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생활 어느덧 3년 9개월. 정말 낼 모레면 4년을 채운다. 세월 참 빠르다...

한국에서부터 유일하게 좋아하는 운동이자 취미가 자전거 타기인지라 중국올 때 잊지않고 챙겨온 것은 자전거.

중국인들은 비교적 교통신호를 잘 안 지키기에 중국에서 자전거타기가 조금 위험하기도 하지만

한국에 비해 매우 발달된 자전거 도로를 갖춘 중국은 나같은 자전거매니아에게는 더할수 없이

좋은 나라다. 한국에서처럼 중국에서도 거의 대부분을 자전거로 출퇴근한다.

자전거가 혼자와의 싸움을 하는 운동이라지만 혼자 타는 건 정말 재미없다.

한국에서는 자전거동호회 사람들과 주말이면 여기저기 다니기도 했고

한강둔치만 나가면 으례 아는 친구들을 만나게 되어 여기저기 쏘다니곤 했는데

중국에서는 그렇지 못하니 날이 갈수록 자전거타는 횟수와 시간이 줄어든다.

결과는 두툼한 뱃살. 헐 ~~~

사실 북경에 살때는 <북경자전거사랑모임>이라는 한국인 자전거 동호회가 있어서 그리 심심하지

않았는 데 상주(常州)는 상대적으로 한국인이 매우 적고 자전거 좋아하는 사람들도 적은 지라

자전거 타기가 아무래도 소홀해졌다. 해서 그동안 쭈욱 중국인들의 자전거 동호회에 참여하고

싶다는 마음이 있었다.

그러나 외국인이 참여하는 걸 반대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과

언어에 자신이 없다보니 아무래도 낯가림이 있어 쉽게 다가서질 못했다.

그러나 시간이 갈수록 동호회에 참여하고 싶은 마음이 커졌다.

드디어 며칠 전부터 전부터 봐 둔 상주지역의 자전거동호회 한 곳에 가입하고 같이 라이딩을

하기로 했다. 더운 여름이다보니 라이딩 집합시간은 오후 6시반.

친예루(勤业路)에 있는 오샹(欧尚)앞에서 모였다. 대부분 20대초중반으로 열명이 좀 안된다.

한국 동호회모임과 별반 다를 바 없다. 일단 모여 자전거 정비하고 안부묻고.....한국인이라고 하니

몇몇 친구가 과도한 관심을 보이긴 한다. 이후 상주 남쪽 중국 제2의 호수 타이후(太湖) 좌측에 있는

조그마한 호수 시타이후(西太湖)로 향한다. 사실 조그마한 호수라고 했지만 시타이후(西太湖)는

면적이 164 km2 으로 간단히 말하면 서울 강남구의 3~4 배 면적이다.

자전거벗들과 오랫만에 달리니 기분이 무척 좋다. 

저녁 8시쯤 도착했는데 늦은 저녁시간이라 시타이후의 정취는 느끼지 못하고 그저 라이딩한 즐거움에 만족했다.

시타이후는 상주공항과 함께 상주자전거 동호인들의 주요 코스다.

지난 토요일에는 혼자 공항까지 라이딩을 하고 왔었는데 그때도 많은 라이더들을 봤다.

하지만 시타이후에는 그보다 많은 자전거 동호인들이 모여 있었다. 상주에 자전거 동호인들은 공항아니면

시타이후에 주로 간다고 한다. 시타이후는 상주의 남쪽인데 내가 사는 곳은 신베이취(新北区). 상주의 북쪽이다.

같이 간 친구들중에 우리집이 제일 멀다. 모두들 돌려보내고 제일 마지막으로 집에 도착했다.

밤 10시 20분. 속도계에 찍힌 시간은 3시간이지만 이래저래 5시간 가까이를 자전거위에서 보냈다.

오랜만에 즐거운 라이딩였다. 왕복거리 56 km,  평균속도 19.6 km/hr.

이제 이들과 알게 됐으니 앞으로는 좀 더 자주 라이딩을 할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