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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사 박대리의 페르마타] 49. 부다페스트 관광
부다페스트는 헝가리의 수도이자 풍경이 좋기로 유명한 관광 도시이다.
그 기대감을 안고 거리를 좁혀 갔다.
서유럽에 비해 저렴한 동유럽의 물가는 현지인들의 생활 깊숙한 곳에서나 느낄 수 있었다.
자전거를 타고 가다가 한적한 국도변의 과일 노점상에게 구입하는 과일은 무척 저렴하고 맛도 좋다.
지금껏 먹어본 체리 중에서 가장 알이 굵고 탱탱하며 단맛이 일품인 체리 한 봉지가 2,000원 정도 한다.
부다페스트까지 가는 길로는 1번 국도를 선택했다.
오스트리아,슬로바키아를 거치고 헝가리에 입국해서 Gyor(죄르)를 통과한 후 부다페스트로 가는 루트 중엔 가장 빠른 길이다.
부다페스트에 도착했다.
지금 보이는 다리는 '자유의 다리'이다.
부다페스트는 대도시인데도 웜샤워에 실패했다.
사이트에서 확인한 호스트의 수가 서유럽의 대도시보다 훨씬 적기도 했지만 성공률까지도 차이가 나는 것 같았다.
일찌감치 웜샤워를 포기했었던 우린 미리 예약해 둔 한인민박집으로 갔다.
민박집 이름은 '부다페스트 최고민박' 이다.
자전거여행자 기준으로 한인민박 요금은 비싸다.
가장 저렴한 방인 도미토리(다인실)를 이용했는데 두 명 요금으로 50유로(75,000원)를 냈다.
아침 식사는 요금에 포함이다.
이렇게 비싼 숙박비를 감수하면서까지 한인민박집으로 온 이유는, 1박2일이라는 짧은 시간 안에 제대로 관광을 하기 위해서다.
먼저 한국인 사장님에게 관광정보를 얻을 수 있으니 검색의 수고가 없어도 된다.
또한 자전거와 짐을 안전하게 맡겨 놓고 이틀간의 시간을 오로지 관광으로만 맘 편하게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마지막 이유는...한국인이 그리웠다.
배낭여행 코스야 대부분이 관광지이니 어딜 가나 한국인을 볼 수 있지만, 자전거여행을 하면 의외로 한국인을 거의 못 만난다.
요놈... 엄청 귀엽다.
사장님 아들인데, 엄마가 헝가리의 뛰어난 미인이시라 인형같이 생겼다.
물론 한국인 사장님의 영향을 안 받았다는 건 아니지 않다..
(죄송합니다... 사장님... 제가 거짓말을 못해서..)
다음 날 본격적인 부다페스트 관광을 한다.
만만치 않았던 어제의 라이딩으로 다리가 뻐근했지만 숙박비 생각을 하면 없던 힘도 용솟음친다.
우리가 좋아하는 로컬 시장인 '센트럴 마켓'이다.
이 중앙시장은 '자유의 다리' 바로 앞에 있다.
지하철 'Kalvin ter' 역에서 도보로 5분 정도 걸린다.
우리 숙소는 지하철 '아스토리아(Astoria)'역 근처였는데, 센트럴마켓을 포함하여 유명 관광지를 모두 걸어서 갈 수 있는 위치였다.
헝가리 화폐 단위는 '포린트' 인데 원화 환율은 7월 2일 기준으로 1 : 5 정도 된다.
예를 들면 가운데 1,500 포린트라고 쓰여져 있는 상품의 가격은 한국 돈 7,500원이다.
체리가 1kg에 3,500원이니 싼 편이다.
여긴 관광지라기보단 현지인들의 시장이라 별로 바가지가 없다.
워낙 일조량이 좋은 곳이라 그런지 꿀도 많이 판다.
시장에서 새총을 판다는게 이색적이다.
센트럴 마켓 정문으로 다시 나와서 길 건너편을 보면 홍대와 명동을 합쳐 놓은 것 같은 'Vaci 거리'가 보인다.
유럽의 도시들은 모퉁이에 거리의 이름을 붙여 놓는다.
대부분 대도시의 환전소 수수료는 비슷하다.
많은 돈이 아니면 가까운 곳에서 환전하는게 좋다.
여성호르몬이 증가하기 시작하는 중년의 남성들을 위한 인형샾도 잘 꾸며져 있다.
내 취향인 발레리나 인형은 없다.
오전이라 그런지 한산하다.
큰 망사 건물까지 오면 Vaci 거리는 다 구경한 것이다.
헝가리부터는 한여름 더위를 피해 관광을 하는게 중요해졌다.
유럽의 더위는 습기가 적어서 끈적이진 않지만 그늘을 벗어나면 강렬한 햇볕을 돌직구로 맞는 느낌이다.
한국보다 생활 수준은 낮아 보이는데 자전거 인프라는 서울 시내보다 잘 되어 있는 것 같다.
그러나 인도와 뚝 떨어져서 그려진 이런 자전거 도로는 익숙지가 않아서 어떻게 타야 할지를 모르겠다.
부다페스트 시내의 건물들은 멀리서 보면 고풍스럽고 웅장한데...
가까이서 보면 전쟁의 흔적들이 많이 남아 있다.
2차 세계대전의 흔적들 같은데 보수공사를 하지 않은 이유는 40여 년간 지속됐던 공산주의 시절의 경제적인 어려움도 있지 않을까 싶다.
Vaci 거리를 통과해서 우측으로 10분쯤 걸어가니 헝가리의 상징적인 관광지인 '성 이슈반트 성당' 이 나온다.
성당 내부는 기부금 형식으로 입장료를 받고 있었지만 살짝 들어갔다 나오는 건 아무도 눈치를 주지 않는다.
이런 빅 body 성당들의 내부 사진은 대부분 비슷하고 널렸으니 통과..
그러나 옥탑 베란다 입장료는 2,500원씩 받고 있었다.
이런 안내판은 상형문자보다 난해하다.
어디로 가란 말인지..
입장권을 끊어서 왼쪽으로 가면 안내원이 엘리베이터 탑승을 도와준다.
인터넷에 성당들의 내부 사진은 많겠지만 돔의 내피 사진은 별로 없을 것 같아서 찍어 보았다.
유럽의 도시를 보고 나면 현대식 대형 건물들의 필요성에 대해 원점부터 다시 생각하게 된다.
인구밀도가 높은 서울에서만 살아서인지 도시엔 당연히 고층 빌딩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 왔는데..
굳이 그래야 할 이유를 몇가지 빼고나면 이렇게 고풍스러운 도시를 유지할 수도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웬만해선 성당이 제일 높다.
사람의 키도 별로 클 필요가 없다는 것을 이 동상이 근엄한 표정으로 말하고 있었다.
부녀지간 같다.
성 이슈반트 성당에서 나오면 이렇게 카페 골목이 있다.
다시 강 쪽으로 나오면 '세체니 다리'가 나오고 그 다리를 건너면..
'부다 언덕'으로 올라가는 트램의 정거장이 나온다.
상형문자가 아니면 못 본 채 하기로 했으므로 우린 걸어서 올라갔다.
트램 매표소(사진에선 좌측 편) 우측에 보이는 이 터널을 건너(들어가지 말고)서 사진의 우측으로 가면..
상형문자 마니아들을 위한 도보 등반 코스가 있다.
헐크가 여길 올라왔다면 그의 판타롱 바지도 뜯어져 버렸을 것이란 확신이 들 때쯤 멋진 전망이 보이기 시작했다.
이 사람들은 땀을 안 흘리는 걸 보니 트램을 타고 올라온 것 같다.
럭키 투어리스트인 우리가 트램을 타고 너무 일찍 올라왔었다면, 이 왕궁 근위병의 교대식을 못 보고 지나쳤을 것이다.
우리가 도착하자 우측 근위병이 시계를 본다.
오다리도 근위병이 될 수 있다는게 신기했다.
한국은 무릎이 붙지 않으면 헌병이 될 수 없다.
근위병을 통해 차별 없는 왕궁의 소박함을 느끼고 보니 저 뒤에 있는 여성분이 혹시 왕비가 아닐까 잠시 생각해 봤다.
그렇게 보면 키도 크지 않고 홀쭉하지 않은 박대리가 이 나라에서 태어났더라면 왕비가 될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은...
저 페덱스 차량에 실어서 한국으로 보내버렸다.
서운해하지 마 박대리..
나중에 내가 대통령이 되면 럭셔리하게 살게 해줄게..
먼저 일어부터 마스터하고..
신호위반 단속에 걸린 운전자들은 한국이나 헝가리나 비슷한 모습을 보인다.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Vaci 거리에서 한국 학생들을 보았다.
한 고등학교에서 한국의 전통문화와 독도 영유권을 알리는 공연을 하기 위해 이 먼 나라까지 왔단다.
많지 않은 경비로 유럽을 돌며 힘든 여정을 견뎌내고 있었다.
그래도 이들의 노력이 한국의 위상을 높이고 있는 것 같아 뿌듯했다.
시민들도 한국의 사물놀이를 신기하게 바라본다.
모금으로 경비 마련도 하고 있어서 약간의 돈을 기부했다.
기분 좋은 하루를 보내고 돌아오다가 바로 우리 눈앞에서 오토바이와 승용차의 충돌 사고를 목격했다.
오토바이가 꽤 심하게 받혔다.
그렇게 무뚝뚝하던 헝가리 시민들이 순식간에 달려들어 차량을 통제하고, 휴대폰으로 신고를 하자 1분도 안돼서 경찰이 왔다.
이럴 땐 상형문자밖에 모르는 외국인은 할 일이 없다.
그저 혹시나 넘어진 오토바이 운전자를 위험하게 일으켜 세우는 성격 급한 시민이 보이면 말릴 마음의 준비만 할 뿐이다.
모든 관광을 마치고 피곤했지만, 국왕에게도 부담이 될 것 같은 한인민박 숙박비를 이틀이나 낼 수는 없었다.
다행히 부다페스트 시내에 도심 캠핑장이 있어서 짐을 챙겨 민박집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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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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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가리 관광 제대로 했습니다.
울 고등학생들이 먼 타국에 가서, 독도 지킴이를 하고 았군요,
햇볕이 따가울 건데, 기득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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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편 기대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