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스박스를 정리하면서 캐러밴 팍 주인장에게 고맙다는 편지를 써두고

칼굴리로 출발했다.

하이웨이 가에는 로드킬로 죽은 야생동물들이 많다.

고기썩는 특유의 악취가 난다 싶으면 십중팔구는 로드킬로 죽은 동물을 목격할 수 있다.

대부분이 왈라비나 캥거루,

토끼나 개, 새들도 있다.

간식으로 먹은 통조림

칼굴리 볼더(Kalgoorlie Boulder)로 들어섰다.

칼굴리와 볼더는 각각 다른 타운 이름이고, 각기 다르게 운영되지만(town hall도 따로 있음)

행정 구역상으로는 통합되어있다.

칼굴리에서 동쪽으로 가면 볼더가 나온다.

간식

칼굴리로 들어서니

각종 중장비를 보유한 광산 회사들, 화물 운수회사들이 보인다. 마이너(miner) 특유의 형광색 유니폼도 눈에 많이 띈다.

퍼스를 떠나 쿨가디까지는 구경도 못하던 독일차도 상당수 보이기 시작했다.(주로 BMW X5)

칼굴리 비지터 센터에 도착하여 지도 및 필요한 정보를 얻었다.

town hall 건물 1층에 있다.

town hall 건물 옆에 있는

개척자 Patrick Hannan 의 동상.(오마쥬 일 것이다.)

그의 워터백에서는 진짜로 물이 나온다.

Patrick Hannan 은 1893년, 동료 두명과 함께 잃어버린 말 편자를 찾다가 3kg 정도의 금덩이를 발견했고,

이후 대박을 노린 사람들의 골드 러쉬로 인해 칼굴리 볼더 지역이 발전하기 시작했다.

일단 캐러밴 팍에 짐을 풀었다.

Prospector Holiday Park.

3일 묵는데 94.5불이나 달라고 해서 텐트하나 치는데 뭐가 이렇게 비싸냐고 하니

'여기는 칼굴리니까'라는 얘기만 반복한다.(그것도 10%할인가격이라고...)

칼굴리의 위치 특성상 물류비가 많이 들어 물가가 비싼줄은 알고있었지만

예상 이상으로 과격하다.

물 내릴 필요없는 소변기. 지린내 전혀 없다.

엄청나게 비싼 캐러밴 팍의 요금에 깜짝 놀랐지만, 수퍼마켓 물가는 비슷해서 다행이었다.

과일같은건 좀 비쌀법도 한데, 다행히 서부와 별 차이가 없었다.

그토록 바라던 맥주와 과자, 그리고 점심으로 먹을 피자를 사왔다.

정말 너무나도 행복하다. 내가 바라고 그리던 모든 것을 착착 맞추어나가는 느낌이란...

도리토스 Burn 은 진짜로 맵다.

호주에는 브루어리가 많아서 각 주마다 유통되는 맥주 종류가 확연히 달라진다.

이날 역시 낮 기온 40도를 넘은 듯 하다.

밖은 견딜 수 없이 뜨거워서 텐트를 펴지도 못하고 온몸에 물을 적시면서 낮잠을 잤다.

캠프 키친

무릎까지 오는 바지를 입고 있어서 무릎에는 선크림을 바르지 않았더니

칼굴리까지 오는동안 무릎에 화상을 입었다. 쓰라려 아프다.


오늘 저녁은 파스타와 스테이크. 키친에서 만난 스위스커플과 저녁을 같이 먹었다.

맥주(XXXX Gold)를 자꾸 준다.

맥주가 정말 맛있기는 한데 나에겐 그들이 나에게 주는 것만큼 베풀 여력이 없기에

마저 더 받지 않고 사양하였다. 그러니 이친구들은 한국인이 술을 잘 못하는 줄로 이해한다.

염치의 개념에 대해 설명을 했더니 이건 just gift for you 라며 신경쓰지 말라고 하는데

어떻게 신경을 안쓸 수가 있나.

아무튼 베푸는 삶에는 여유가 전제되어야 한다.

아웃백이라 파리 모기가 많은데 정작 호주사람들은 모기나 파리에 별로 신경쓰지 않는다.

단지 얼굴에 달려들면 물리치고, 모기가 물고가면 긁을 뿐이다. 딱 그 뿐인듯 하다.

모기가 오래된 피를 뽑아가서 건강에 좋을 것이라고 얘기하는 사람도 있었다.

거꾸로 선 오리온 옆에 보이는 남십자성이 반갑다.

내일은 금요일. 박물관 등 가볼 곳을 돌아다니고, 인디안 퍼시픽 탑승시 자전거를 포장할 에어캡을 사야겠다.

토요일에는 기차 안에서 먹을 세끼 식사고민을 해야할 것이다.

-지출 : 32불(장보기) + 94.5불(캐러밴팍 3일) = 126.5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