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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http://eletto02.tistory.com/ 작성자 (레또)님의 블로그

  

 

세계 자전거 여행가 '레또'님의 자전거 여행기가 시작 됩니다!

 

 

레또님은 현재까지도 전 세계를 자전거를 타고 다니시며 발퀴자국을 남기시고 계십니다.

저희 자전거와 사람들에 흔쾌히 여행기 공유를 해주셨는데요~

 

-시작(prologue)

-장비목록(prepared)

-중국 자전거 여행 팁

-레또님의 세계 여행나라 중 '베트남~인도네시아' 까지의 여행기를 일부 연재해 드릴 예정입니다.

 

세번째 여행지인 태국의 이야기가 이어집니다!

 

세계 자전거 여행기의 강같은 정보를 알려주실 레또님의 발바퀴 여정~! 함께 달려보아요!

 

레또.png

레또 님의 '[태국] 레또님의 세계자전거 여행기 - 드디어 10,000km 돌파!'STA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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펫차부리주에서 시작된 지방도는 바닷가와 육지를 교대로 가로지르며 숨겨진 비경을 마음껏 과시했다. 마치 은색 카펫을 깔아 놓은 듯한 환상적인 모레사장이 장관을 이루다 갑자기 정글로 둘러싸인 암벽지대가 나타나는 등 지나가는 내내 심심할 틈을 주지 않았다. 한마디로 자전거 타는 재미를 듬뿍 안겨주는 아름다운 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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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가와 만남과 이별을 반복하다보니 어느새 카오샴로이 국립공원에 도착했다. 이곳은 우리나라로 치면 변산반도국립공원과 같이 육지와 해양을 동시에 아우르는 국립공원이었다. 잠시 구경만 하려고 입구에 다가가자 무려 400바트(외국인입장료)라는 무시무시한 입장료가 기다리고 있었다. 아무리 국립공원 관리비용이 많이 들어도 원화로 따지면 13,000원이 넘는 바가지성 입장료는 너무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국립공원 방문은 포기하고 가던 길을 따라 계속 남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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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공원 내 길을 따라 굶주린 원숭이가 자주 출몰하는지 곳곳에 먹이투입금지 안내판이 붙어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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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오샴로이 국립공원을 빠져나와 콜라로 목마름을 달래는 중 반갑게도 자전거로 여행하고 있는 프랑스-이란 커플을 만났다. 이들은 카우치서핑(cauchsurfing)을 통해 만나 연인으로 발전해 동남아시아에서부터 같이 여행을 다니고 있다고 했다. 프랑스인 에반은 작년 8월부터 자전거여행을 시작했고 록사나는 에반을 만난 이후 이란에서 하던 일을 그만두고 지금은 함께 여행을 시작했다고 한다. 한참 여행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여행경로도 같고 조그마한 길을 찾아다니기를 즐기는 등 여행컨셉도 비슷해 이들과 함께 당분간 여행을 같이하기로 했다. 중국에서 리멍과 함께 한 이후 실로 오랜만에 여행 동반자가 생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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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달린지 얼마 되지 않아 남부지방과 방콕을 잇는 4번 메인국도를 만났다. 그런데 도로에는 차들 대신에 파인애플 가격 폭락에 따라 정부가 개입해 줄 것을 요구하며 커다란 시위가 벌어지고 있었다. 도로에는 잘 익은 파인애플이 뭉탱이로 내동댕이 쳐져 있었고 농민들은 도로 중간에 모여 목소리를 맞춰 시위를 벌이고 있었다.

 

생각해 보니 이런 항의시위는 중국, 베트남, 라오스 등 공산당 1당 독재 나라에서는 볼 수 없었던 풍경이었다. 꽉 막힌 여론과 상호 감시가 지배하는 이런 나라들에서 시위는 곧바로 감옥으로 가는 지름길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태국은 이와 달리 선거를 통해 지도자를 뽑는 민주주의 국가다. 길을 막고 일반 시민을 볼모로 하는 이런 행위의 잘잘못을 떠나 자신들의 어려움을 알리고 정치권과 정부에 압력을 넣을 수 있는 것이 민주주의 국가의 특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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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위로 인해 양 차선으로 차들이 꽉 막혀있었다. 놀랍게도 일반시민들의 모습은 너무나도 차분해 보였다. 아무도 이 시위에 대해서 불만을 가지고 소리치며 막으려 하지 않았다. 다만 그늘에 앉아 시위가 끝나고 막힌 도로가 뚫리기만을 기다리고만 있었다. 어떤 나쁜 일이 자신에게 벌어져도 운명이라 담담히 받아드리는 것이 태국 문화가 가지고 있는 특성이라 들었는데 이들의 모습을 보며 그 말에 수긍이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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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우지간 시위 덕분에 우리는 텅텅빈 도로를 신나게 달릴 수 있었고 시원한 바닷바람 맞으며 길에 널려있던 잘 익은 파인애플 몇 개를 골라 맛있게 나눠 먹을 수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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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에반이 미리 GPS로 정해 놓은 경로를 따라 가다보니 정글 사이로 난 오솔길과 마주쳤다. 정글 사이로 난 좁은 오솔길이었기에 걱정이 들었지만 에반의 GPS만 믿고 그 뒤를 따라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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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글 깊숙히 들어갈수록 말그대로 점점 산으로 갔지만 에반의 GPS만 굳게 믿고 따라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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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PS가 나타내는 정확한 안내 덕분에 처음으로 경험한 정글 라이딩은 달콤했다. 물론 자전거로 작은 오솔길을 주행하는 것이 쉽지 않았지만 즐거움을 따진다면 일반 도로에 비해 10배는 더 컸다. 아무튼 친구 따라 강남 간다고 에반 덕분에 정글탐험 하고, 역시 친구는 잘 둬야 한다.

 

 

여행 준비과정에서 GPS 구입을 수백 번 저울질하다 끝내는 GPS기기 말고 비상시를 대비해 작은 모듈만 구입하기로 최종 결정을 내렸다. 그동안 여행 경험을 비추어 보아 꼭 필요한 기기는 아니라고 판단 들었기 때문이다.

생각해보면 GPS가 없었기 때문에 여행이 더 다채로워지지 않았나 생각한다. 물론 GPS가 있었다면 정확한 위치와 고도 확인이 가능해 효율적이고 계획적인 여행이 가능했겠지만 자전거여행이 주는 우연적 만남, 재미 그리고 예상치 못한 곳에서 오는 도움의 손길을 경험하지 못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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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적한 시골길과 해변을 즐기며 달리기에는 단연 태국 남부가 최고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조그마한 시골길도 정비가 잘 되 있어 달리고 편했고 코코넛 농장이 주는 풍경도 지루할 틈을 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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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해변에서 먹는 점심도 일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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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콕에서 300km 정도 남부로 내려오자 사진 속에 나올듯한 아름다운 해수욕장이 드디어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땀과 피로로 찌든 우리는 파란 바다에 유혹당해 잠시 자전거를 내려놓고 한적한 해변을 찾아 해수욕도 하고 남들 다 하는 점핑포토도 찍으며 즐겁게 놀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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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바다로 가득한 포토제닉한 공간들이 길 위에 널려 있었다. 찍고 달리고 찍고 달리기를 반복하며 우리에게 주어진 행복한 순간들을 마음껏 즐겼다. 정글, 바다, 한적한 시골길과 목가적 풍경까지.....자전거여행을 즐기는데 있어 이보다 더 좋은 코스는 없다고 생각이 들 정도로 태국 남부는 최고였다. 당장이라도 해안가 자전거여행코스 1순위로 사람들에게 추천해 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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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캠핑은 절대 잊지 못할 날로 기억될 것이다. 잠자리에 들기 전까지 별들이 초롱초롱 하늘에 빛나고 있었는데 전날 새벽 4시에 엄청난 돌풍과 함께 비, 바람이 몰아닥쳤다. 여행 시작 후 이렇게 강한 바람은 처음이었다. 갑자기 들이닥친 폭풍으로 팬티만 입은 체로 텐트 밖에서 폴대를 부여잡고 잠잠해 질 때가지 기다렸다. 천만다행으로 폭풍은 30분 만에 그 기세를 누그러트리고 하늘은 원래대로 잠잠해 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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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일어나니 도로 주변은 폭풍으로 인해 부러진 나뭇가지와 떨어진 열매로 가득했다. 코코넛나무 밑에 텐트 치지 않은 게 천만다행이었다. 하마터면 돌덩이처럼 단단한 코코넛 열매에 크게 다칠 뻔 했으니 말이다. 남부로 내려갈수록 이런 게릴라성 폭풍우가 자주 출몰할 텐데 앞으로 야영장소 찾는데 있어 단단히 주의해야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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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날 드디어 10,000km 주파에 성공했다. 224일 간 중국 5000km 인도차이나 반도에서 약 4000km 그리고 이곳 태국 남부에서 나머지 1000km를 달린 끝에 만들어낸 대(?)기록이다. 중국 소주에서 1,000km 기록을 세울 당시에 10,000km는 꿈도 꿀 수 없을 정도로 멀어 보였는데 어느새 10,000km를 넘다니....참 꾸준함이란 대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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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10,000km 주파라는 기념비적인(?) 역사를 에반과 록사나와 함께 할 수 있어서 더욱 기뻤다. 역시 기쁜 일은 함께 나눌수록 더욱 커지나 보다. 에반과 록사나는 오히려 나보다 10,000km 주파를 더 기뻐해 주었고 멋지게 인증 샷도 박아줬다. 앞으로 무사고를 기원하며 20,000km아니 30,000km까지 고고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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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밤 폭풍우 악몽이 머릿속에서 사라지지 않아 이날은 비와 바람을 피할 수 있는 안전한 장소에서 캠핑하기로 했다. 의논 끝에 작은 시골마을 어디에서도 쉽게 찾을 수 있는 사찰에 문을 두드리기로 했다. 해질 무렵 적당한 절을 찾았지만 힌두교, 불교, 도교등 모든 종교가 섞여 묘한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는 외관을 갖추고 있어서 왠지 들어가기가 꺼려졌다. 하지만 용기를 내서 문을 두드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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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 느낀 두려움(?)과 달리 절을 지치고 있던 스님은 친절히 우리를 맞아 주셨다. 우리는 다만 비바람을 피해 텐트 칠 수 있는 장소를 원했지만 고맙게도 따뜻한 저녁과 함께 부처님 발밑에서 안전하게 모기장을 치고 잘 수 있는 훌륭한 공간도 마련해 주셨다. 잠자리에 들며 전날처럼 폭풍우가 몰아칠까봐 걱정이 들었지만 부처님이 보살펴 주신 덕분인지 폭풍은커녕 바람 한 점 없는 조용한 잠자리를 가질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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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반과 록사나 커플 사이에 껴 함께 달린지도 4일이 지났다. 그리고 오늘이 이들과 함께 하는 마지막 날이다. 앞으로 춤폰(Chumphon) 도착 후 이들은 자전거 위에서 잠시 내려와 3일 간 에메랄드 바다 속으로 다이빙 여행을 즐길 예정이고 나는 가던 길을 계속 갈 것이다. 오늘은 이들과 함께 달리는 마지막 날이기에 헤어지기 전 기억에 남은 만한 사진을 만들어 주고 싶었다. 이 날 하루 동안 커플을 위한 전속 사진가가 되어 열심히 사진을 찍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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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달리며 느끼는 고독과 잠시 떨어져 에반-록사나와 함께한 지난 4일은 함께 하는 여행이 주는 즐거움을 한껏 느낄 수 있었던 행복한 시간이었다. 프랑스인, 이란인, 그리고 한국인 서로 국적도 다르고 살아 온 문화도 달랐지만 자전거 위에서는 모두가 하나가 되었던 지난 3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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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빙을 위해 떠나는 에반과 록사나의 마지막 모습. 앞으로 유럽에서 아니면 이란에서 만나기를 기약하며 이들과 함께 한 4일간의 여정을 마무리했다. 함께 할 수 있어서 더욱 소중했던 시간, 에반, 록사나 안녕!

 

앞으로 길 위에서 만날 또 다른 인연을 기대하며 이들과 헤어짐을 달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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