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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http://blog.naver.com/leejunhyup 작성자 (지산동)님의 블로그

         

 

 

2012년 12월 11일~ 2013년 1월 13일 까지의 호주 자전거 여행기 입니다.

 

기간도 겨울이고, 딱 이맘 때 호주 겨울 라이딩 하시는 분들을 위한 좋은 지침서가 될 것 같네요^^

후에, 여행에 사용한 각종 장비와 예산 등의 정보를 적은 간략한 사용기

또한 알려주신다고 합니다!

 

간략한 준비과정을 보여드리며, 호주여행기의 자세한 이야기는 내일부터 시작됩니다~

 

호주여행기의 강같은 정보를 알려주실 지산동 님의 32일간의 여정~! 함께 달려보아요!

 

 

     지산동님.PNG

     

지산동 님의 '호주 자전거 여행기! -

12편: 호주 라이딩기 - 호주 횡단 열차, Indian Pacific ' START!!

 

 

 

 

 

 

 

캐러밴 팍에서 나와 어제 모리아키가 얘기했던 Centinell Park 로 왔다.

화장실 좋고, 나무그늘 많은 캠핑 최적지...

 

1.jpg2.jpg3.jpg


괜시레 Prospector Holiday Park 에 헛돈 100불 쓴 느낌이다.

 

남부에서부터 Victoria 의 Torquay 까지는 캐러밴 팍을 이용하지 않고 야영을 해볼 생각이다.

어쩌면 어느 친절한 사람의 집에 초대받을지도 모른다. 

특별한 경험도 될 수 있거니와, Torquay 까지 열흘 정도 걸리니까 대략 200불~300불의 경비가 굳는 셈이다.


 

4.jpg

베트남전 전사자들에 대한 추모 기념물 앞에서

5.jpg6.jpg


우리나라에선 새집에 발걸음해야 볼 수 있을 알록달록한 앵무새같은 놈이 이곳의 터줏대감이다.

오전 내내 단단한 나뭇껍질을 물어뜯곤했다. -_-;

 

 

점심 쯤 수퍼마켓에 가서 이틀치 장을 봤다.(14불)

장을 보고 미리 칼굴리 스테이션에 가보기로 했다.

7.jpg


칼굴리 스테이션 앞에서.
(누구의 동상이었는지 기억이 잘...)

 

역 사무실에서 내가 탈 인디안 퍼시픽 기차가 언제 들어오는지 확인했다.

인디안 퍼시픽 기차는 일주일에 단 두번 움직인다.

 

 

8.jpg  

 

칼굴리 스테이션 플랫폼.

 

뜨거운 한낮의 태양을

벤치가 있고 그늘과 전기, 식수가 보장되는 플랫폼 안에서 버티려고 했으나 얼마 지나지않아역 직원들이 문 닫는다고 나가라고 한다.

열차가 드문드문 들어오다보니 상시 개방을 하지 않는듯...

 

별 수 없이 다시 센티넬 파크로 돌아갔다.

좁은 타운이라 딱히 더 다녀볼 곳도 없거니와 날이 너무나도 뜨거워서 엄두도 나지 않는다.

 

 

테이블을 잡고 점심을 먹었다.9.jpg

우리 민족이 락토즈(lactose;유당) 분해를 썩 능하게 하지 못하는 걸로 아는데

우리나라에서 락토즈 프리 우유는 그리 인기가 없다.

 

나 역시 유당 분해를 잘 하지 못해서... 우유 많이 먹으면 죄다 줄줄 나온다.

 

 

10.jpg  

호주 전역에서 볼 수 있었던 새.

울부짖는 소리가 참 특이했는데 글로는 표현할 방법이 없다.

 

11.jpg


해질 무렵까지 공원의 그늘자락에 자리를 깔고

애들레이드에서의 계획을 짜고 낮잠을 자길 반복했다.

일곱시 쯤 되니까 해가 기운다.

저녁을 먹고 칼굴리 스테이션으로 이동했다.

 

그리고 반가운 사람을 만났다.12.jpg

나와같은 자전거 여행자를 호주에서 처음 만났다.

(모리아키는 랙과 패니어가 없고 싱글기어이므로 논외로 한다.)

 

독일인,(어쩌다보니 이름은 물어보지 않았다.) 나이는 50 중반. 자전거 여행 20년 경력의 베테랑이었다.

투어링 자전거로 보였고, 변속기는 데오레XT, 30단. 싯 포스트 Rachey, 그립은 Ergon 등등..

그리고 오트리브(Ortlieb)사의 패니어와 핸들바백을 쓰고 있었다.(프론트 롤러 클래식, 백 롤러 클래식)

 

자전거와 각종 부품, 구성은 대부분 나보다 고급이다.

요모조모 자세히 뜯어보니 변속기를 제외하면 거의 모든 자전거 장비 및 부품이 독일제다.

 

(구글 검색 결과, Velotraum 은 우리나라에선 전혀 언급되지 않지만, 세계적으로 유명한 투어링 바이크 회사였음)

 

 

자전거 여행 경력은 20년이고, 그동안 세계를 종횡무진 자전거로 누비고 다녔다.

동북아를 제외하고 거의 모든 대륙 여행을 해본 듯 하다. 호주 여행은 이번이 네번째라고.

 

서로 지도를 펴놓고 여행경로를 얘기하는데 이분 여행 경로는 참으로 대단했다.

호주 최북단의 Darwin(그는 '다빈'이라고 발음)에서부터 출발하여, 그야말로 호주대륙을 '종횡무진' 누비는 것이었다.

 

그의 이번 여행 기간은 총 네달, Darwin 에서 출발한 그의 여행은 지금 두달이 지났고,

앞으로 두달 간 남부의 Port Augusta 에서부터 내륙을 여기저기 누비며 시드니까지 자전거로 달린다.

(그는 칼굴리에서  포트 오거스타까지 간다.)

 

그 나름의 계획과 의도가 분명히 있을 것이었지만, 그 장기간 장거리의 경로를 처음 접한 나로선 어리둥절하고 어안이 벙벙할 뿐...

참으로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그는 트럭 드라이버다. 많은 돈을 벌지는 못하지만 시간 내기가 편하여 이렇게 여행다닐 수 있는거라고 한다.

(유럽에선 드라이버들 수입이 나름 괜찮지 않나..)

 

그는 휴대폰이나 카메라를 갖고다니지 않는다.

20년 전에 자전거 여행을 시작할 때는 그러한 것들이 없었고, 20년이 지난 지금도 자전거 여행이란건 달라진 것이 없다며 

예전에 그랬듯이, 여전히 자기는 그러한 것들이 필요가 없다고 한다.

 

이번 여행 중에 만난 가장 인상적인 사람이자, 그를 만난 건 호주에서 겪은 가장 신선하고 충격적인 사건이었다.

그의 여행담, 그의 생각 한 문장 한 문장은 나로 하여금 많은 생각을 되뇌이게 했다.

 

 

역전에서 독일아저씨랑 많은 이야기를 하다가 남아공 Wynand, 독일 Miriam 친구를 만났다.

 

목소리와 영어가 아주 젠틀했던 Wynand(남아공 현지발음 베(v)이난드, 영어권으론 와이난드) 는 서른 여덟로,

고층 건물에서 로프를 탄다고한다.(극한직업...) 

아웃도어링에 취미가 있어 나와 죽이 잘 맞았다. 카리모어 70L급 배낭과 레더맨 멀티툴을 갖고있었다.

 

Miriam 은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배낭을 싸서 곧장 호주로 날아온 친구다.

나이 얘기를 하다가 내 나이를 얘기했더니 내가 자기랑 동갑인줄 알았다며 깜짝 놀랐다.

한국인은 원래 그렇게 동안이냐며... Miriam.. 나도 너가 한참 아래의 동생처럼 느껴지지 않아...

 

Wynand가 준 과자를 둘러앉아 맛있게 먹고 기차를 기다리는 동안 근처 펍pub 에 가서 맥주를 마셨다.

브루어리가 많은 호주인 만큼, 서호주의 유니크한 맥주를 마셨는데 글라스 한잔에 10불 받는다.

맛은 있었는데 참 비싸다 싶다. 혼자 다녔으면 물가가 무서워서 이런데서 돈을 쓰지않았을 것인데 이참에 좋은 경험했다 싶다.

 

 

 

10시 40분, 드디어 기차가 들어온다! 호주 횡단열차, Indian Pacific!

퍼스에서 시드니까지, 널라보 플레인을 포함한 드넓은 호주 대륙을 가로지르는 엄청난 열차.

 

규모도 엄청나다. 정말 길다.

13.jpg


(왼쪽에 나온 사람이 독일 아저씨)

14.jpg

인디안 퍼시픽 열차는 일본회사 제품이라고 한다.

 

 

15.jpg

화물칸은 뒷쪽에 있다.

열차가 워낙에 넓어서 자전거를 그냥 실을 수 있다. 무슨 짐이든 다 넣을 수 있을 것 같다 -_-;

 

 

한다던 청과류 검색은 하지도 않고(호주는 청과류를 휴대하고 주 경계를 넘을 수 없도록 규제한다. 풍토병 확산 등을 방지하기 위함.)

직원이 출석 부르듯 탑승자 이름만 부르고, 손을 들면 좌석번호를 알려준다. E-티켓이나 신분증은 필요없었다.

 

나는 가장 저렴한 Red Service Overnight seat 에 앉는다.

30시간 가는데 가장 저렴한 좌석이 251불이다.(우리돈 약 28만원)

내자리는 21번.

 

 

16.jpg

백롤러 클래식(큰 패니어)에는 여분의 옷가지와 끼니거리(빵, 주스, 버터 등)

프론트롤러 시티(작은 패니어)에는 세면도구 등이 들어있다.

 

 

17.jpg

 

시트에는 테이블이 있어서 편했다.

 

18.jpg

 

식수대. 뜨거운 물은 안나온다.

 

19.jpg


샤워실도 있다. 시설도 꽤 쓸만함.

 

20.jpg


차량 뒤에 가면 콘센트가 있다.(없는 량도 있음 ^^;..)

 

21.jpg22.jpg23.jpg24.jpg

인디안 퍼시픽의 앞쪽에는 Gold Service 칸이 있고, Red 와 Gold Service 간에는 승객이 넘나들 수 없다.

여기는 골드 서비스의 라운지. (레드 칸에는 없다.)

 

인테리어는 구식이다.(old-fashined!) 20세기의 럭셔리라고나 할까...

25.jpg


여기 정식으로 탑승하려면... 몇백만원의 요금을 내야한다.

가장 비싼 골드서비스의 캐빈cabin 은 (나와 같은 여정으로) 500만원이 넘는다.

 

개인 룸, 침실, 샤워실 등이 딸려있다. 룸서비스도 제공되는 걸로 안다.

 

26.jpg


정말로 기다란 인디안 퍼시픽.

27.jpg

 

Red Service 에 딸린 카페 차량. 커피 등 음료와 간식, 간단한 음식을 제공한다.

가격은 꽤 비싼 편이다.

 

28.jpg

 

나는 까페를 이용해보지 않았지만,

주문한 것 없이 앉아있으면 나가라고 한다는 얘기를 들었다.

 

 

 

 

 

Wynand 와 Miriam, 독일아저씨와 장시간 많은 얘기를 하며... 또다시 영어 실력의 졸렬함을 뼈아프게 실감한다.

유럽, 인도, 중국인들보다 한국인이 영어를 못한다. 나 역시 예외가 아니라, 못 알아듣는 경우가 많고 내 의사를 자유롭게 표현하지 못하며 유치하고 단순한 표현을 쓰기 일쑤다. 꾸준한 영어 학습을 소홀히 했던 과거가 후회된다.

 

세계가 복잡 다단해지는 가운데 영어를 포함해서 적어도 2개의 외국어는 해야되지 않나 싶다.(물론 1순위는 영어)

특히 갈 수록 복잡하게 얽혀가는 동북아의 정세를 추적하고 주도하기 위해선 우리 젊은이들의 외국어 학습은 필수적이다.

반드시 우리 젊은이들은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세계로 눈을 넓히고 발걸음을 내딛어야한다.

외국어 학습은 세계적인 경쟁력 확보의 첫걸음이 될 것이다.

 

내 자리 옆에 앉아있던 사람이 우연히도 우리 동포였다.

사업하시는 분이었는데, 먼저 정착한 조카를 통하여 퍼스 Perth에 자주 왕래를 하다가, 이제 퍼스에 정착을 하려고

여행도 하는 겸 직접 호주에 와서 수도 캔버라에 필요한 서류를 꾸미러 간다고 하신다.

1시반에 열차가 출발하고 소등한 이후에도 여행, 호주 생활, 호주의 우리 동포들에 관한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여행의 목적도 그러하거니와, 나는 자유로운 영혼, 틀에 박히지 않는 영혼, 노마드nomad적인 삶을 추구했다.

헌데 여기 호주에 나와보니, 나는 아직 그러한 경지에 오르기엔 한참 갈 길이 멀었다는 생각이 든다.

영어 실력도 부족하고,  아직까진 집과 한국 생활이 편하다 느껴진다.

 

현재의 미숙함과 낯설음은 내가 극복해야할 장벽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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