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http://eletto02.tistory.com/ 작성자 (레또)님의 블로그

 

 

세계 자전거 여행가 '레또'님의 자전거 여행기가 시작 됩니다!

 

 

레또님은 현재까지도 전 세계를 자전거를 타고 다니시며 발퀴자국을 남기시고 계십니다.

저희 자전거와 사람들에 흔쾌히 여행기 공유를 해주셨는데요~

 

-시작(prologue)

-장비목록(prepared)

-중국 자전거 여행 팁

-레또님의 세계 여행나라 중 '베트남~인도네시아' 까지의 여행기를 일부 연재해 드릴 예정입니다.

 

세번째 여행지인 태국의 마지막 이야기가 이어집니다!

 

세계 자전거 여행기의 강같은 정보를 알려주실 레또님의 발바퀴 여정~! 함께 달려보아요!

 

레또 님의 '[태국] 레또님의 세계자전거 여행기 - 태국, 안녕! 'START!!

 

 

 

 

 

 

태국 남부지방은 고무나무 농장 천지였다. 낮이었지만 도로 주위는 밤처럼 컴컴했고 마치 정글 속을 달리고 있다는 착각이 들 정도로 고무나무 숲은 울창했다.

 

 

 

 

 

애초에 영국 식민지 시절 말레이시아에 고무나무가 처음 들여왔고 그 경제성을 인정받아 태국에도 20세기 초부터 고무나무가 심어지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 이후 전 세계적으로 고무나무 붐이 일면서 남부지역에 엄청나게 많은 농장이 생겼고 최근에는 고무가격이 엄청 올라 1kg 당 4000원이라는 높은 가격에 거래 된다고 한다.

 

 

 

 

나콘시타마랏을 떠나기 전 툰이 내 여행경로를 듣고 때마침 자기 친동생이 핫야이(Hatyai)에 살고 있으니 잠시 쉬다 가라며 아룬을 소개시켜줬다. 아룬은 핫야이시에서 15km 정도 떨어진 작은 시골초등학교 선생님으로 근무하고 있었다. 연락이 닿은 후 약속된 장소인 기차역에 도착하자 곧이어 아룬이 오토바이를 끌고 직접 나와 줬다. 반갑게 인사를 나눈 후 곧바로 핫야이에 있는 아룬 집으로 향했다.

 

 

 

 

짐을 풀고 아룬 가족과 함께 뜨거운 밤 열기가 흐르는 핫야이 야시장으로 향했다. 사진 속 오른쪽이 아룬이고 왼쪽은 그의 아들 마이. 이들은 핫야이시 한복판에 위치한 작은 아파트에서 함께 살고 있었다.

 

 

 

 

역시 태국하면 야시장. 핫야이 야시장에는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도는 기름진 음식들이 천지에 널려 있었다. 그동안 시골만 다니는 바람에 야시장 열기를 제대로 즐길 수 없었는데 아룬 집이 도시 한가운데 위치한지라 오랜만에 이런 분위기를 제대로 한껏 느꼈다. 시원한 밤바람과 부적거리는 야시장 그리고 그 안에서 즐기는 맥주와 닭튀김은 그야말로 최고였다.

 

 

 

핫야이는 말레이시아 국경지역에 위치한 태국 남부지방 최대 상업도시다. 말레이시아 화교들을 위한 유흥업이 주로 발달해 있다고 들었는데 아침시간이라 도시 중심가는 출근하는 사람들로 바뻐 보였다.

 

 

 

 

독특하게도 태국 여타 다른 도시와 달리 무슬림 인구가 엄청나게 많았다. 길가는 여성 10명 중 3명은 히잡을 쓰고 있는 것으로 봐서 인구의 30%이상은 이슬람교를 믿는 무슬림 사람들인 거 같았다. 독특하게도 태국에서 처음으로 도시 중심가에 무슬림 사람들을 고객으로 운영하는 은행도 볼 수 있었다.

 

 

 

 

또한 핫야이 화교세력도 만만치 않게 커 보였다. 도시 중심가에는 중국 특유의 빨간색 물결이 차고도 넘쳤다. 중국인 사당은 한 블록 건너 한 개씩 있었고 여기저기서 쏼라쏼라~ 중국어로 이야기하는 사람들을 쉽게 발견할 수 있었다.

 

핫야이는 역사도시가 아니라 상업도시기에 특별한 관광거리는 없었지만 태국, 중국, 이슬람 문화가 교묘하게 섞여 묘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게 매력이었다.

 

 

 

 

전날 야시장에 이어 이번에는 아룬, 마이와 함께 핫야이 수상(水上)시장을 찾았다. 오후 내내 핫야이 시내를 돌아보는 동안 바쁘게 움직이는 차들과 사람만 보아온 덕에 이런 명물이 있을지는 꿈에도 상상 못 했는데 뜻밖에도 수상시장은 도시 외곽에 조용히 자리하고 있었다.

 

 

 

 

배마다 독특한 모양새와 다양한 먹을거리로 식객들을 유혹하고 있었다. 대부분 30바트 내외로 비싸게 팔고 있지는 않았지만 ‘빛 좋은 개살구’라고 맛도 별로였고 꼬치 하나 사 먹었는데 얼마나 양을 적게 주는지 간에 기별도 안 갔다.

 

 

 

박물관 전망대에서 바라 본 송클라 호수와 코타오섬

 

다음날 핫야이시내에서 15km 떨어진 꼬타오섬에 위치한 태국남부민속박물관을 둘러보기로 했다. 처음에는 시내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지라 갈지 안 갈지 많이 망설였지만 아룬의 강력한 추천으로 믿어 의심치 않고 박물관으로 향했다.

 

 

 

 

 

박물관은 꼬타오섬 언덕 꼭대기에 자리하고 있었다. 처음 멀리서 봤을 때 전망대도 있고 각 전시실도 예쁜 건물로 따로 분관 되어 있는 바람에 커다란 리조트인 줄 알았다.

결론적으로 입장료가 아깝지 않을 정도로 박물관 전시는 최고였다. 태국 남부지역 역사로 시작된 전시는 민속 문화 전시관을 거쳐 앞으로 그려나갈 미래모습까지 다양한 사진과 유물을 통해 차근차근 잘 설명 되어 있었다.

 

 

 

 

 

 

무엇보다 박물관 관람이 가치 있었던 점은 태국남부를 달려오며 품어왔던 궁금증들이 전시를 둘러보며 해소되었다는 점이다. 마치 여기저기 떨어져 있던 궁금증 퍼즐조각들이 맞춰져 완전한 그림으로 재탄생되는 그런 느낌이랄까? 예를 들어, 태국을 달리며 지속적으로 보아왔던 고무나무, 팜오일, 코코넛농장에 대해 많은 궁금증을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 이곳에 농장에 대한 역사, 원재료 생산과정, 국가경제에 차지하는 역할 등 A-Z까지 세세히 설명되어 있었고 덕분에 그 모든 과정을 비로소 다 이해할 수 있었다. 한마디로 안보면 절대 후회할 뻔했던 그런 박물관이었다.

 

 

 

 

박물관 마당에 전시되어 있는 태국남부 민속춤 노라조를 마지막으로 박물관을 빠져 나왔다.

 

 

 

다음날 아룬이 자기 학교 아이들에게 여행 이야기를 해달라는 부탁을 해왔다. 때마침 편안한 안식처를 제공해 준 아룬을 위해 뭔가를 해주고 싶었기 때문에 부탁에 선뜻 응했다.

 

 

 

아룬이 근무하는 학교는 전교생이라 해봤자 150명이 안 되는 작은 시골 초등학교였다. 도착하기 전까지 아룬이 가르치는 아이들만 대상으로 이야기보따리를 풀어 놓으면 되는 줄 알았는데 막상 가보니 이건 아니었다. 전교생을 강당에 집합 시켜 놓고 내가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아룬의 통역으로 간단한 인사와 함께 시작된 강의는 지금까지 블로그에 올린 사진을 토대로 진행됐다. 지금까지 거쳐 온 길과 여행 중에 일어난 간단한 에피소드들, 그리고 여행에 왜 하는지 등등....약 20분가량 여행 이야기가 진행되는 동안 아이들은 끝까지 조용히 잘 경청해 주었다.

 

 

 

 

관광도 하고 강의도 하며 여유롭고 즐거운 시간을 보내다 보니 사흘이 후딱 지나갔다. 사흘 간 따뜻이 보살펴 주었던 아룬, 마이와 작별인사를 나눈 뒤 다시 자전거 위에 올랐다.

‘여행 길목마다 이렇게 따뜻이 맞아주는 사람들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잠시 말도 안 되는 상상을 해봤지만 곧바로 헝그리정신으로 무장한 자전거여행자 모습으로 다시 돌아와 종아리에 힘을 모아 페달을 밞기 시작했다.

 

 

 

 

 

 

다음 목적지는 60km 떨어진 말레이시아 국경! 알라의 나라, 말레이시아가 얼마 남지 않았다.

 

 

 

 

핫야이를 출발하며 튜브에 바람을 넣을 수 있는 곳을 찾고 있었는데 때마침 자전거샵을 발견했다. 샵으로 자전거를 끌고 들어가는 때 먼저 온 중년의 한 서양인이 자전거를 손보고 있었다. 알고 보니 이름은 호칸드, 스웨덴 사람이었다. 현재 말레이시아에 1년 간 거주하며 경제에 관한 책을 저술하고 있었고 태국에 체류기간연장도 하고 여행도 할 겸 가끔 온다고 했다. 여행에 관해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혹시 자신이 살고 있는 말레이시아 페낭섬에 오게 된다면 쉬다 가라며 친절히 약도와 전화번호를 적어줬다. 마침 페낭에 잠시 들릴 예정이었는데 말레이시아여행 시작 전부터 천군만마를 얻었다.

 

 

 

 

한참을 달리고 있는데 쨍쨍히 내리쬐던 해는 순식간에 먹구름으로 바뀌고 거센 바람이 몰아치기 시작했다. 곧이어 하늘에서 천둥번개와 함께 사정없이 소나기가 쏟아졌다. 순식간에 돌변한 날씨 덕에 홀딱 젖었고 잠시 지붕 아래로 피신, 비가 멈추기만을 기다렸다.

 

습도도 엄청 올라가 비에 온몸이 홀딱 젖어도 덥고 후덥지근한 느낌은 변함이 없었다. 완전 우리나라 8월 초순 날씨 같았다. 그래도 태국 중남부까지는 건조해서 끈적거리지 않았는데 적도와 가까워질수록 더 습해지고 있다.

 

 

 

곧이어 언제 그랬냐는 것 마냥 하늘은 다시 불같은 햇빛을 뿌려대기 시작했다.

 

 

 

 

말레이시아 국경에서 5km 정도 떨어진 사다오(sadao)에 도착 하자마자 환전을 위해 은행을 찾았다. 그런데 환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 않았고 대신에 말레이시아 돈으로 환전할 수 있는 조그마한 가게를 소개시켜 줬다. 종교제례나 제사와 관련된 용품을 파는 가게였는데 화교가 운영하는 곳으로 중국 냄새가 물씬 풍겼다.

 

 

 

 

말레이시아 륑깃(RM)으로 환전성공! 이제 국경을 넘는 일만 남았다.

 

 

 

 

태국-말레이시아 국경은 별다른 북적거림 없이 생각보다 소박하게 자리하고 있었다.

 

 

 

 

간단한 출국절차를 마치고 스탬프 꽝!

 

 

 

 

부처님의 나라 태국과 한 달하고 보름간 연예를 마치고 드디어 작별할 순간이 찾아왔다. 국경을 넘는 순간 가족처럼 따뜻하게 맞아줬던 사람들부터 끝없이 펼쳐진 파란바다와 백사장까지 태국에서 보낸 40일이 슬라이드 사진처럼 머릿속에 지나쳐 갔다. 생각해보니 지금까지 여행하며 각 나라마다 인상 찌푸린 적이 한두 번 있었는데 태국만은 단 한 차례도 없었다. 그 정도로 태국 여행은 편했고 사람이 아름다웠던 그런 나라였다. 이런 소중한 추억 고이 간직한 채 알라의 나라, 말레이시아로 힘껏 페달을 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