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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레또님의 세계자전거 여행기 - 메이 뻰 라이!(문제 없어요)

by biketour posted Feb 27,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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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http://eletto02.tistory.com/ 작성자 (레또)님의 블로그

 

 

세계 자전거 여행가 '레또'님의 자전거 여행기가 시작 됩니다!

 

 

레또님은 현재까지도 전 세계를 자전거를 타고 다니시며 발퀴자국을 남기시고 계십니다.

저희 자전거와 사람들에 흔쾌히 여행기 공유를 해주셨는데요~

 

-시작(prologue)

-장비목록(prepared)

-중국 자전거 여행 팁

-레또님의 세계 여행나라 중 '베트남~인도네시아' 까지의 여행기를 일부 연재해 드릴 예정입니다.

 

세번째 여행지인 태국의 이야기가 이어집니다!

 

세계 자전거 여행기의 강같은 정보를 알려주실 레또님의 발바퀴 여정~! 함께 달려보아요!

 

레또.png 레또 님의 '[태국] 레또님의 세계자전거 여행기 - 메이 뻰 라이!(문제 없어요)'START!!

 

 

 

그동안 8개월 간 혼자 여행을 하다 보니 가까운 가족이나 친구들에게 느낄 수 있는 정에 굶주려 있었다. 저 무의식 안에도 가족과 친구들과의 만남이 그리웠는지 가끔씩 한국에 돌아가는 꿈을 꾸다 깜작 놀라 잠에서 깨기도 했었다. 하지만 열흘 간 태국가족과 함께 한 시간 속에 굶주린 정은 따뜻한 환대로 가득 채워졌고 몸에 쌓인 피로감은 사라지고 새롭게 출발할 수 있는 에너지로 가득 충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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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가족과 작별인사를 한 후 열흘 만에 자전거 위에 오르니 마치 여행을 새롭게 시작하는 것 같이 낯설게 느껴졌다. 점심은 태국가족들이 떠나기 전 두둑이 싸준 도시락으로 해결했다. 열흘 동안 따뜻하게 챙겨 주고 떠나는 날까지 맛있는 음식으로 환송해 준 태국가족들이 고맙고 또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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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을 마친 후 도로 위에 다시 서자 뜨겁게 내리쬐던 태양은 저만치 사라지고 짙은 먹구름이 몰려왔다. 이처럼 순간적으로 나타나 많은 비를 뿌리고 사라지는 게릴라성 폭우는 태국 남부로 내려 갈수록 자주 나타나고 있다. 어쨌든 짧은 시간이나마 시원한 바람과 소나기로 뜨겁게 달궈진 대지를 적셔주니 이런 비구름은 태양과 맞짱 뜨고 다니는 자전거여행자에게 하늘이 준 선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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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대 같은 소나기를 뿌린 후 먹구름은 사라지고 다시 파란 하늘이 나타났다. 그와 함께 끝없이 펼쳐 진 코코넛 농장이 모습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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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코넛 농장과 함께 열매 따는 원숭이들도 자주 보였다. 푸켓이나 코사무이같이 관광객이 많이 모이는 관광지에서는 돈을 받고 원숭이들이 코코넛 열매 따는 모습을 시연한다고 들었는데 그런 관광지에서 돈 주고 보는 것보다 직접 현장에서 진짜로 원숭이들이 코코넛 따는 모습을 보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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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끝없이 이어진 코코넛 농장을 돌고 돌아 오랜만에 백사장으로 가득한 해안선과 마주했다. 조용한 바닷가, 아름다운 백사장, 거기다 차 없는 도로까지...‘떠나요 둘이서 모든 걸 잊어버리고 제주도~~.....’ 저절로 입에서 노래가 흥얼거려졌다. 그만큼 풍경은 훌륭했고 도로는 조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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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콕에서 태국만을 따라 이어진 해안선 도로는 편한 해외자전거여행을 계획 중이신 분들에게 다시 한 번 추천해 드리고 싶은 멋진 코스다. 사실 푸켓, 코사무이, 파타야등 외국인 여행자들에게 유명한 태국 관광지는 따로 있지만 나는 왜 사람들이 그런 곳에 가는지 이해가 안 된다. 비싼 물가, 복잡한 도로, 여행자 호주머니를 향해 입을 벌리고 있는 상술이 판을 치고 있을 텐데 말이다. 태국만을 따라 이어져 1000km에 가까운 해안선에 조금만 찾아보면 너무 나 아름답고 평화로운 낙원이 곳곳에 숨어있는데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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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안을 따라 위치한 조그마한 어촌마을을 구경하는 것도 재미가 쏠쏠했다. 갓 건조 올린 싱싱한 물고기들이 정신없이 어디론가 팔려나가고 있었고 사람들은 풍풍한 어족자원으로 인해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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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씩 물고기 삭히는 냄새가 바람을 따라 풍겨오는 바람에 뇌 속에 잠들어 있는 홍어와 막걸리에 대한 욕망을 깨우기고 했다.^^ 자전거 위에서 바라보는 이들의 모습은 아름다운 풍경처럼 또는 파란 바다처럼 맑고 깨끗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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춤폰(chumphon)에서 수락타니(surat thani)로 이어지는 해안도로를 달리며 하얀 백사장과 에메랄드 바다만 볼 수 있는 게 아니었다. 울창한 정글과 열대식물 농장은 건빵에 든 별사탕마냥 단조로운 풍경에 색다른 경관과 경치를 불어넣어주었을 뿐더러 서늘한 바람으로 더위마저 식혀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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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이 찾아 올 무렵 때마침 학교를 발견했고 운동장 한 구석을 찾아 텐트 칠려는 찰라 멀리서 벼락 치는 소리가 들려왔다. 비, 바람이 밤중에 덮칠지 모르기 때문에 고민에 또 고민, 결국 다른 곳을 찾기 위해 어둠을 뚫고 더 가보기로 했다. 다행히 학교에서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작은 사찰을 발견했다. 절을 지키고 있던 스님은 텐트를 쳐도 되냐는 말에 흔쾌히 오케이하셨다. 편하게 밤을 보낸 후 다음날 아침 서둘러 출발하려고 짐을 챙기고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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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스님이 낀 까우!(밥 먹어요!)라고 말씀하시며 손짓 하셨다. 스님을 따라 식당에 가보니 아침공양 받은 음식과 과일로 가득했다. 이미 스님들은 아침을 드셨고 동자승생활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아이들과 함께 아침식사를 함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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밧(공양항아리)에 가득한 공양된 밥. 태국 국민들의 가득한 불심만큼이나 밧에는 밥이 가득했다. 부처님의 자비로 아침부터 배를 두둑이 채우고 힘차게 출발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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춤폰 주를 넘어 수락타니 주 입성! 수락타니는 태국 남부 12개 지방 중 가장 큰 주로 풀문파티로 유명한 코사무이섬이 있는 곳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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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락타니주에 입성함과 동시에 그동안 아주 가끔 보이던 이슬람사원이 자주 보이기 시작했다. 사실 태국은 불교국가지만 남부지방은 이슬람을 믿는 사람들이 많다. 특히 태국 최남단에 위치한 파타니, 얄라, 나라시와 3개주는 무려 인구의 85%가 이슬람신자일 정도로 그 세력이 크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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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자전거를 타고 이곳을 지나치다 보니 재미있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었는데 주로 이슬람사람들은 내륙보다 해안가에 집단적으로 모여 살고 있다는 것이었다. 이유는 오래 전 이슬람 종교를 가진 사람들이 말레이시아나 인도네시아에서 배를 타고 이곳에 건너와 해안가 어촌마을을 만들어 정착했기 때문이라 한다. 그 후에도 강한 종교적 신념과 문화적 동질감으로 엮여 불교국가 한 복판에서도 오랫동안 자신들의 문화와 종교를 이어올 수 있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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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 시골길을 달리다 우연히 만난 선착장, 보아하니 이곳도 이슬람 사람들이 사는 마을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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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착장 앞에는 바다에 출항하거나 내항했을 때 마을사람들이 모여서 차 한 잔 하며 담소를 나눌 수 있는 작은 카페가 있었다. 겉보기에 여느 다른 태국 마을모습과 다를 바 없었지만 물어보니 모두들 이슬람교도인 무슬림 마을이었다. 이들 사이에 껴 커피 한잔하며 잠시 쉬는 동안, 궁금한 맘에 이슬람교도들은 교리상 술을 멀리 하냐고 주인아저씨께 물어봤더니, 내가 맥주를 원한다고 잘못 이해하고 손사래를 치며 없다며 즉각적으로 반응했다. 그럴 의도는 아니었지만 종교적 신념으로 가득한 이들에게 맥주 이야기를 꺼낸 게 커다란 실수라는 생각이 들었고 앞으로 이슬람국가를 여행하며 문화적으로 무례하지 않도록 조심해야 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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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해는 반대편 안다만해역으로 기울고 야영 장소 찾을 시간이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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텐트 칠 장소를 찾는 중 비도 피하고 은은한 파도소리를 들으며 잘 수 있는 좋은 장소를 발견했다. 우리나라로 치면 마을회관 같은 곳이었는데 공용화장실도 개방되어 있었고 전체적인 환경이 정말 야영하기에 베리 베리 굿이었다. 곧바로 야영 허락을 받기 위해 바로 옆에 위치한 가게에 찾아갔다. 손짓으로 텐트치고 자는 시늉을 하자 주인아주머니께서 웃으시며 “메이 뻰 라이!”(문제없어요)라고 말씀하셨다. 덕분에 이날도 편안한 곳에서 은은한 파도소리 들으며 편한 밤을 보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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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발하기 전 우연히 마을회관 한편에 걸려 있는 조직도가 눈에 들어왔다. 자세히 살펴보니 모두들 머리를 가리는 이슬람 모자를 쓰고 있었다. 이곳도 이슬람 사람들이 살고 있는 어촌마을이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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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락타니주를 넘어 온 게 엊그제인데 벌써 나콘시타마랏 주에 입성하게 됐다. 벌써 말레이시아가 멀지 않았다. 평탄한 도로, 친절한 사람들, 아름다운 풍경 덕분에 태국 땅을 달리는 내내 먼 거리가 짧게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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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들어 35도가 넘게 올라간 기온 덕에 더위와 피곤에 지쳐 잠시 정자 아래에서 자빠져 쉬고 있는데 정말 우연하게도 툰(사진 맨 왼쪽)이라는 정말 좋은 분을 만났다. 툰은 자기도 저번 주에 베트남과 라오스 북부를 자전거로 여행하고 왔다며 내 여행경로와 계획을 자세히 물어 왔고 여행과정에 대해서 굉장한 흥미를 보였다. 서로 여행담을 나누며 한참을 이야기하다 자기 집이 여기서 멀지 않다며 원하면 하루 쉬고 가라는 제안을 했고 흔쾌히 길을 따라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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툰 집 주위에는 부모님, 형제자매뿐만 아니라 가까운 친척집이 마치 촌락을 이룬 것처럼 함께 모여 있었다. 재미난 사실은 이들 가족 구성원 대부분이 자전거를 끔찍하게도 사랑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70이 넘은 툰 아버지뿐만 아니라 10살 어린 조카까지도 멋진 자전거를 한 대씩 가지고 있는 한마디로 말하면 자전거대가족이었다. 특히 집 안으로 들어가는 입구에는 가족 전용 자전거 주차장도 갖추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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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도착했을 때 방금 라이딩을 마치고 돌아 온 가족 몇 분이 자전거복장을 갖춘 체 쉬고 있었고 한편엔 자전거관련 잡지가 수북이 쌓여있었다. 자전거는 이들 가족을 이어주는 매개체며 가장 강력한 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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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식사를 하며 툰과 자전거여행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툰은 자전거여행에 굉장한 열정을 가지고 계시는 분이었다. 지금은 회사 일에 묶여 있어 긴 여행을 할 수 없지만 퇴직 후 세계자전거여행이라는 꿈을 가지고 계셨다. 책장에는 자전거여행에 관한 책이 가득했고 라오스와 베트남 여행을 함께한 여행자전거와 페니어가방도 집 안에 소중히 보관해 두고 계셨다.

 

 

지금까지 여러 국가를 자전거로 여행하며 찍은 사진을 보여주시며 한참 여행이야기를 주고받다 이번 주 토요일, 가까운 친척들과 함께 자전거로 당일치기 여행을 할 계획이며 원한다면 함께 가자는 제안을 하셨다. 이날은 수요일, 그러니까 토요일까지는 아직 3일이 남았기 때문에 다시 한 번 태국 가족과 함께 긴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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