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http://eletto02.tistory.com/ 작성자 (레또)님의 블로그

         

 

세계 자전거 여행가 '레또'님의 자전거 여행기가 시작 됩니다!

 

 

레또님은 현재까지도 전 세계를 자전거를 타고 다니시며 발퀴자국을 남기시고 계십니다.

저희 자전거와 사람들에 흔쾌히 여행기 공유를 해주셨는데요~

 

-시작(prologue)

-장비목록(prepared)

-중국 자전거 여행 팁

-레또님의 세계 여행나라 중 '베트남~인도네시아' 까지의 여행기를 일부 연재해 드릴 예정입니다.

 

오늘부터 베트남-인도네시아 까지의 세계여행기가 시작됩니다.

첫번째, 여행지 베트남 이야기부터 달려보겠습니다^^

 

세계 자전거 여행기의 강같은 정보를 알려주실 레또님의 발바퀴 여정~! 함께 달려보아요!

 

 

레또 님의 '[베트남] 레또님의 세계자전거 여행기 - 신챠오! 하노이'START!!

 

 

 

하노이가 멀지 않았다.

직선으로 잘 빠진 1번 국도와 만나며 어느새 하노이가 30km 코앞으로 다가왔다.

중국이 확실히 크긴 큰가 보다. 중국에서는 한 목적지에서 다음 목적지까지 4~5일은 기본으로 달려야 했는데 베트남에서는 1~2일만 달리면 되니 말이다.

 

 

 

오토바이 물결에 숨통이 조여든다. 덕분에 하노이가 멀지 않았다는 것을 실감한다.

 

 

 

 

오토바이 물결에 떠밀려 정신없이 가다보니 하노이 중심가로 진입하는 다리와 만났다. 철다리를 건너서 하노이 중심가에 진입했다.

 

 

 

 

다리를 건너자 엄청난 오토바이 행렬과 거기서 뿜어져 나오는 매캐한 매연에 정신을 잃는 줄 알았다. 또한 한 나라의 수도라 하기에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좁고 미로같이 얽히고설킨 열악한 도로 상태에 한동안 길을 잃고 헤맸다. 다행히 개방된 와이파이를 잡아내는 아이팟 신공으로 현 위치를 확인해 길을 찾을 수 있었다.

 

 

 

 

맨 처음 향한 곳은 씨티은행 하노이점, 두둑이 여행자금을 충전한 후....

 

 

 

 

 

웜샤워(warmshowers)를 통해 알게 된 캐런 집으로 향했다. 캐런이 살고 있는 지역은 호타이 호수(west lake)로 둘러싸인 조용한 곳으로 주로 하노이에 거주하는 외국인들이 살고 있는 동네였다.

(참고로 웜샤워-www.warmshowers.org는 자전거 여행자와 그들을 위해 자기 집을 숙소로 제공하는 사람들을 연결시켜주는 인터넷 사이트입니다.)

 

 

 

내 첫 번째 호스트, 캐런

캐나다인으로 하노이에 온지는 1년 반 정도 됐다고 한다. 아시아가 좋아 대만에서 7년, 상하이에서 9년 간 머물며 국제학교 선생님으로 일했으며 하노이에서도 같은 일을하다 지금은 개인사업을 하고 있다고 한다. 인도, 파키스탄, 중국, 동남아등을 자전거로 여행했고 아시아문화에 대해서 흥미가 많은 호스트였다.

처음으로 경험하는 웜샤워라 살짝 긴장했는데 밝고 따뜻한 웃음으로 반갑게 맞아 준 캐런 덕분에 긴장감은 눈 녹듯 사라졌다.

캐런 집은 조각, 그림, 모직물 등으로 아름답게 꾸며져 있었다. 나 같은 여행자에게 자신의 집을 개방해 준 것도 너무 고마운데 이런 아름다운 곳에서 잠시 지낼 수 게 해주다니, 캐런이 눈물 나게 고맙다.

다음날 아침 일찍 하노이 탐방에 나섰다. 첫 번째로 향한 곳은 두말할 것 없이 베트남 건국 영웅, 호치민이 영원히 잠들어 있는 호치민기념관이었다. 서둘러 이곳을 찾은 이유는 오전 11시까지만 개방되고 하노이를 찾는 대부분의 관광객들이 찾는 곳이서 서둘러 가지 않으면 호아저씨를 만날 수 없기 때문이다.

기념관 앞에는 이미 많은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었으며 경비가 삼엄하고 검문검색이 까다롭게 진행되고 있었다. 모자를 쓰거나 호주머니에 손을 넣고 입장하는 것도 금지되어 있을 정도로 몸가짐도 단정히 해야만 했다.

기념관 안에서 사진촬영은 엄격히 금지되어 있었다. 뒤에 들어오는 사람들에게 떠밀려 방부처리 된 호치민 시신만 짧게 본 후 기념관을 빠져 수밖에 없었다.

호치민은 죽기 전 몇 가지 유언을 남겼다고 한다. 그 중 하나는 자신이 죽으면 화장해 재를 보관해 두었다 베트남 통일 후 북부, 중부, 남부에 고루 뿌려 달라는 것이었다. 하지만 후대인들은 호치민과의 영원한 이별 보다는 현실의 영속함을 선택했다. 화장보다는 베트남 독립과 건국의 영웅을 기리고 후대인들에게 본보기가 될 수 있도록 호치민 시신을 방부처리 해 기념관에 모셔두었으니 말이다.

호치민기념관 바로 옆에는 호치민박물관이 자리하고 있었다.

 

 

이곳은 젊은 시절 해외망명기간, 공산주의와의 만남, 프랑스로부터 독립운동 전개, 그리고 베트남 건국까지 시대 순에 따라 호치민이 걸어왔던 길에 다양한 자료와 사진을 통해 설명 해 둔 곳이었다.

박물관을 둘러보며 식민지 독립운동, 공산주의 혁명, 남북통일, 그리고 미국과의 전쟁까지 20세기 베트남 굴곡진 역사 중심에는 항상 호치민, 이 세 글자가 깊게 자리하고 있었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 또한 호치민은 죽어서도 살아 아직도 현 베트남인들 가슴 속 깊숙한 곳에 자리하고 있다는 것도 알 수 있었다.

다음으로 베트남 민족학박물관으로 향했다. 이 박물관은 베트남 영토 안에 살고 있는 50여개 소수민족 A부터 Z까지 모든 것을 모아 전시하고 학술적으로 연구하는 곳이다. 우리나라로 치면 민속박물관이라 할 수 있을 텐데 다른 점은 다양한 소수민족을 포함하고 있다는 것이다. 앞으로 소수민족이 집중적으로 거주하는 베트남 북부와 중부산악지역을 거쳐 갈 텐데, 아는 만큼 보인다고 사전답사차원에서 이곳을 찾았다.

입구부터 높이 10미터에 가까운 조형물이 관람객들을 압도하고 있었다. 박물관 공간제약 때문에 상부만 전시해 둔거지 실제로 이보다 훨씬 더 높게 설치된다고 한다.

처음은 베트남 인구의 다수를 차지하는 베트족 전통문화에 관한 전시로 시작됐다.

 

전통예식에 관한 예복과 도구들부터

생활도구

대나무모자 만드는 과정도 소개되어 있었다.

베트족에 관한 전시가 끝난 후 본격적인 소수민족 전시가 시작되었다.

각 민족별로 생활도구부터 모직물, 전통예식까지 그들만의 독특한 문화와 다양성 보여주는 전시가 이어졌다.

몽족, 타이족, 무옹족, 따이족, 후이족, 야오족...헉헉 소수민족들에게 미안한 이야기지만 전시가 지속될수록 이들의 다양함 때문에 머리가 아플 지경이었다.

 

 

관외로 소수민족 전통건축물 전시가 이어졌다. 각 민족별로 가옥, 묘지까지 다양한 건축물이 전시되어 있었지만 그 중 바나족 집이 관람객 눈길을 사로잡고 있었다. 이 집 지붕은 하늘을 찌를 듯 높이 솟아 있었는데, 안내문에는 그 높이와 웅장함이 집 주인인의 권위와 힘을 상징한다고 한다.

 

 

집 안으로 들어가 보니 엄청난 높이와 무게의 지붕을 지탱하기 위해 중간 중간 나무들이 얼키고설켜 있었다. 높은 지붕이 마치 공작이 화려한 날개를 펼쳐 자신을 뽐내는 모습과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 소수민족 묘지건축물도 인상 깊게 남았다. 왜냐하면 묘지 주변에는 다산을 상징하는 다양한 조각물이 설치되어 있었는데, 이 조형물들이 지나가는 관람객들에게 크나 큰 웃음을 선사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뭘봐!”

“헉...미안해...”

조각이 던지는 성난 눈길에 얼른 사진만 찍고 그 자리를 떴다. ㅡ.ㅡ

마지막으로 탕롱 수중 꼭두각시 인형극장으로 향했다. 이곳은 베트남 북부지역에서 유행한 수중 꼭두각시 인형극이 열리는 곳이다. 관광 성수기에는 표를 예매해야지 볼 수 있을 정도로 유명한 곳이었지만 다행히 도착했을 때 시간에 맞춰 표를 구할 수 있었다. 하지만 비싼 좌석만 남아 있어 의도하지 않게 좋은 자리에서 관람해야만 했다. ㅜ.ㅜ

막이 오르고 전통음악 합주단이 나와 극의 첫 시작을 알렸다.

 

본격적인 인형극에 앞서 성우도 등장하고....

 

 

 

곧이어 물 위로 꼭두각시 인형들이 나와 음악에 맞춰 열심히 북을 울려댔다. 조그마한 인형들이 음악에 맞춰 옹기종기 움직이는 게 귀여워 웃음이 절로 나왔다.

13막으로 구성된 공연은 약 45분 간 진행되었다. 각 막마다 다양한 꼭두각시 인형들이 등장하여 농사나 고기잡이 등 일상생활과 관련된 소재를 가지고 재미나게 극을 이끌어 갔다.

공연의 대미는 이무기의 하늘 승천으로 장식되었다.

베트남 전통음악감상뿐만 아니라 베트남인들의 삶에 대한 해학을 엿 볼 수 있었던 훌륭한 인형극이었다.

캐런의 환대는 끝이 없는 건가....이날 저녁 캐런 이웃사촌 파티에 초대 받아 따뜻한 저녁을 얻어먹을 수 있었다. 그런데 더 놀라운 것은 그곳에 한국인이 있었다. 바로 사진 맨 왼쪽 동양인이 바로 한국인 요진씨, 현재 국제학교 선생님으로 일하고 있으며 하노이에 온지는 4개월 됐다고 한다. 중국 장가계 이후 2달 만에 면대 면으로 한국인과 만난 것만으로 기뻤는데....

다음날 저녁 요진씨가 자기 집으로 나와 캐런을 초대해 정월대보름 느낌 물씬 풍기는 한국음식을 대접해주었다. 4달 동안 한국음식에 굶주렸기 때문에 잡곡밥에 각종 나물을 듬뿍듬뿍 담아 된장국에 싹싹 비벼 먹었다.

여행 시작 후 처음으로 한국음식을 먹게 되니 요진씨가 눈물 나게 고마웠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을 만들어 준 내 호스트 캐런까지도....여행을 하며 많은 사람들에게 크나 큰 도움을 받고 있다. 이 모든 것을 어떻게든 갚아야 할 텐데....여행을 할수록 추억만큼 숙제도 쌓여만 간다.

20세기 굴곡진 역사를 넘어 지금은 도이모이, 즉 개혁과 개방의 물결을 타고 앞으로 달려가는 베트남, 그리고 그 중심에는 하노이가 있다. 호아저씨와의 만남, 민족한 박물관, 수중인형극까지 모든 것이 인상적이었지만, 그 무엇보다 넘치는 환대로 맞아준 고마운 사람들 덕분에 오토바이 파도에서 뿜어져 나오는 하노이의 매연도 잊지 못할 추억으로 간직될 것 같다. 이렇게 하노이에서의 짧은 3박 4일은 저물어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