 고거 근처에 큰 공원이 있다.
여기 풍경도 볼 만 하다.
모든 관광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유럽의 하몽과 비슷한 육류 판매점이 보인다.
하몽은 무척 비싼데 저런 건 한 번 사 먹을만한 가격이겠지..
씨티프라자 지하에 있는 월마트에 들렀다.
네모난공님은 다음날 출발 예정이라 애들 간식부터 이런저런 식량을 사고 있다.
샤오싱쯤에서 만나기를 기대했던 '천국영업사원'님은 이동속도가 우리보다 훨씬 빨라서 우리가 샤오싱에 온 날 이미 104번 국도를 타셨다는 소식이다.
앞으로 네모난공님 일정은 두 달 간 중국을 더 돌아본 후, 5월 17일 상해에서 미리 발권해 둔 유럽행 비행기를 타고 독일에 들어간 다음 10월까지 유럽여행을 할 예정이시다.
우린 내일 하루 더 쉰 후 104번 도로를 타고 남쪽으로 이동할 계획이다.
언제 다시 또 만날지 모르는 일정이라 서로의 안전을 빌어주는 따뜻한 인사를 하고 각자의 숙소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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